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당 창당대회 축사에서 DJ와 "광주정신" 거듭 강조
  • ▲ 국민의당 안철수 인재영입위원장이 21일 광주광역시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광주시당 창당대회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광주=뉴데일리 정도원 기자
    ▲ 국민의당 안철수 인재영입위원장이 21일 광주광역시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광주시당 창당대회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광주=뉴데일리 정도원 기자

    안철수 인재영입위원장이 이끄는 국민의당이 핵심 지지 기반인 호남에서 잇달아 전남도당과 광주시당 창당대회를 갖고, 호남발 신당 태풍을 다시 불어일으키려 시도했다.

    국민의당은 21일 오후 2시부터 전남 보성의 다향실내체육관에서 전남도당 창당대회를, 같은날 오후 5시부터는 광주광역시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광주시당 창당대회를 열었다. 지난 10일 창당발기인대회를 열고 창당준비위원회 체제로 전환한 뒤 처음 열리는 시도당 창당대회다.

    정당법에 따르면 중앙당이 창당하기 위해서는 창준위 단계에서 5개 이상의 시도당을 창당해야 한다. 국민의당이 내달 2일 중앙당 창당을 염두에 두고 있는 가운데 열린 이번 시도당 창당은 중앙당 창당으로 가는 당연한 여정이라 볼 수도 있지만, 하필 전남과 광주에서 가장 먼저 시도당 창당을 연 것은 예사롭지 않다는 지적이다.

    애당초 신당의 창당 동력은 광주 민심의 이반으로부터 비롯됐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표를 정점으로 하는 친노패권주의 계파의 전횡에 지친 광주시민들은 지난해 4·29 광주 서구을 보궐선거에서 문재인 대표가 공천한 후보 대신 무소속 천정배 의원에게 압도적인 지지를 보냈다.

    이처럼 광주시민들의 준엄한 경고를 받았음에도 친노 문재인 대표는 책임을 회피한 채 김상곤 인재영입위원장(당시 혁신위원장)을 내세워 '면피 혁신'을 꾀했다. 그러자 '본질적인 혁신'을 둘러싸고 안철수 의원이 이의를 제기했고, 이러한 논란이 확산되는데도 문재인 대표가 분열적 행태로 일관하자 마침내 신당이 생기기에 이른 것이다.

    신당 바람의 확산 경로도 정치권의 상식대로였다. 광주에서 먼저 일어난 '바람'이 전남을 거쳐 전북으로 확산된 뒤 수도권으로 북상하는 경로였다. 가장 먼저 '신당 바람'이 일어난 광주에서는 이미 8명의 현역 국회의원 중 강기정·박혜자 의원을 제외한 전원(천정배·박주선·김동철·장병완·임내현·권은희)이 탈당했다.

    전남에서도 주승용·김승남·황주홍 의원이 탈당했고, 22일에는 박지원 전 원내대표가 탈당 대열에 합류한다. 전북에서는 유성엽·김관영 의원이 탈당한 상황이다.

    이처럼 광주발 태풍이 전남·북을 휩쓴 뒤 수도권으로 북상해야 하는 찰나 제동이 걸렸다. 국민의당 창당 과정에서 발생한 불화설 등 여러 잡음이, 호남 민심이 신당에 건 높은 기대치를 충족시키지 못한 것이다. 탈당파 의원들을 대하는 안철수 의원 측근 그룹의 행태가 친노패권주의를 거울에 비친 듯한 모습이 아니냐는 지적이 잇따르면서 호남 민심이 관망세로 돌아섰고, 이는 여론조사에 반영됐다.

    때문에 탈당 후 신당 합류를 적극 검토하던 김영록·이윤석·이개호·박혜자 의원 등이 민심의 추이를 좀 더 살피는 단계로 돌아섰다. 광주·전남의 변화에 고무된 전북 의원 9명은 보다 노골적인 형태로 집단적인 친노패권주의 영합 선언을 하기에 이르렀다. 덕분에 수도권으로 북상해야 할 '신당 바람'은 길목인 전남·북에서 표류하고 있는 양상이다.

    다시 한 번 강력한 신당 바람을 수도권까지 불어올리기 위해서는 태풍의 근원인 광주에서 바람이 재차 일어나야 하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국민의당은 이날 전남도당과 광주시당 창당대회에 공을 들이며 다시 한 번 '불어라, 바람아'를 외친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당 안철수 인재영입위원장이 이날 광주시당 창당대회에서 행한 축사도 이러한 간절한 의지가 엿보였다는 지적이다.

    안철수 위원장은 "국민의당이 있기까지 광주가 있었다"며 "정치를 바꾸고 혁신을 말하는 광주정신이 주신 새정치의 소중한 불씨를 결코 꺼뜨리지 않겠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이어 "국민의당은 이 땅의 자유민주주의를 위해 싸우고 목숨 바친 광주정신을 계승하겠다"며 "김대중 대통령이 평생 추구해온 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병행 발전이라는 목표는 여전히 계속될 것"이라고 다짐했다.

    나아가 "기득권 양당이 갑(甲)질하는 구조를 바꿔 3당 체제로 재편해야 한국 정치가 바뀐다"며 "광주시민 여러분들이 정해준대로, 붙여준대로 '강철수'가 돼서 앞으로 달려나가겠다"고 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