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월 평균 방북자의 20배 수준…‘민간 교류’ 명목으로 정구사, 민노총 등도 평양行
  • ▲ 지난 10월 28일 평양으로 출발하기에 앞서 인천공항에서 기자회견을 갖는 민노총과 한노총 관계자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지난 10월 28일 평양으로 출발하기에 앞서 인천공항에서 기자회견을 갖는 민노총과 한노총 관계자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지난 10월 한 달 동안의 방북자 수가 올 1월부터 9월까지 월 평균 방북자의 20배에 달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통일부에 따르면 지난 10월 방북한 사람은 880여 명. 이산가족 상봉행사에 참석한 사람은 뺀 수치다. 이는 1월부터 9월 평균 46명의 20배에 달한다.

    지난 10월 방북자 가운데는 개성 만월대 남북 공동발굴 및 유물전시회 관계자, 겨레말 큰사전 편찬회의 참석자 외에도 ‘자칭 정의구현사제단’ 소속 신부들, 민노총과 한노총을 중심으로 한 ‘남북 노동자 통일축구대회’ 대표단 등도 포함돼 있다.

    개성 만월대 발굴사업이나 겨레말 큰사전 편찬회의는 학술적 의미가 높고 순수 민간교류 차원이라고 보는 시각이 대부분이지만, 정의구현사제단과 민노총 등의 방문을 ‘순수 민간교류’라고 믿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하지만 통일부의 생각은 전혀 달라 보인다. 통일부 정준희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지난 8.25 당국자 접촉 이후 민간교류가 활성화 됐다”고 설명했다.

    통일부는 정의구현사제단과 민노총이 방북하기 전에도 “순수 민간교류 차원의 행사여서 승인했다”고 설명한 바 있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지난 9일에는 한국 종교인평화회의 관계자 140여 명이 남북 종교 공동행사를 명분으로 금강산으로 갔다.

    최근에는 국내 대북지원 단체 59곳이 모인 대북협력 민간단체협의회 등이 쌀, 비료 등을 포함한 대북지원사업을 논의하고 있다는 소식도 나온다. 북한 측도 민간단체의 대북지원에 우호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는 소식도 흘러나온다. 이 모든 것이 ‘8.25 남북 공동보도문’에서 밝힌 ‘남북 교류 활성화’에 따른 것이라고 한다.

    반면 북한 측은 한국 정부와의 대화 제의는 거부하고 있다. 한국은 지난 10월까지 북한 측에 3번이나 당국자 회담을 갖자고 제안했으나 북한 측은 이에 어떤 답변도 내놓지 않고 있다.

    북한 측이 한국 정부와의 대화를 외면하면서도 민간단체와의 교류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이유가 ‘대남공작전술’의 일환일 가능성이 높다. 한국 정부와 정치권이 ‘여론’에는 꼼짝 못하는 것을 잘 아는 북한 측이 남남 갈등을 촉진하기 위해 펼치는 수법이라는 풀이다.

    그럼에도 한국 정부 내에서는 “북한이 남북 당국자 대화를 안 하겠다는 것은 아닌 것 같다”며 “일단 지켜보자”는 의견이 많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