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재영입위원장, 험지출마론에도…유연한 金, '힘의 논리' 안통해
  • ▲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왼쪽)는 이번 총선에서 자신의 주장을 대부분 관철시키고 있다. 특히 100% 상향식 공천에 대한 친박의 반발에 대해 김무성 대표는 '결선투표제'라는 카드를 꺼내들었다. 오른쪽은 결선투표제에 합의한 당사자인 새누리당 서청원 최고위원.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왼쪽)는 이번 총선에서 자신의 주장을 대부분 관철시키고 있다. 특히 100% 상향식 공천에 대한 친박의 반발에 대해 김무성 대표는 '결선투표제'라는 카드를 꺼내들었다. 오른쪽은 결선투표제에 합의한 당사자인 새누리당 서청원 최고위원.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20대 총선의 판세를 주도하는 사람은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다. 친박에서 여러 차례 공격을 시도했지만 무용지물이었다. 그는 총선의 곳곳에서 주도권을 쥐고 있다.

    그는 공천룰에 관한 잡음이 나올 때마다 자신만의 방법으로 위기를 돌파하고 있다. 최근 황진하 사무총장은 '유령당원'이 발견됐다는 보도에 대해 "작년 12월부터 투명하고 공정한 경선 관리를 위해 전수조사를 했고, 이 중 일부가 기사화된 것"이라고 밝혔다.

    '종기를 드러내 미리 짜낸다'는 전략인 셈이다. 당시 회의에 참석했던 관계자는 "새누리당에서 흘러나온 자료가 아니면 어디에서 찾을 수 있었겠느냐"고 반문했다.

    친박의 불만 제기 역시 서청원 최고위원과의 담판을 통해 '결선투표제' 주장을 받아들이면서 해결했다. '험지출마론' 역시 상향식 공천제에 가로막혀 힘을 쓰지 못했다.

    친박 일각에서는 권오을 인재영입위원장의 후임 자리를 채워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 역시 김 대표가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미 결정 난 사안"이라며 일축했다.

    김무성 대표가 친박의 요구에도 '마이웨이'를 할 수 있는 가장 큰 이유는 논란이 되는 부분을 비워두기 때문이다. 말하자면 '여백의 미학'인 셈이다.

    김 대표는 친박의 목소리를 들어주지 않지만, 거절하지도 않는다. 대표적인 경우가 인재영입위원장 자리다. 그는 인재영입위원장 자리를 계속 비워두기로 했다. 지난해 여의도연구원장직에 당시 박세일 한반도선진화재단 명예이사장을 임명하는 문제를 놓고도 그는 공석을 유지하는 방안을 썼었다.

    또 100% 상향식 공천에 대해서는 '투명성'을 강조하면서 친박에 자기 사람을 뽑지 않을 것이라는 신호를 보냈다. 심지어 '험지출마론'에 응해준 안대희 전 대법관에는 최고위원직을 주었다. 안 전 대법관은 김무성 대표와의 접점보다는 박근혜 대통령과의 관계가 훨씬 두터운 사이로 평가된다.

    김 대표의 자세가 유연하다 보니 '힘의 논리'가 설득력을 잃는다. 공격의 포인트를 찾기가 쉽지 않다는 의미다. 박근혜 대통령 역시 이를 김무성 대표에 대한 반감이 높아 보이지는 않는다. 유승민 원내대표 사건 이후 국회를 향한 쓴소리의 빈도가 높아진 박근혜 대통령도 김무성 대표에 대해서는 아무런 말을 꺼내지 않는다.

    오히려 김무성 대표가 "19대 국회는 최악의 국회"라며 박 대통령에 발을 맞춘다. 국회선진화법 개정 필요에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연합 전선을 구축하는 모양새다.

    최경환 의원이 경제부총리 임기를 마치고 국회로 복귀하면서 친박의 구심점이 될 것으로 전망되지만, 김무성 대표의 마이웨이에 제동을 걸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김무성 대표의 의지대로 총선 판이 굳고 있다. 내려놓는다고 할수록, 투명하게 한다고 말할수록 그의 의사가 반영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