섭섭한 표정 감추지 않아, 金대표 믿는다 해도 親盧 믿기 어렵다는 분석도
  • ▲ 지난 달 25일 홍의락 의원이 탈당 기자회견을 열자 취재진이 모여든 모습이다. 홍의락 의원은 더불어민주당의 외연 확장을 위해 지난 19대 국회에 영입됐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지난 달 25일 홍의락 의원이 탈당 기자회견을 열자 취재진이 모여든 모습이다. 홍의락 의원은 더불어민주당의 외연 확장을 위해 지난 19대 국회에 영입됐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홍의락 의원이 9일 당을 향해 "탈당계를 조속히 처리해달라. 떠나는 저의 간곡한 부탁"이라며 복당을 거부해 파장이 예상된다.

    지난 달 25일 더불어민주당 탈당 기자회견을 열었던 홍의락 의원을 달래기 위해 김종인 비대위 대표가 지난 8일 대구로 내려왔지만 둘은 서로 만나지 못했다. 김종인 대표는 "홍의락 의원의 컷오프는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좋은 소식이 있을 것"이라며 구제 의사를 밝혔다.

    그러나 홍 의원이 거듭 복당을 거부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렸다. 정치권을 떠도는 국회의원 후보의 다수가 공천 앞에서 작아진다는 점을 고려하면 구제를 해준다고 해도 탈당을 시켜달라고 목소리를 높이는 홍 의원의 행보는 다소 의아한 측면이 있다.

    홍의락 의원은 이날 "(김종인 대표가 나를 만나러 온다고 했는데) 사전 조율 언급이 있어야 했다. 조금의 배려가 있었으면 좋았겠는데 아쉽다"며 "(김종인 대표가) 만나자는 약속이 없었다"고 말했다. 김 대표를 일부러 안만난 것이 아니란 뜻이었다.

    그렇다면 홍 의원이 김종인 대표의 손을 잡지 않는 이유는 뭘까.

    이에 대해서는 우선 홍 의원이 대구에 출마를 준비 중이라는 점이 거론된다. 대구에서 더불어민주당 소속이라는 점이 되레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홍 의원은 지난 달 25일에도 "국민의당이나 더불어민주당이나 도찐개찐"이라며 "이쯤에서 무소속으로 하는게 낫겠다고 생각해 무소속으로 출마로 가닥을 잡았다"고 했었다.

    다른 이유로는 홍 의원이 김종인 대표의 말을 믿는다고 하더라도, 당내 주류를 구성하고 있는 친노를 믿기는 어려우므로 복당을 거부하는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달 25일 홍의락 의원의 컷오프가 발표된 더민주 제1차 컷오프 명단은 혁신위원회가 활동을 종료하면서 당내 평가위원회의 명단을 추려 밀봉해 보관하고 있던 내용이었다. 김상곤 혁신위원장과 조국 전 혁신위원을 비롯해 전반적으로 친노 색채가 강한 것으로 분류되는 혁신위원회의 유산인 셈이다.

    김종인 대표도 이에 지난 8일 대구·경북 지역 언론사 기자간담회에서 "제가 당 대표를 맡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어떻게 그것이(컷오프가) 이루어졌는지 알 수 없었다"며 "저도 그 봉투를 열고 난 이후에야 누가 탈락했는지 확인하게 됐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나아가 "대구도 똑같이 우리 대한민국의 정치를 이끄는 곳인데 왜 대구에는 더불어민주당을 대표할 인물이 그렇게 적은지, 그동안 영입도 많이 했다고 했는데 대구지역 사람은 왜 하나도 영입을 안 하고 대구를 빈 곳으로 남겨두고 있는지 개인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 ▲ 홍의락 의원은 9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김종인 대표는 구제하고 싶어도 구제하지 못한다"면서 "애초부터 20%를 컷오프한다는 평가위의 방식이 잘못됐다"고 비판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홍의락 의원은 9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김종인 대표는 구제하고 싶어도 구제하지 못한다"면서 "애초부터 20%를 컷오프한다는 평가위의 방식이 잘못됐다"고 비판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홍의락 의원은 이와 관련해 본지와의 통화에서 "각자의 편한 길을 선택한 것"이라며 "김 대표는 (자신을) 구제하고 싶어도 구제하지 못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홍 의원은 "대표가 원하는 구제란 공천이 끝난 뒤에 후보자가 없는 곳에 버려진 사석에라도 갖다 쓰겠다는 것"이라며 "훌륭한 후보를 잘못 버렸다는 게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처음부터 20% 컷오프라는 규칙 자체가 잘못된 것"이라면서도 "공당이 하자고 해서 실행한 만큼 구제할 수는 없다"고 했다.

    결국, 홍 의원에 따르면 대표라 할지라도 당헌과 당규에 명기된 20% 컷오프 규정을 뒤집을 수 없으므로 편법으로 구제할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그 구제라는 방법도 일단 지역구에서 차출해다가 공천이 전부 이뤄지고 난 뒤 남는 자리에 공천할 수밖에 없어 전혀 도움이 안 된다는 설명이다.

    홍 의원은 "저는 더민주에서 탈락한 사람이라 지금 명함을 돌린다고 하더라도… (볼 면목이 없다)"면서 "공천을 못 받는다고 결정된 사람인데 2주 동안 해서 더 기다릴 수는 없지 않으냐"고 반문했다.

    아울러 "지난 세월에 4년간 당의 명을 받아 전국정당화와 갈등, 문제 해결을 위해 뛰었기 때문에 떳떳했다"며 "이것은 당에서 잘못해서 내쳐졌으니 나는 주민들과 유권자들에게 당당하게 다가가겠는 것"이라고 단언했다.

    그는 "서운하다기보다는 하…살다보면 부딪친게 있겠죠. 이야기 해봤자 무슨 소용이 있겠느냐"라면서 인터뷰 도중 착잡한 심경을 내비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