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 소식통 “북한에서 자체적으로 못 만드는 트럭 부품, 개성공단 통해 조달”
  • ▲ 1998년 당시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북한으로 소떼를 실어보내는 트럭들이 판문점을 통과하기 위해 대기하는 모습. ⓒ정부 e영상기록관 캡쳐
    ▲ 1998년 당시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북한으로 소떼를 실어보내는 트럭들이 판문점을 통과하기 위해 대기하는 모습. ⓒ정부 e영상기록관 캡쳐

    1998년 6월과 10월, 당시 남북 교류의 선봉에 서 있었던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은 북한을 위해 소 1,001마리를 트럭 100여 대에 실어 보냈다. 소와 트럭 모두 북한에 주는 선물이었다.

    故정주영 회장이 북한에 건넨 이 ‘소떼 트럭’이 여전히 북한 전역에서 운행 중이라고 ‘자유아시아방송(RFA)’이 지난 20일 북한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다수의 북한 소식통들은 “이 트럭들이 (한국) 자동차 회사 마크를 떼어낸 채 북한 전역의 각 기업소에 분산돼 여전히 운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자유아시아방송’은 “일반적으로 생산한 지 18년이 지난 트럭을 수리 부품도 없이 운행하는 일은 매우 드물다”고 평가했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평양의 소식통은 “북한에서 자체적으로 만들 수 없는 트럭 부품은 아마도 개성공단을 통해 조달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개성공단에 있는 북한 관리들이 입주기업들에게 요청하면, 자동차 부품 정도는 얼마든지 구입할 수 있다는 설명도 곁들였다.

    ‘자유아시아방송’ 측은 “개성공단에서 일한 경험이 있는 한 남한 인사는 ‘개성공단에 있는 북한 관리들이 남한 기업에 특정 물품 구입을 요청하면 이를 거부하기 어려운 게 사실’이라며 ‘자동차 부품도 마찬가지’라고 증언했다”고 보도했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양강도 소식통은 “북한에서는 20년이 넘은 일제 트럭, 중장비를 여전히 사용하는 실정”이라면서 “정주영 회장이 준 남한 트럭은 아직 제 기능을 하는, 중요한 운송수단”이라고 전했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북한 소식통들의 이야기가 사실이라면, 개성공단이 북한 김정은 체제의 ‘달러 박스’ 역할 뿐만 아니라 필요한 물품들을 몰래 반입하는 주요 통로라는 뜻이 된다.

    故정주영 회장이 1998년 6월과 10일에 북한으로 소떼를 실어 보낸 트럭은 현재자동차에서 생산한 5톤 트럭이다. 현대자동차의 중국 공장에서는 이 트럭의 부품을 생산하지 않아 북한 측이 중국에서는 부품을 구할 가능성이 희박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