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여주기’식 농기계 공장 돌아본 뒤 만족 표시…실제 北농촌 기계화는 후진국 수준
  • ▲ 지난 6월 30일 채소공장을 둘러보는 김정은. 김정은은 농어촌에 관심이 많다. ⓒ北선전매체 보도사진 캡쳐
    ▲ 지난 6월 30일 채소공장을 둘러보는 김정은. 김정은은 농어촌에 관심이 많다. ⓒ北선전매체 보도사진 캡쳐


    김정은이 지난 6일 농기계 공장을 둘러본 뒤 만족감을 표시하면서 “농촌 기계화 비중을 높이라”고 지시했다고 한다.

    하지만 김정은이 둘러본 곳은 ‘보여주기식 공장’으로, 실제 북한 농촌의 기계화 비율은 형편없는 수준이다.

    북한은 1980년대 초반까지는 농기계 보급율이 70% 이상으로 한국보다 높았지만, 90년대 '고난의 행군' 이후로는 농기계를 사용하는 곳이 극히 드물어졌다.

    기계제조 기반을 제대로 유지하지 못한 것은 둘째치고, 이를 가동할 연료나 유지보수를 위한 부속품 수급이 엉망이기 때문이다.

    北선전매체 조선중앙통신은 6일, 김정은이 농업성 농기계공업관리국 산하 공장과 전시장을 둘러본 뒤 만족감을 표시하며, “농촌의 기계화 비중을 높이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전했다.

    김정은은 농기계들을 구경한 뒤 “농업에서 비료는 탄약과 같고 농기계는 무장 장비와 같다”고 주장하며 “농기계, 부속품, 소농기구들을 생산하는 공장, 기업소에서는 생산을 정상화하고 품질을 높이기 위한 투쟁을 힘 있게 벌이라”고 지시했다는 것이다.

    김정은이 북한 농촌의 현실을 얼마나 모르고 있는지는 이어진 발언에서 드러났다.

    김정은은 “경제건설과 인민생활 향상을 위한 투쟁에서 농업전선의 돌파구를 열어제끼자면 현대적인 농기계들과 부속품들을 더 많이 생산하여 농촌에 보내주어야 한다”고 주장하는가 하면, 자신이 직접 도와주겠다면서 내각과 농업성에게 “농촌 기계화 비중을 더 높이기 위한 투쟁을 대담하게 밀고 나가라”고 지시했다고 한다.

    김정은이 이날 구경한 농기계는 모내기 기계(이앙기), 토양 관리기계, 파종 관리기계(파종기), 수확 및 탈곡 기계(콤바인), 축산 사료가공 기계, 소형 양수기 등 113종 510가지라고 한다.

    이 농기계들은 모두 농업성 산하 공장과 전시장에 있는 것으로 실제 북한 농촌에서 사용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한편 김정은의 농기계 전시장 구경에는 박봉주 내각 총리, 리철만 내각 부총리, 오수용 노동당 비서, 조용원 당 부부장이 수행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