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통해 정의 실현한다는 표창원, 한명숙은?
  • ▲ 27일 표창원 교수(왼쪽에서 두 번째)가 새정치민주연합에 입당했다. 사진은 2013년 12월 노무현 재단의 송년 행사에 참석한 사진이다. 그의 왼쪽으로는 박원순 서울시장, 오른쪽으로는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보인다.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27일 표창원 교수(왼쪽에서 두 번째)가 새정치민주연합에 입당했다. 사진은 2013년 12월 노무현 재단의 송년 행사에 참석한 사진이다. 그의 왼쪽으로는 박원순 서울시장, 오른쪽으로는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보인다.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표창원 전 경찰대 교수가 새정치민주연합 입당을 선언했다. 공교롭게도 새정치민주연합 공동창업주였지만 최근 탈당한 무소속 안철수 전 대표가 신당의 기조를 발표하는 날이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총선 외부 인재 영입의 일환"이라면서 "추가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지만, 내란음모 사건을 일으킨 이석기 전 의원을 옹호하는 인재 영입으로 자당의 현실만 드러냈다는 평이 나온다.

    표창원 전 경찰대 교수는 27일 "제1 야당의 모습이 너무 안쓰러워, 이번엔 부족한 제힘이라도 보태드려야 한다는 의무감이 강하게 느껴졌기 때문"이라며 새정치민주연합 입당을 선언했다.

    표 전 교수는 "여러 차례 정치를 하지 않겠다던 말을 거두겠다"면서 "그동안 제게 정치를 함께하자며 연락·제안해 주셨던 안철수, 김한길 전 대표, 천정배 의원, 정의당 관계자 여러분, 박준영 전 전남지사 등 여러 선배 정치인 여러분께 무례한 거절과 무응대했던 점,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야권의 여러 사람의 영입제안에도 자신의 선택은 親盧(친노·친노무현계)였다는 고백이었다.

    그는 새정치연합에 입당하면서 구체적으로 정치를 통해 ▲권력적 부패와 비리 없는 정의의 실현 ▲강력범죄, 학교폭력으로부터 안전의 확보 ▲청소년의 꿈과 행복 찾기 ▲세월호 참사, 지난 대선 국정원 여론조작 사건의 진실 추적 ▲아름답고 멋진 대한민국 찾기 ▲강하고 유능한 야당 만들기에 온 힘을 다하겠다고 했다.

    정의 실현에 대해서는 "우리가 ‘수긍하고 받아들일 만큼의 정의’는 제대로 된 국가의 필수조건"이라며 "지금 대한민국은 정의가 무너졌다"고 주장했다.

    그는 '정의의 적들'로 범죄와 수사기관의 불법 행위와 권력적 부패와 비리를 예로 들었다.

    이어 안전 확보에 대해서는 "강력사건과 학교폭력, 안전사고로 인해 고통받는 피해자와 가족분들을 보며 너무 마음이 아팠다"면서 "인간이 사는 세상이라 완전할 수는 없겠지만 사람의 가치를 가볍게 여기는 나쁜 정치와 권력이 버려둔 '안전', 말로만 떠들어 온 '안전'을 실제로 확보하겠다"는 포부를 내비쳤다.

    또 그는 "지난 2012년 국정원 등 국가기관의 불법 여론조작 범죄의 진실을 밝히기 직업도 포기하고 국정원으로부터 고소를 당할 정도로 글을 쓰고, 거리강연과 시위집회 참가 등을 해왔다"면서 "대한민국의 총체적 문제, 소위 ‘적폐’가 집약된 세월호 참사의 진실 규명 역시 절대 쉽지 않은 작업이다. 정치를 통해 진실 규명에 끝까지 함께 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나아가 "헌법이 유린당하고, 자유가 짓밟히고, 독재와 폭압의 망령이 되살아났다"며 "국제사회의 걱정과 조롱거리가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표창원 전 교수의 변에도 불구하고 정치권은 자칭 '합리적 보수주의자'가 본색을 드러냈다는 회의적 평가가 나온다.

    표창원 전 교수는 통합진보당 해산 심판을 통해 의원직을 상실한 이석기 전 의원이 내란음모를 꾀한 녹취록이 공개되자 트위터에"우리가 사는 세상이 21세기 대한민국이 맞느냐"면서 "혼란과 슬픔, 분노를 삭이기 힘들다"고 토로했다.

    또 지난 2013년 9월 9일에는 서울 성북구에 있는 고려대학교 민주 광장에서 열린 강연회에서 "이석기 등 종북 문제와 관련해 자유민주주의가 아닌 다른 생각을 하는 사람이 있을 수 있다"며 "이들을 쫓아내자고 하는 것은 자유의 적들이 하는 이야기"라고 강변한 바 있다.

    분명하게 자유민주주의를 부정한 이석기 전 의원을 두둔한 셈이다.

    출마의 변에서 정의를 찾아주겠다고 한 부분도 그의 '정의론'을 보여줬다는 평이 나온다. 정작 친노 세력이 한명숙 전 의원의 정치자금법 위반 행위에 면죄부를 씌워줬기 때문이다. 부패와 비리에 눈감은 정당에 입당하면서 정의를 외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비판이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지난 8월 21일 "정의와 진실의 편에 서야 하는 사법부가 명백한 진실을 외면했다"면서 한명숙 전 의원을 앞장서서 두둔했다.

    그러나 판결문에는 금융자료 등에 의해 1차 정치자금의 일부로 파악되는 1억원과 추가 2억원에 대해서는 "의문이 없는 부분"이라고 적고 있다. 실제로 재판부 13명은 9억원에 대해서는 8:5로 의견이 갈렸지만, 3억원에 대해서는 만장일치로 유죄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같은 이력으로 보면 새정치연합 역시 표창원 전 교수의 영입을 마냥 자랑할 일은 아니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음모론마다 발을 담그는 친노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는 외부 인사로는 변화와 혁신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표창원 전 교수가 그간 야권의 러브콜을 받아왔다는 점에서 새정치연합이 크게 고무될 수는 있겠지만, 이석기 전 의원의 판결에도 유감을 표명하는 등 친노와 구분점을 찾지 못하겠다"고 평했다.

    새누리당 신의진 대변인은 "표창원 전 교수 한명이 입당하는 것에 대해 당이 의견을 낼 필요가 있느냐"면서 "개인적으로는 정치가와 의견 개진자의 역할과 무게감이 다른데, 표 전 교수님이 정치적 목소리를 내면서 그 부분을 간과한 것이 아닌가 싶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개인적으로 아동 성폭력이나 학대 등의 문제에 있어 프로 파일 분석도 잘하는 전문가임을 인정하지만, 책임있는 정치가로서 4년뒤에도 (지금처럼) 말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그는 1966년 경북 포항 출생으로, 영국 엑서터대학교 사회학 박사학위 소유자다. 경찰대 교수이자 범죄심리분석가로, 방송 출연을 통해 대중적인 인지도를 쌓았다. 현재는 세월호 특조위의 자문위원을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