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트 롬니 前주지사 시작으로 당내 세력들 ‘트럼프’ 거세게 비토…크루즈 ‘반짝 반사효과’
  • ▲ 지난 2일 텍사스 오벌랜드 파크에서 연설 중인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 ⓒ뉴시스-AP.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지난 2일 텍사스 오벌랜드 파크에서 연설 중인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 ⓒ뉴시스-AP.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2016년 미국 대선을 앞두고 치러지는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이 치열한 경쟁 양상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공화당 내에서 아무리 트럼프에 반대해도 결국 그가 승리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뉴욕타임스’ 등 美주요 언론들은 지난 6일 캔사스州와 메인州에서 실시한 당원 대회(코너스)에서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이 도널드 트럼프를 압도적인 표차로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고 보도했다.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은 캔사스 코커스에서 48%를 득표했고, 메인 코커스에서는 43%를 득표했다.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 등 다른 후보들도 멀찌감치 따돌렸다고 한다.

    美언론들은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이 도널드 트럼프에 반대하는 공화당 내부의 여론을 반영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6일에 있었던 루이지애나州와 켄터키州에서 열린 일반 지지자 참여 투표(프라이머리)에서는 도널드 트럼프가 다시 1위를 차지해, 이 같은 언론 보도는 美공화당 내부의 여론이라는 점을 다시 한 번 일깨워줬다. 루이지애나州 프라이머리에서 트럼프는 42%, 크루즈는 38%를 득표했고, 켄터키州 프라이머리에서 트럼프는 36%, 크루즈는 32%를 차지했다.

    같은 날 미국 자치령 푸에르토리코에서 열린 일반 지지자 참여 투표(프라이머리)에서는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이 71%를 득표, 1위를 차지했다. 반면 트럼프는 13%, 크루즈는 9%밖에 얻지 못했다. 美현지 언론들은 “히스패닉계 유권자들이 쿠바 출신 루비오 의원에게 몰표를 준 것 같다”고 평가했다.

    푸에르토리코의 경우 과반 이상 승리한 후보가 모든 대의원 표를 얻는다는 ‘승자 독식 규정’에 따라 대의원 23명을 차지하게 됐다. 하지만 지금까지 열린 경선 결과를 종합해보면,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은 여전히 3위다.

    도널드 트럼프는 현재 대의원 384명을 확보했고,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은 300명,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은 151명을 확보했다.

    美언론들은 “지금까지의 결과가 오는 8일의 4개주 경선과 15일 ‘미니 슈퍼화요일’ 경선을 통해 뒤집힐 수도 있다”는 공화당 내부의 바램을 전하기도 한다.

    美공화당은 오는 8일 미시간州, 미시시피州, 아이다호州, 하와이州에서 경선을 실시한다. 오는 15일 ‘미니 슈퍼화요일’에는 플로리다州, 일리노이州, 미주리州, 노스캐롤라이나州, 오하이오州, 미국령 노던 마리아나 아일랜드에서 경선을 치른다.

    이 가운데 ‘미니 슈퍼화요일’에 당내 경선(코커스)를 치르는 플로리다(99명), 일리노이(69명), 미주리(52명), 노스캐롤라이나(72명), 오하이오(66명)의 경우에는 대의원 숫자가 다른 주에 비해 많아 크루즈가 트럼프를 ‘역전’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하지만 미국령 푸에르토리코에서 실시한 프라이머리에서 마르코 루비오가 ‘몰표’를 얻었다는 점을 떠올려 보면, 대의원 수가 가장 많은 플로리다에 히스패닉계 주민들이 다시 마르코 루비오에게 ‘몰표’를 던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 경우에는 트럼프가 공화당 대선 후보로 사실상 정해질 수 있다.

    한편 민주당의 경우 지난 6일(현지시간) 집계 결과 캔사스州, 네브라스카州, 메인州 코커스에서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이, 루이지애나州 프라이머리에서는 힐러리 클린턴 前국무장관이 승리했다고 한다.

    샌더스는 이로써 8개 주에서 승리했지만, 대의원 수에서는 힐러리의 절반 수준에도 미치지 못해 ‘뉴욕타임스’ 등 美현지 언론은 ‘대세’를 뒤집기는 어렵다는 평가를 하고 있다. 6일 현재 힐러리가 확보한 대의원는 1,121명, 샌더스는 481명이다.

  • ▲ 지난 2일 뉴욕에서 열린 자선 콘서트에 참석한 힐러리 클린턴 前국무장관. ⓒ뉴시스-AP.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지난 2일 뉴욕에서 열린 자선 콘서트에 참석한 힐러리 클린턴 前국무장관. ⓒ뉴시스-AP.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NN 등 美언론들은 오는 8일 열리는 미시간州와 미시시프州 경선에서 샌더스가 압승을 거둘 가능성도 적고, 설령 승리한다 해도 힐러리를 이기지는 못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이런 美언론들의 보도를 종합해 보면, 민주당의 경우 버니 샌더스가 추구하는 ‘反월스트리트 사회주의’가 상당한 인기를 얻고 있지만, 결과적으로는 힐러리 클린턴이 대선후보가 되는 식으로 결론이 모아지고 있다.

    반면 공화당의 경우 당내 기반이 거의 없는 도널드 트럼프의 압승이 당내 분열을 일으키고 있다.

    게다가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과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 간의 ‘후보 단일화’ 없이 계속 경선을 치를 경우에는 '프라이머리'가 열릴 때마다 압승을 거두고 있는 트럼프의 승리가 계속돼, 결국 그가 대선 후보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점점 커지면서 기존 공화당 세력 대 트럼프지지 세력 간의 대립 구도마저 형성돼 가고 있다.

    미트 롬니 前주지사를 시작으로 공화당 내부의 안보·외교 전문가들이 트럼프에 대한 '비토(Veto)'에 나섰지만, 국민들과 당원들의 여론을 뒤집기에는 역부족이어 보인다.

    결국 지금까지의 양상은 도널드 트럼프의 대선 출마를 권유한 클린턴 부부의 승리라는 결론을 내릴 수 있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