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필마로 누구 도움도 받지 않으면 성공 못해" 통합신당 거듭 촉구
  • ▲ 통합신당 창당추진위원회의 공동위원장을 맡고 있는 무소속 박주선 의원이 8일 의원회관에서 추진위원회의를 진행하기에 앞서 환하게 웃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통합신당 창당추진위원회의 공동위원장을 맡고 있는 무소속 박주선 의원이 8일 의원회관에서 추진위원회의를 진행하기에 앞서 환하게 웃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중도개혁·민생실용을 기치로 한 통합신당 창당추진위원장을 맡고 있는 무소속 박주선 의원은 안철수 전 대표의 낙향, 주승용 최고위원의 사퇴 등으로 혼란에 빠져 있는 새정치민주연합의 상황을 토붕와해(土崩瓦解)로 진단하면서, 다음 주부터는 '2호 탈당' 등 가시적인 행동이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박주선 의원은 8일 의원회관에서 통합신당 추진위원회의를 열고 "새정치민주연합은 어떤 방법으로도 수습할 수 없는 토붕와해에 빠진 구제불능의 정당으로 전락했다"며 "친노를 제외한 양심적 정치인들은 야당에 지친 국민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선사하기 위한 용기 있는 결단을 해달라"고 촉구했다.

    그는 이날 공개 모두발언을 통해 "국민을 비참하게 만드는 정치가 가장 나쁜 정치인데, 10여 년간 야당을 짓눌러 온 친노계파 패권정치야말로 한국정치사를 얼룩지게 한 가장 나쁜 정치의 전형"이라며 "새정치연합은 수명을 다했고, 오직 국민에게 짜증과 스트레스를 안기는 국민고통집단에 불과하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어 "이제는 결단해야 할 시점"이라며 "더 이상 야당의 근본적 변화를 위해 방법을 찾는 게 아니라, 용기 있는 의지로 방향을 전환해야 한다"며 새정치연합에 남아 있는 비노(非盧) 의원들에게 탈당을 권유했다.

    특히 전날 낙향한 안철수 전 대표를 향해서는 실명을 언급하며 구체적인 메시지를 던졌다.

    박주선 의원은 "안철수 전 대표를 비롯한 새정치연합 의원들이 갖고 있는 선택의 어려움과 부담을 잘 알고 있다"면서도 "계파 기득권 세력이 변화를 거부할 때에는 무 자르듯이 과감히 결별하는 게 때로는 싸우는 것보다 더 강력한 혁신의 수단"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낡은 진보를 허무는 창조적 파괴를 통해 야권을 전면적으로 개편해야 한다"며 "이해관계와 작은 계산에 집착하지 말고 오직 국민만 바라보고 과감한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낡은 진보'는 안철수 전 대표가 지난 10월 11일 기자회견을 통해 '본질적인 혁신'안을 발표하면서 청산의 대상으로 언급한 것이다. '창조적 파괴' 또한 안철수 전 대표가 지난달 30일 광주광역시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혁신토론회에서 야권 재편의 수단으로 거론한 단어다.

    굳이 안철수 전 대표가 사용했던 단어를 골라 사용하며 실명까지 언급한 것은, 현재 지방을 돌며 문재인 대표의 혁신전당대회 소집 거절에 따른 향후 대응 방안을 숙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안철수 전 대표의 탈당을 강하게 권유한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안철수 전 대표는 낙향하기에 앞서 가진 지난 6일 기자회견에서 탈당도 불사할 듯한 수위의 발언을 했다. 지난 2일에는 박주선 의원과 의원회관에서 만나 신당 합류를 포함한 다양한 정국 현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기도 한 바 있다.

  • ▲ 통합신당 창당추진위원회의 공동위원장을 맡고 있는 무소속 박주선 의원이 8일 의원회관에서 비공개 추진위원회의를 진행하던 도중, 취재진의 요청에 따라 잠시 질의응답의 시간을 갖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통합신당 창당추진위원회의 공동위원장을 맡고 있는 무소속 박주선 의원이 8일 의원회관에서 비공개 추진위원회의를 진행하던 도중, 취재진의 요청에 따라 잠시 질의응답의 시간을 갖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반면 이른바 '천정배 신당'이라 불리는 개혁적국민정당이 오는 13일 창당준비위원회를 발족하고, 박준영 전 전남도지사의 신민당도 12일 경기도당 창당대회를 여는 등 여러 갈래의 신당 창당 추진이 각개약진 식으로 진행되고 있는 것과 관련해서는, 우려와 함께 강력한 경고의 메시지를 전했다.

    박주선 의원은 "현재 서너 갈래로 나눠 추진되는 신당 세력은 각자의 행동을 멈추고 이해관계를 떠나 하나로 통합하라는 민심에 귀기울여 제로베이스에서 통합 논의에 참여할 것"이라며 "단기필마로 누구의 도움도 받지 않고 성공하려는 자세로는 성공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야권 인사들의 용기 있는 결단으로 야권 재편의 새로운 희망이 열리기를 기대한다"며 "12월 말까지 제3지대에서 하나로 통합된 신당을 국민에게 선사하자"고 제안했다.

    한편 박주선 의원은 비공개 추진위원회의 도중 취재진과 문답의 시간을 갖고, 향후 야권의 흐름에 관한 전망을 밝혔다. 이 자리에서 박주선 의원은 다음 주부터는 새정치연합 현역 의원 중 '2호 탈당' 의원이 나오는 등 가시적인 행동의 분출이 있을 것으로 관측했다.

    박주선 의원은 "우공이산(愚公移山)이라는 말이 있듯이 (새정치연합 내에서 친노 패권을 물러나게 한다는 것은) 정신은 좋을 수 있지만 불가능하다"며 "안철수 전 대표는 혁신전당대회를 주장하며, 친노를 대표하는 문재인 대표가 출마할 수 있다고까지 했지만 수용되지 않았잖느냐"라고 반문했다.

    나아가 지난 1995년 민주당에서 이기택 총재 체제를 바꾸려는 시도가 실패한 뒤 김대중 전 대통령이 새정치국민회의를 창당해 결국 정권교체에 이른 사례를 소개하며 "이제는 주장과 비판만 할 것이 아니라, 이를 실현하고 실천하려는 양심적 행동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날 최고위원직 사퇴 선언을 한 주승용 최고위원이나, 지방에서 잠행하고 있는 안철수 전 대표의 경우에도 "명분은 신당 합류라고 본다"며 "이뤄질 수 없는 주장만 되풀이하는 것은 친노에 동조해주는 것이니, 행동이 없는 비판은 의미가 없다"고 평했다.

    자신이 지난 9월 22일 현역 국회의원 중 1호로 선도 탈당한 이후 후속 탈당이 없는 것과 관련해서도 최근 야권의 상황과 연결지어 때가 멀지 않았음을 암시했다. 실제로 박주선 의원은 지난달 29일 광주에서 개최한 통합신당추진위원회 출범식에서 조경태·유성엽 의원과 함께 했을 뿐만 아니라, 이달 들어서는 안철수 전 대표·정동영 전 장관과 연쇄 회동하는 등 보폭을 넓히며 현역 국회의원을 포함한 다양한 야권 인사들과 물밑접촉하고 있다.

    박주선 의원은 "지진이 일어나려면 예진(豫震)이 나오는 법인데, 지금 예진이 나오고 있다"고 새정치연합 내부의 혼란상을 빗대며 "다음 주부터는 (2호 탈당 등) 가시적인 행동 분출이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