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파 광복절 행사, 종북·반미·반국가 구호 넘쳐나..‘미군놈’ 욕설도
  • ▲ 15일 오후 서울 도심에서 벌어진 좌파단체의 8.15기념 행사에 참석한 시위대가, 종각 근처에서 성조기와 일장기를 합친 형태의 기(旗)를 찢는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다. ⓒ 뉴데일리 윤진우 기자
    ▲ 15일 오후 서울 도심에서 벌어진 좌파단체의 8.15기념 행사에 참석한 시위대가, 종각 근처에서 성조기와 일장기를 합친 형태의 기(旗)를 찢는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다. ⓒ 뉴데일리 윤진우 기자

    광복 70년, 건국 67주년이 되는 15일, 한국진보연대 등 이적단체를 비롯한 좌파단체들이 개최한 광복절 행사에서, 태극기와 애국가가 실종돼 물의를 빚고 있다. 특히 좌파단체들은 광복을 기념한다면서도, 대한민국을 ‘미 제국주의의 식민지 상태’로 보는 비뚤어진 역사인식을 고스란히 드러내, 이날 집회의 목적을 의심케 했다.

    <광복 70돌, 6·15공동선언발표 15돌 민족공동행사 남측준비위원회>는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 인근에서, 광복 70돌 8.15 민족통일대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는 야당인 정의당을 비롯, 민주노총, 한국노총, 참여연대, 전교조, 한국진보연대 등 43개 정당·시민단체가 참여했다. 이날 집회의 규모는 집회 측 추산 7천여명, 경찰 추산 5천여명 이었다.

    광복 70년을 기념한다는 취지와는 달리, 이날 행사에서는 처음부터 끝까지 태극기와 애국가가 등장하지 않았다. 참석자들은 태극기 대신, 한반도기를 흔들고, 애국가 대신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했다.

    이날 대회는 흡사 북한의 군중대회를 연상케 했다.

    참석자들은 대한민국의 광복 70년은 안중에도 없다는 듯, ▲미군철수 ▲5.24조치 해체 ▲사드(THAAD) 한반도 배치 반대 ▲박근혜 정부 퇴진 ▲군 작전통제권 반환 ▲한미연합군사훈련 중단 ▲TPP(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 가입 저지 등 북한의 주장을 앵무새처럼 따라 외쳤다.

  • ▲ 15일 오후 서울 도심에서 벌어진 좌파단체의 8.15기념 행사에 참석한 시위대가 거리행진을 하고 있다. 시위대에 등장한 참여단체의 깃발들. ⓒ 뉴데일리 윤진우 기자
    ▲ 15일 오후 서울 도심에서 벌어진 좌파단체의 8.15기념 행사에 참석한 시위대가 거리행진을 하고 있다. 시위대에 등장한 참여단체의 깃발들. ⓒ 뉴데일리 윤진우 기자
     
  • ▲ 행사장 곳곳에서 내란음모 혐의로 대법원에서 유죄가 확정된 이석기 전 통진당 의원의 석방을 요구하는 참가자들이 목격됐다. ⓒ 뉴데일리 윤진우 기자
    ▲ 행사장 곳곳에서 내란음모 혐의로 대법원에서 유죄가 확정된 이석기 전 통진당 의원의 석방을 요구하는 참가자들이 목격됐다. ⓒ 뉴데일리 윤진우 기자

    행사장 곳곳에서 내란선동 혐의로 대법원에서 유죄가 확정된, 이석기 전 통진당 의원의 석방을 요구하는 피켓과 유인물이 눈에 띄기도 했다.

    이창복 민족공동행사 준비위 상임대표는 “한미일 군사동맹 강화를 통해 북한을 압박하는 정책을 수정해야 한다”며, “군사적 긴장완화를 위해 대규모 군사훈련을 취소하고 대북방송을 재개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창복 대표의 주장은 북한의 그것과 내용은 물론 표현마저도 거의 같았다.

    정진후 정의당 원내대표 역시 북한의 주장에 적극 동조하고 나섰다. 그는 “선(先)핵포기 전략을 그만 내려놔야 한다”며, “(북한이) 핵만 포기하면 모든것을 다 해줄 것처럼 말하지만 그것은 아무것도 하지 않겠다는 선언에 다름아니다“라고 말했다.

    정진후 원내대표는 “5.24조치 해제를 더이상 미뤄선 안 된다”며, “비무장지대에서 우리 젊은 병사들이 다리를 잃는 끔찍한 사고가 발생했는데, 우리 국민은 보복을 원하는 것이 아니라 북한과의 신뢰관계 구축을 바라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날 참가자들은 북한에 대한 비판은 한마디도 없이, 미국과 일본이 한반도의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는 주장을 폈다. 박근혜 정부에 대한 원색적인 비난도 이어졌다. 참석자들은 박근혜 정부를 제국주의 강대국에 굴종하는 정권으로 폄하했다.

  • ▲ 초등학생으로 보이는 한 어린 참가자가 주한미군 철수를 요구하는 내용의 깃발을 들고 거두행진에 참가한 모습. ⓒ 뉴데일리 윤진우 기자
    ▲ 초등학생으로 보이는 한 어린 참가자가 주한미군 철수를 요구하는 내용의 깃발을 들고 거두행진에 참가한 모습. ⓒ 뉴데일리 윤진우 기자
     
  • ▲ 집회 참가자들은 한미일 군사동맹 폐지, 주한미군 철수 등을 주장했다. ⓒ 뉴데일리 윤진우 기자
    ▲ 집회 참가자들은 한미일 군사동맹 폐지, 주한미군 철수 등을 주장했다. ⓒ 뉴데일리 윤진우 기자

    대법원으로부터 이적단체 판결을 받은 한국진보연대 한충목 상임대표는, ‘미군놈’이란 욕설까지 써 가면서 북한의 주장을 대놓고 선전했다. 한충목 대표는 ‘우리민족끼리’, ‘악의 축 미국’, ‘박살내야 한다’ 등 북한 조선중앙TV와 노동신문이 자주 쓰는 표현을 거리낌 없이 사용하면서, 한미 양국에 대해 강한 적개심을 드러냈다.

    “미국은 통일의 또 다른 당사자인 북한을 70년 동안 적대했다. 싸움을 부추기는 미군놈들은 거저먹는 장사를 하고 있다.

    ‘우리민족끼리’ 힘을 합치고 단합해 ‘악의 축’ 미국을 걷어내고, 민족 분열동맹인 한미일동맹을 박살내야 한다.”

    주최 측은 대학로에서의 집회를 마무리한 뒤, 종로5가를 거쳐 종각역까지 거리행진을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교통체증이 발생해, 모처럼 연휴를 맞은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어야 했다.

    거리행진에 참가한 일부 노동단체 조합원들은 자녀로 보이는 어린이들과 함께 시위에 나서기도 했다.

    종각에 도착한 시위대는 도로 차선을 모두 점거한 채, 미국 성조기와 일본 욱일승천기를 찢는 과격한 퍼포먼스를 벌였다.

    퍼포먼스에서 사용된 깃발은 성조기와 욱일승천기와 섞인 형태이긴 했지만, 동맹국의 국기를 훼손한 행위는, 북한이 군 열병식에서 성조기를 짓밟은 장면을 떠올리게 한다.

    북한은 지난달 29일 정전협정 체결 62주년 기념 공군지휘관 전투비행술 경기대회에서, 인민군 종합군악대가 성조기를 짓밟는 모습을 연출했다.

    종각 근처에서 거리행진을 끝낸 시위대는 주최 측의 지시에 따라 자진 해산했다. 이날 집회는 비교적 큰 충돌 없이 마무리됐다. 지난 4월과 5월 벌어진 세월호 폭력시위와 같은 물리적 충돌은 일어나지 않았다.

    그러나 집회에서 나온 주장과 구호는 어느 때보다 친북·반국가적이었다는 점에서 ‘광복 70돌’을 기념한다던 당초 취지를 무색하게 만들었다.

    특히 이날 집회에서 나온 ▲미군철수 ▲한미연합군사훈련 중단 ▲사드 한반도 배치 반대  ▲5.24 조치 해제 등의 주장은, 북한이 그동안 틈만 나면 요구해왔던 대남전략전술의 핵심 내용이란 점에서, 정의당과 노동계를 비롯한 좌파진영의 북한 추종적 행태가 도를 넘었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