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배(손명세)가 원장인 건보심평원 발부 허위공문서 제출...사법방해죄?
  • ▲ ▲손명세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원장 ⓒ뉴데일리DB
    ▲ ▲손명세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원장 ⓒ뉴데일리DB

    [편집자 주 ⓵]

    박원순 시장 아들 박주신씨의 병역처분 변경과 관련돼, 증거 조작 등 비리 의혹을 제기하다가 기소된 양승오 박사(동남권원자력의학원 암센터 핵의학과 주임과장) 등 시민 7명에 대한 공직선거법 위반 공판에서, 법정에 증인으로 출석한 두 명의 연세대 의대 교수가 상반된 증언을 해, 두 사람의 진술에 대한 진위 여부가 이 사건 재판의 새로운 쟁점으로 떠올랐다.

    나영이 주치의로 널리 알려진 한석주 교수(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소아외과 교수)와, 같은 병원 교수로 박원순 시장의 고교 선배로 알려진 손명세 원장(건강보험심사평가원장)은 각각 증인으로 법정에 출석해, 검찰 및 변호인의 질문에 답했다.

    2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7부(재판장 심규홍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양 박사 등에 대한 3회 공판은 이날 오전 10시 시작돼 자정을 불과 30분 남긴 같은 날 오후 11시30분에 돼서야 끝났다.

    뉴데일리는 이날 재판을 처음부터 끝까지 취재해, 주요 쟁점을 정리했다. 뉴데일리는 이날 공판과 관련된 후속 기사를 추가적으로 내보낼 예정이다.


    병역비리 의혹을 받고 있는 박원순 시장의 아들 박주신씨에 대한, 2012년 2월22일 서울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의 신체검사가, 박 시장과 손명세 연세대 의대 교수(당시 보건대학원장)의 전날 밤 전화통화로 결정됐다는 사실이 손 교수의 법정 증언을 통해 확인됐다.

    서울중앙지법 27형사부(재판장 심규홍)는 21일 양승오 박사와 치과의사 김우현씨 등 피고인 7명에 대한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에 대한 3차 공판기일을 열었다.

    이날 아동성폭행 피해자 나영이의 주치의로 널리 알려진 한석주 교수(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소아외과 교수)와, 같은 병원 교수로 박원순 시장의 고교 선배로 알려진 손명세 원장(건강보험심사평가원장)은 각각 증인으로 법정에 출석했다.

    차기환, 김기수, 이헌 변호사 등 이 사건 변호인들은, 2012년 2월22일 박주신씨에 대한 서울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의 신체검사 관련 내용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요양급여 청구내역 상 드러나는 의혹을 중심으로 질문을 이어갔다.

  • ▲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한석주 교수. ⓒ 사진 연합뉴스
    ▲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한석주 교수. ⓒ 사진 연합뉴스

    [편집자 주 ⓶]

    손명세 원장과 한석주 교수가 이날 법정에 증인으로 출석하게 된 배경은 다음과 같다.

    한석주 교수가, 박주신씨 병역비리 의혹 사건에 이름을 올린 것은 2012년 2월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에서의 신체검사가 이뤄지기 직전이었다.

    같은 해 2월 18일 한석주 교수는 감사원 토론게시판에, ‘박원순 아들 병역비리를 확실하게 규명하여 주십시오’라는 글을 올리면서, 박주신씨의 병무청 병역처분 변경과정에 강한 의문을 나타냈다.

    한석주 교수는 이 글에서, “강용석 의원이 제시한 MRI 사진을 보고 강 의원의 주장이 사실이라고 확신하게 됐다”며, “병무청에 제출된 박주신의 MRI는 등(背部, dorsal site) 피하지방층의 두께를 볼 때, 상당한 비만체의 사진이다. 제가 보기에는 MRI가 바꿔치기 된 것이 거의 확실한 것 같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그러면서 한석주 교수는 “이번 기회에 확실하게 (의혹을) 규명해 건강한 국가, 사회로 거듭나길 바라며 감사원이 사실을 전 국민에게 규명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석주 교수가 감사원에 박주신씨의 병역비리 의혹과 관련돼 감사청구를 했다는 사실은 당시 언론의 비상한 관심을 끌었고, 이는 같은 달 22일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에서 진행된 주신씨 신체검사의 촉매제가 됐다.

    이후 한석주 교수는 2012년 2월22일, 박주신씨가 서울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에서 MRI를 촬영한 당일, 손명세 연세대 보건대학원장의 권유를 받아들여, 자신이 제기한 병역의혹과 관련돼 사과문을 발표했다.

    다음은 한석주 교수가 지난달 3일, 법정에서 증언한 진술의 일부.

    “제가 수술을 하고 있는데 (오후)2시 쯤, 손명세 교수가 복도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수술 중이었기 때문에 20분 후에 나가서 손 교수와 만나 얘기를 들어보니, 자신이 박원순 시장의 경기고 서클 선배인데, ‘오늘 촬영한 MRI가 박 시장 아들 것이 맞는 것으로 결과가 나오면 당신이 공식 사과하라’고 요청했다.

    당시 저는 박 시장 본인이 아니라 그 아들을 의심했지만 사회적으로 이슈가 돼 있었고, 저도 그 이슈에 포함돼 있었기 때문에 다음 수술을 마치고 두 개의 MRI(자생병원 MRI와 22일 촬영한 연세대 MRI)를 들여다봤다.

    그랬더니 동일인이어서 ‘아 사과를 해야겠구나’ 생각을 했다. 당시 연세대 병원장이 전화가 와서 ‘사과할 필요 없다’고 말렸지만, 사과하는게 마음이 편할 것 같아 기자회견장 뒤 준비실에 갔다.

    거기에는 세브란스 병원 홍보팀 직원 최모씨와 엄상익 변호사, 김재춘 서울시 비서관이 기다리고 있었다. 최씨가 저에게 기자회견문을 줬고 거기서 적절치 않다고 생각되는 부분을 제가 수정해 발표했다.“


    그러나 한석주 교수는 지난해 5월, 박원순 시장이 김기백 민족신문 대표를 상대로 낸 ‘허위사실유포 금지 가처분’ 사건과 관련돼, 재판부에 제출한 서면진술서를 통해 “지금도 자생병원 MRI의 피사체가 젊은 나이의 청년일 가능성은 아주 희박하다는 원래의 의학적 의구심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다”며, 실체적 진실규명이 필요하다고 입장을 밝혔다.

    특히 한석주 교수는 서면진술을 통해, 2012년 2월22일 있었던 신체검사 당시 병원을 방문한 사람의 신원을 확인하지 않았고, 신체검사 현장이 서울시 직원에 의해 통제된 상태였음을 지적하면서, 당시 검사결과를 믿기 어렵다는 뜻을 나타냈다.

    한석주 교수는 이 사건 2회 공판기일이 열린 지난달 3일 법정에 나와, 당시 증인으로 출석한 세브란스 병원 홍보팀장 최모씨의 증언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한편 손명세 교수는 박주신씨에 대한 신체검사 당일 한석주 교수에게 박원순 시장에 대한 사과를 요청한 인물로 주목을 받았다.

    한석주 교수에 따르면 손명세 교수는 자신을 ‘박원순 시장의 경기고 서클 선배’로 소개하면서, “아들의 MRI 판독결과가 맞는 것으로 나오면 사과를 해 달라”는 박원순 시장의 부탁을 한석주 교수에게 전달했다.

    손명세 교수가 현재 건강보험심사평가원장으로 재임 중인 사실은, 그가 이 사건 증인으로 채택된 주요 이유였다.

    재판부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장으로 재임 중인 손명세 교수를 증인으로 채택한 이유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이 사건의 숨겨진 쟁점 중 하나인 ‘박주신씨 구외 엑스레이(이하 치아 엑스레이)에서 나타나는 의혹’을 알아야 한다.

    박주신씨의 치과진료기록은 풀리지 않는 미스터리로 남아있다.

  • ▲ 박주신씨의 치아 상태를 알수 있는 엑스레이 사진 자료. ⓒ 뉴데일리DB
    ▲ 박주신씨의 치아 상태를 알수 있는 엑스레이 사진 자료. ⓒ 뉴데일리DB
     
  • ▲ 박주신 엑스레이(X-RAY)에 대한 치의학 박사의 분석자료. ⓒ 뉴데일리DB
    ▲ 박주신 엑스레이(X-RAY)에 대한 치의학 박사의 분석자료. ⓒ 뉴데일리DB

    양승오 박사 등에 대한 검찰의 수사가 진행되던 지난해, 이 사건 피고인들은 박주신씨 치아 X-Ray를 근거로, 박주신씨의 신체를 촬영했다는 X-Ray 속 피사체가 제3의 인물일 가능성을 주장했다.

    주신씨의 치아 X-Ray는 허리 MRI 촬영 과정에서 찍힌 X-Ray 사진들 중에서 치아가 보이는 X-Ray 사진이다.

    따라서 치아 X-Ray 상에 나타나는 각종 의혹은, 허리 MRI와 더불어 해당 피사체가 주신씨가 아닐 가능성에 무게를 더한다.

    피고인들이 치아 X-Ray를 근거로, '피사체 바꿔치기' 의혹을 강하게 제기한 이유는, X-Ray에 나타난 치아의 상태가, 도저히 20대 중반 청년의 것이라고는 보기 힘든 특징을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주신씨 치아 X-Ray 사진을 보면, 치아 상태가 매우 불량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치아 2개는 아예 없고, 아말감으로 때운 치아가 무려 14개에 달한다.

    수은증기 방출 논란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아말감(Amalgam) 치료는 여러 가지 단점을 갖고 있어 사용빈도가 크게 줄고 있다는 것이 치과의료계의 공통된 평가다.

    서울 방배동에 사는 중산층 청년이, 치과의사는 물론 환자들도 기피하는 아말감을 이용한 치과 치료를 이처럼 많이 받았다는 것은, 쉽게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것이 이들의 지적이다.

    더욱 의심이 가는 부분은 주신씨의 경우, 하악 좌측 1소구치(아래쪽 좌측 첫 번째 작은 어금니)까지 아말감으로 치료했다는 사실이다.

    이런 경우는 매우 드물다는 것이 치과의사들의 일반적인 견해다.

    이 사건 피고인 중 한명인 치과의사 김우현씨는, 주신씨의 영구치가 맹출을 시작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1990년대 중반 이후, 젊은 사람이 1소구치들을 포함한 구치부 치아 전체를 아말감으로 치료했다고 보기엔 무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치의학 박사 C씨는 뉴데일리와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주신씨의 전체적인 치료 상태를 보면, 소위 말하는 '야매'로 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주신씨의 것이라고 알려진 구외 X-Ray 사진을 보면) 최근 국내에서 교육받은 치과의사의 치료라고 생각할 수 없을 정도.”

    “(주신씨 구외 X-Ray 사진 상의) 45번, 46번 보철치료 및 치아 상실 문제도 마찬가지다. 보철물로는 상당히 저렴한 비귀금속 합금을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 37번 치아는 아예 없는 상태로 방치하기도 했다.”

    “박주신씨의 가정환경을 고려하면, 이런 치료를 받았을 가능성은 1%도 안 된다. 서울 방배동에 거주했던 중산층 이상의 가정에서는 흔치 않은 상황.”


    주신씨의 치아 아말감 치료와 관련돼, 김우현씨는 “혹자는 아말감 치료를 10개 이상 한 게 무슨 대수냐? 하면서 무시하는 경향이 있지만, 이는 모든 인과관계와 사실들을 무시하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주신씨의 치아 X-Ray 사진 상에 나타나는 의문들은, 양승오 박사 등이 주신씨의 병역비리 의혹을 제기하게 된 핵심 요인 중 하나였다.

    여기서 의외의 변수가 등장한다. 양승오 박사 등에 대한 검찰의 수사가 계속되던 지난해, 여름 무렵, 박주신씨의 치아를 치료했다는 치과의사 문모씨가 등장한다.

    치과의사 문씨의 출현은, 주신씨 구외 X-Ray와 관련된 시민들의 의혹제기에 대한 박 시장 측의 답변인 셈이다.

    참여연대 운영위 부위원장을 지낸 치과의사 문씨는 박원순 시장과의 친분을 스스로 인정하고 있는 인물로, 검찰에 출두해 2005년 7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주신씨의 치아를 치료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문씨는 2005년 8월과 2008년 11, 12월 주신씨의 치아를 치료한 뒤 건강보험공단에 보험금여를 청구한 자료, 심평원으로부터 받은 보험급여 지급내역 등을 검찰에 증거로 제출했다.

    피고인들과 차기환 변호사는 검찰 수사기록을 분석해, 치과의사 문씨가 박주신씨를 치료한 뒤 건강보험공단에 제출했다는 보험급여신청 기록에 나오는 건강보험증 번호가, 2009년 3월1일 박원순 시장이 ’희망제작소’에 근무하면서 취득한 직장건강보험증 번호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문제는, 치과의사 문 씨가 주신씨를 치료했다는 2005년 8월에는 ‘희망제작소’가 존재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희망제작소’는 2006년 3월 27일 설립됐다.

    나아가 문씨가 박주신씨를 추가 치료했다고 진술한 2008년 11월과 12월은, 박원순 시장이 희망제작소 건강보험 자격을 취득하기 전이었다.

    2009년 3월에야 발급된 박원순 시장의 직장건강보험증 번호가, 그 이전인 2005년과 2008년 각각 사용됐다는 사실은 증거 조작 사실을 강하게 시사한다.

    차기환 변호사는, 주신씨가 치과치료를 받으면서 사용한 건강보험증 번호와, 주신씨를 치료했다고 주장하고 있는 치과의사 문씨가 보험급여를 청구하면서 기재한 건강보험증 번호,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하 심평원)의 보험급여 지급내역에 기재된 건강보험증 번호가 모두 다르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피고인들은 심평원 내부에 공모자가 있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피고인들과 차기환 변호사는, 심평원 시스템 상 요양기관(병·의원)이 보험급여를 청구할 때 사용한 보험증번호가 ‘자동입력’ 된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즉, 요양급여를 청구할 때 기재한 건강보험증 번호가 요양급여 지급내역 상의 번호와 불일치할 수 없다는 것이다.

    심평원이 요양급여 지급 자료 원본데이터를 검찰에 제출키로 했다가 갑자기 태도를 바꿔 원본 자료의 제출을 거부한 이유도 석연치 않다.

    심평원의 증거 조작 의혹을 밝히기 위해서는 손명세 원장의 증인 출석이 반드시 필요했다는 것이 변호인 측의 설명이며, 재판부도 이를 받아 들였다.

    심평원 증거 조작 의혹의 실체 규명을 위해서는 치과의사 문씨에 대한 검찰의 수사가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다.

    앞서 올해 2월 13일, 이 사건 공동피고인들은 치과의사 문씨를 증거조작 혐의로 검찰에 고소했다.

    문씨에 대한 고소사건은 서울중앙지검 공안 2부(이정배 검사)가 맡고 있다.

    치과의사 문씨가 검찰에 제출한 요양급여 신청 자료와 관련돼, 문씨가 이 자료들을 조작한 것이 사실이라면, 양승오 박사 등에 대한 공판은 지금까지와 전혀 다른 상황을 맞이하게 된다.

    검찰이 양 박사 등을 기소하게 된 판단의 근거가 조작된 것이라면, 기소 자체의 적법성이 문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재판결과 박주신씨의 치아를 치료했다는 문씨의 진술이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진 경우에도, 비슷한 상황이 벌어진다.

    검찰에서 한 문씨의 진술과 자료제출이 거짓으로 드러날 경우, 문씨는 처벌을 피할 수 없다.

    미국이나 프랑스 등이었다면 사법방해죄가 적용될 수도 있는 사안이다. 미국과 프랑스, 중국 등은 수사기관에서 참고인의 허위진술이나 증거조작·은폐 등을 사법방해죄로 처벌하고 있다.

    우리 법무부는 지난 2009년 미국의 사법방해죄와 유사한 내용을 담은 사법정의방해죄 도입을 추진했으나, 대한변협 등의 반대로 무산됐다.


    이날 오전 증인으로 나온 손명세 원장은, 한석주 교수에게 ‘공개사과’를 요청한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병원과 한석주 교수의 명성에 해가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한 마음에서 제안을 한 것이지, 박원순 시장의 부탁을 받고 사과를 요청한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손명세 원장은 자신과 박원순 서울시장이 경기고 서클 선·후배 사이인 것은 맞지만, 사회에서는 거의 만난 적이 없으며, 세간에 알려진 것처럼 특별한 사이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손명세 원장은 2012년 2월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에서의 박주신씨 신체검사 전날 밤, 주신씨의 병역의혹과 관련돼 박원순 시장으로부터 한밤중에 전화를 받았고, 자신이 조언을 한 사실이 있다고 증언해, 앞뒤가 맞지 않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경기고 재학 당시 박원순 시장과는) 특별활동으로 1주일에 1번씩 1년간 같이 수업을 받았을 뿐, 특별한 사이라 할 수 없다. 사회에서도 특별히 만난 적은 없다.

    (공개검진 당일) 한 교수에게 ‘(박주신 명의의 자생병원 MRI와 이날 세브란스병원에서 촬영한)박주신의 MRI가 동일하다면, 기자회견 석상에서 사과하는 것이 낫겠다’고 말했다.

    한석주 교수는 뛰어난 학술과 업적을 가진 분이고, 박 시장보다 아끼는 후배로서 그가 상처받지 않는 것이 좋을 것이라는 생각에 그렇게 권유했다.

    박원순 시장의 부탁에 의한 것이 아니라, 세브란스병원의 명성이 훼손되는 것을 막고 싶었고, 한 교수의 명예가 상처받을까봐 얘기한 것이다.“

    “(공개검진 전날) 2012년 2월 21일 밤 10시쯤 박원순 시장으로부터 온 전화를 받았다. 아들 병역비리에 대한 의심들이 있는데 어떡하면 좋겠냐는 내용이었다. 저는 ‘자신있다면 아들이 직접 나와서 촬영하면 되지 않겠냐’고 대답했다.

    이에 박시장이 ‘공정하게 사실대로 해줄 수 있느냐’고 물었고, 저는 ‘잘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손명세 원장은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에서 박주신씨의 공개검진이 이뤄지게 된 경위도 설명했다.

    손 원장은 22일 오전 서울시관계자로부터 조속한 시일 내에 세브란스병원에서 박주신 공개검진을 진행하고 싶다는 연락을 받았고, 이 병원 이철 의료원장에게 같은 날 7시 30분~8시 사이에 전화로 이런 사실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 ▲ ▲2012년 2월 22일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에서 진행된 박원순 시장 아들 박주신씨의 공개신검 장면. ⓒ 사진 연합뉴스
    ▲ ▲2012년 2월 22일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에서 진행된 박원순 시장 아들 박주신씨의 공개신검 장면. ⓒ 사진 연합뉴스

    손 원장은 공개신검 날짜를 22일로 정한 이유를 묻는 변호인의 질문에, 이철 원장과 서울시관계자 등의 협의에 따라 정해진 것이라며, 자신은 공개검진에 전혀 관여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손명세 원장에 이어 증언을 한 한석주 교수는, 손명세 교수의 증언 내용 중 사과요구와 관련된 부분에서, 손 교수의 증언을 반박했다.

    한석주 교수는 당시 손명세 원장이 공개사과를 요청하면서, 박원순 시장과의 인연을 자신에게 말했다고 밝혔다.

    “수술 중 간호사로부터 손명세 교수가 수술실 밖에서 기다리고 있다고 전해 들었다. 박주신 MRI에 대한 판독결과가 나오기 전으로 기억한다.

    손 교수는 아무도 없는 휴게실에서 ‘오늘 두시에 박주신이 짝은 것 알고 있느냐’, ‘사실은 내가 박원순 시장과 경기고 웅변부 선후배 관계인데, 박 시장은 공개검진에서 MRI가 박주신의 것임이 확인되면, 한 교수가 공개 사과해주기를 원한다. 공개사과 해줄 수 있느냐고 물었다.”


    이어 한 교수는 “증인에게 공개사과를 권유할 정도로 손명세 교수와 친분이 있느냐”는 이헌 변호사의 질문에, “손 교수는 예방학 교수로, 학교 안에 머무르기보다 외부활동을 주로 다니신 분이다. 저보다 4~5년 선배이긴 하지만, 저와 친분이 있거나, 사과를 권유할 정도의 관계는 아니”라고 답했다.

    이날 재판의 또다른 쟁점은, 박주신씨의 치아 엑스레이 및 ‘유령건강보험증’과 관련돼 심평원 기록에서 나타나는 의혹이었다.

    차기환 변호사는 손명세 원장에게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 시스템 상의 모순을 구체적으로 지적하면서, 답변을 요청했다.

    (이 부분에 대한 전후 관계는 위 ‘편집자 주 ⓶’와 본지의 올해 3월 4일자 기사 <박원순 아들 MRI 촬영...비상계단 청년은 누구?>를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치과의사 문모씨가 2005년 7월 박주신을 치료하고 그 내역을 심평원에 청구했다.

    8월 10~17일과 같은 해 11월, 문씨가 박주신씨를 치료하고 심평원에 청구한 요양급여 청구서를 보면 보험증번호가 801로 시작한다. 그런데 이에 해당하는 심평원 심사명세서를 보면, 미스터리하게도 보험증번호가 71로 시작한다.

    손 원장께서는 요양기관이 기재한 내역이 심사시스템에 ‘자동입력’되고, 심평원 직원이 이를 고치는 경우는 없다고 하셨다.

    그런데 심평원의 DW(Data Warehouse, 원본을 기초로 데이터베이스화 한 사본 데이터)에서 추출한 보험증 번호에는 73으로 시작되는 보험증 번호도 나온다. 이것은 박주신이 한 번도 취득한 번호가 아니다.“


    차기환 변호사의 질문에 손명세 원장은 "그것을 내가 어떻게 아느냐", "모르겠다. 규명해보겠다"며 구체적인 답변을 피했다.

    이날 재판에서는 박주신씨의 신체를 촬영한 것으로 알려진 엑스레이와 박주신씨의 실제 사진을 비교 분석해, 주신씨의 귀 생김새가 상당히 다르다는, 피고인의 반박도 나왔다.

    피고인들은 프리젠테이션을 통해, 박주신씨 명의의 자생병원 엑스레이에서 나타나는 귀 모양을, 실제 주신씨의 인물사진과 비교 분석한 결과를 공개했다.

    피고인들은 프리젠테이션에 앞서 “박주신 명의의 자생한반병원 사진 중 귀 모양이 선명하게 나타나는 엑스레이 사진 2장을 박주신 인물사진과 비교, 두 피사체가 동일인이 아님을 입증하고자 한다”고 입증취지를 밝혔다.

    피고인들은 우선, 박주신씨 명의의 자생병원 엑스레이 명암을 조정한 뒤, 이를 해상도가 높은 주신씨의 정면 인물사진과 비교했다.

    그 결과, 박주신씨 인물사진에서 나타는 귀 모양은 귓불에 살이 없는 ‘칼귀’ 형태였으나, 자생병원에서 촬영된 박주신씨 명의의 엑스레이 귀 모양은 귓불에 비교적 살이 있으면서 둥근 ‘복귀’ 형태로 나타났다.

  • ▲ 박주신의 고해상도 인물사진(왼쪽)과 대리인으로 추정되는 박주신 명의의 자생병원 엑스레이에서 나타나는 귀 모양. ⓒ 이헌 변호사 제공
    ▲ 박주신의 고해상도 인물사진(왼쪽)과 대리인으로 추정되는 박주신 명의의 자생병원 엑스레이에서 나타나는 귀 모양. ⓒ 이헌 변호사 제공


    피고인들은 “두 종류 사진의 피사체가 동일인인지에 대해 전문감정기관에 의뢰하지 않더라도 두 종류 사진의 피사체가 동인인이 아님을 판별하는데 있어 전혀 무리가 없다”면서, “박주신씨가 병역처분을 변경받고자 병무청에 제출한 자생병원 MRI도 박주신 자신을 촬영한 것이 아니라는 결론에 도달한다”고 말했다.

    박주신씨 귀 모양의 차이는 이 사건 공동피고인 중 한명인 이모씨 등이 그 동안 지속적으로 제기해 온 사안으로, 양승오 박사를 변호하고 있는 차기환 변호사는 박주신씨 귀 생김새의 차이점에 관한 진실 규명을 위해, 국과수에 해당 엑스레이에 대한 감정을 의뢰해 놓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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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잘 나가던 영상의학 권위자와 
    치과의사가 법정에 선 이유

    - 박원순 시장 아들 병역비리 의혹, 사건의 재구성


  • ▲ 박주신의 고해상도 인물사진(왼쪽)과 대리인으로 추정되는 박주신 명의의 자생병원 엑스레이에서 나타나는 귀 모양. ⓒ 이헌 변호사 제공

    ▲ 2012년 2월, 서울시가 박원순 시장의 아들 주신씨의 MRI 촬영과 관련돼 언론사에 제공한 사진.ⓒ 연합뉴스

MRI 주인이 박주신일 확률은 0%에 가깝다”

   - 양승오 동남권원자력의학원 암센터 핵의학과 주임과장


[2012년 2월 22일] 전 국민의 눈과 귀를 집중시킨 사건이 벌어진다.

2011년 10월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부터 불거진 박원순 서울시장 아들 주신씨의 병역비리 의혹의 진상을 규명하는 신체검사가 이날 오전 서울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에서 진행된 것.

주신씨에 대한 허리 MRI 촬영 결과는 이날 점심이 조금 지난 무렵, 지상파와 케이블TV, 종합편성채널 등의 생중계를 통해 알려졌다.

결과는 놀라웠다. “박주신씨의 허리 MRI 촬영 결과, 병무청의 공익근무 병역처분은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것이 결론이었다.

세브란스 병원 신경외과 윤도흠 교수는 이날 기자들 앞에서 “MRI를 판독한 결과, 병무청에 제출한 MRI 사진과 마찬가지로 제4요추에 추간판 탈출증이 발견됐고 방향이 동일하며, 피하지방 두께 그리고 척추와 다리를 연결하는 부분, 후관절의 각도와 퇴행정도를 볼 때 동일한 인물의 사진”이라고 말했다.

연세대 의료진의 발표 직후, 박주신씨의 병역비리 의혹을 지속적으로 제기한 강용석 의원은 국회의원직 사퇴를 발표했다.

주신씨에 대한 진단결과 발표와 강 의원의 사퇴로, 박원순 시장과 아들 주신씨의 병역비리 의혹을 둘러싼 논란은 일단락되는 듯 했다.

그러나 언론을 통해 공개된 주신씨 허리 MRI 사진은 새로운 의혹의 불씨가 됐다.

  • ▲ 박주신의 고해상도 인물사진(왼쪽)과 대리인으로 추정되는 박주신 명의의 자생병원 엑스레이에서 나타나는 귀 모양. ⓒ 이헌 변호사 제공

    ▲ 2012년 2월 22일,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이 발표한 박주신 MRI(좌측)와 35세 남자의 비교 MRI(182cm/90kg).ⓒ 뉴데일리DB


  • 이날 이후 트위터를 비롯한 SNS와 각종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에서는, 연세대 MRI 촬영과 관련된 각종 의혹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무엇보다 MRI 촬영을 실시한 연세대가, 환자 신원확인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의혹은 시간이 갈수록 더욱 커졌다.

    누리꾼들은 언론에 공개된 주신씨의 귀 사진 등을 비교하면서, 촬영에 응한 사람과 주신씨가 동일인물이 아닐 수도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특히 주신씨 MRI를 둘러싼 누리꾼들의 의혹은, 의학자들의 관심까지 불러 일으켰다.

    일부 전문의들은 의학적 지식과 임상경험을 바탕으로 전혀 다른 차원의 새로운 견해를 밝히면서, 주신씨 병역 의혹을 둘러싼 진실공방은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 과정에서 일부 전문의들은 의료인으로서 자신의 견해를 굽히지 않았다는 이유로, 재판에 넘겨지는 시련을 겪고 있다.

    주신씨 병역비리 의혹을, 의학적 관점에서 재조명한 의료진 가운데는, 학계가 인정하는 권위자도 포함돼 있다.

    이 가운데, 연세대 MRI 사진에서 드러난 의학적 미스터리를 가장 논리적으로 제기한 이가 바로 양승오 박사다.

  • ▲ 박주신의 고해상도 인물사진(왼쪽)과 대리인으로 추정되는 박주신 명의의 자생병원 엑스레이에서 나타나는 귀 모양. ⓒ 이헌 변호사 제공

    ▲ 인터뷰 중인 양승오 박사.ⓒ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미래창조과학부 산하 국가연구기관인 동남권원자력의학원 암센터 핵의학과 주임과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그의 이력은 화려하다.

    ※ 양승오(59)는 누구?

    학력: 서울대학교 의학사. 석사-박사

    주요 경력:  
    1981~1989년 서울대학교병원 수련의-전공의-전임의 
    1992~1993년 UCSF(캘리포니아주립대) 방사선과 연수 
    2004~2010년 을지대학교 영상의학부 교수, 영상의학센터 소장 
    2011년         동남권원자력의학원 암센터 병원장 
    2011년~ 現   동남권원자력의학원 암센터 핵의학과 주임과장
    2011년~ 現   서울대학교의과대학 영상의학 겸임교수

    학회활동:  
    아시아 근골격계학회(AMS)회장 (2011-2015) 
    아시아 근골격계학회(AMS)2011 조직위원장
    국제 근골격계학회(ISS) 평생회원, 국제협력위원
    대한골다공증학회 골밀도교육 위원장
    대한골대사학회 정보통신위원회 위원장

    [편집자 주] 
    양승오 박사가 방사선과 연수를 받은 UCSF(University of California San Francisco)는 국내에서는 같은 캘리포니아주립대인 UC버클리나 UCLA보다 인지도가 낮다. 그 이유는 의학-치의학-약학-간호학-생명공학에 국한해, 학사 이후 과정만 운영하는 보건의료과학중심 교육 및 연구수행 전문대학원이기 때문이다. 10개의 캘리포니아 대학 캠퍼스 중 유일하게 대학원과정만 운영한다.

    US News & World Report 의 2014학년도 의과대학 조사에서 미국내 4위를 차지했다. 5명의 노벨상 수상자도 배출했다. 샌프란시스코 시내서 동쪽으로 다리 하나 건너 있는 캘리포니아대 버클리 캠퍼스에 의학-치의학-약학-간호학 과정이 없는 것도 샌프란시스코에 UCSF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샌프란시스코 남쪽에 조성된 생명공학기업단지인 [바이오밸리]는 UCSF-버클리-스탠포드 등 3개 대학의 연구 기반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이렇듯 양승오 박사는 국내뿐만 아니라 아시아 전체에서 가장 권위 있는 영상의학 전문가로 꼽힌다.

    ‘동남권원자력의학원 암센터 병원장’을 거친 이력이 말해주듯 임상경험 역시 풍부하다 할 수 있다.

    그리고 ‘아시아 영상의학 최고의 권위자’는 자신 있게 말한다.

    “MRI 주인이 박주신일 확률은 0%에 가깝다. 
    박주신의 MRI 영상에 나타나는 골수강도는 최소 35세 이상에 가까운 상태이며, 해당 MRI 영상은 박주신의 것이 아닐 가능성이 의학적으로 아주 높다.”


    그러면서 그는 ‘골수신호강도’라는 일반인에게는 낯설게만 느껴지는 의학적 기준을 근거로, 연세대 MRI 사진에 강한 의문을 던졌다.

    의사로서의 신념을 건 그의 의혹 제기가, 박원순 시장의 심기를 건드린 것일까?
    박원순 시장은 지난해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아들 주신씨의 MRI 및 X-Ray 사진에 의혹을 제기한 이들을 무더기로 고발했다.

    박원순 시장 측이 고발한 피고발인에는 양승오 박사와 치과의사 김우현씨 등이 포함돼 있다.

    사건을 수사한 검찰은 지난해 말 양승오 박사를 비롯한 시민들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연세대 MRI 촬영으로 진상이 규명됐음에도 허위사실을 유포했다는 것이 검찰 공소사실의 요지였다. 검찰은 영상의학 전문의로서 양 박사가 제시한 의학적 소견보다는, 연세대 MRI 촬영으로 의혹은 해소됐다는 박원순 시장 측의 주장에 더 깊은 신뢰감을 나타냈다.

    양승오 박사는 검찰의 기소로 어려운 처지에 놓여있다.

    결혼 후 해외로 떠난 주신씨는 돌아올 생각을 하지 않고 있고, 당사자인 주신씨가 돌아와 객관적인 조건 아래서 재신검을 받지 않는다면, 양 박사는 형사처벌을 피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상황이 이렇다면 심경에 변화가 있을 법도 하지만, 양승오 박사는 여전히 자신의 신념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의사로서의 명예와 신념을 걸고 벌이는 법정다툼은 이제 시작이다.

    “연세대 MRI, 이래서 믿기 어렵다”

    “골수신호강도를 통해 본 
    연세대 MRI 촬영 남성은 최소 35세”

    연세대 MRI 자료와 관련돼 양승오 박사가 제기한 의혹의 근거에는 [골수신호강도]라는 것이 있다. MRI로 촬영한 영상을 통해 드러나는 환자의 골수상태를 식별하는 표지라고 할 수 있는데, 특히 사람의 신체 나이와 밀접하게 관련돼 있다.

    한 예로 국제축구연맹(FIFA)은 20세 이하 청소년 경기를 하기 전, 선수들의 손을 찍은 MRI를 통해 나이를 감별하고 있다. MRI 촬영을 통해 드러난 선수들의 성장판 양상과 [골수신호강도]를 근거로, 출전 선수들의 신체 연령대를 확인하는 것. 

    이렇듯 사람의 신체 나이를 판별하는 바로미터인 [골수신호강도]를 기준으로 할 때, 연세대 MRI 사진 속 남성은 ‘어릴 적 아주 불우한 삶을 살았거나 30대 후반 이상’이라는 것이 양승오 박사의 의학적 소견이다.

    다음은 연세대 MRI 사진 속 남성의 [골수신호강도]와 관련된 양승오 박사의 설명으로, 2013년 5월21일 있었던 <뉴데일리>와의 단독인터뷰 중 일부를 요약 정리한 것이다.

  • ▲ 박주신의 고해상도 인물사진(왼쪽)과 대리인으로 추정되는 박주신 명의의 자생병원 엑스레이에서 나타나는 귀 모양. ⓒ 이헌 변호사 제공

    ▲ 골수신호강도 그래프.ⓒ 뉴데일리DB

  • 기자 : 박주신 ‘MRI 골수 신호강도’에 어떤 문제점이 있다는 것인가.

    양승오 박사 : “언론을 통해 알려진 T2영상 신호강도에 따르면, 적색 조혈 골수와 황색 지방 골수가 불규칙하게 섞여 있는데, 이는 20대의 골수에서는 상당히 찾아보기 힘든 패턴이다.

    골수는 적색의 조혈 골수와 황색의 지방 골수로 이뤄지는데, 나이가 들면서 황색의 지방 골수가 늘어나게 된다.

    10~20 세 남성은 24.6%의 황색 지방 골수(yellow fatty marrow) 분포를 보이지만, 21~30세 남성은 33.5%, 31~40세 남성은 41.4%, 41~50세 남성은 47.6%의 황색 지방 골수 분포를 보인다.

    이러한 연령대별 골수강도를 고려할 때, 주신의 MRI 영상에 나타나는 골수강도는 최소 35세 이상에 가까운 상태다.

    20대로서는 불가능한 골수강도라 할 수 있다. 만약 박주신이 정말 심한 ‘골초’라면, 골수의 변화가 가능하다. 그러나 박주신은 비흡연자로 알려져 있지 않은가.

    이에 해당 MRI 영상은 박주신의 것이 아닐 가능성이 의학적으로 아주 높다.

    참고로 연세대 발표 사진과 35세 남자의 척추영상 MRI 증례를 비교해 보면, 연세대 사진에서  흰색으로 나타나는 지방골수가 불규칙한 양상을 띠면서 증가돼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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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세대 MRI 미스터리, 해외 전문의들의 의학적 소견은?

           “해당 요추 MRI는 36~40세 남성의 것”

    연세대 세브란스 병원이 촬영한 박주신 허리 MRI 사진에 대한 의문은 해외 의학자 사이에서도 나오고 있다.

    [영상의학계의 석학]이라 불리는 ‘주세페 굴리엘미’ 박사는 박주신 MRI 사진 자료를 접한 뒤 다음과 같은 반응을 보였다.

    “In regard to your question due to the BM aspect and the disc signal,
    I believe that this lumbar MRI can be attributed to a male of 36-40 years old.

    골수양태와 추간판 신호에 근거해 답을 드리면, 해당 요추 MRI는 36~40세 남성의 것으로 볼 수 있다


    ‘주세페 굴리엘미’(Giuseppe Guglielmi) 박사는,  유럽 근골격 방사선학회 골다공위원장으로, 이탈리아 Foggia 대학교 영상의학과(방사선학) 교수다.

    아시아근골격학회(AMS) 회원이자 태국 Chiang Mai 대학교 교수인 너트(Nutaya) 박사 역시, 비슷한 소견을 밝혔다.

    late 40 to 60 I guess.

    Bone marrow of adult, disc bulge a little bit, mild flavum thickening, and considerable amount of visceral fat. Surprising that the retrolisthesis didn't cause pain.

    40대 후반에서 60대로 추측된다.

    성인의 골수, 디스크 약간 돌출. 인대가 두꺼워져 있고 상당한 양의 내장지방이 보인다. 척추전위증이 통증을 수반하지 않았다는 것이 놀랍다


    MRI 촬영 당시 박주신의 나이는 27세.
    하지만 MRI 영상의 주인은 약 40~60대로 추정된다는 게 해당분야 전문가들의 공통 소견이다.

    전문가들의 견해를 종합하면, 박주신은 일반인보다 최소 10~20년 이상을 앞서 살고 있다는 결과가 나온다.



    새롭게 드러난 박주신 X-File, 
    ‘X-Ray’ 속 인물은 누구일까?

                  치아 X-Ray, 엉덩이 뼈 조각..커지는 의혹


    MRI 촬영 이후에 새롭게 공개된 박주신의 병무청 제출 엑스레이(X-RAY) 사진은 새로운 의혹을 불러 일으켰다.

    전문가들은 주신씨의 것으로 보기 어렵다는 견해를 밝히고 있다. 
    치아의 치료상태는 매우 불량하고, 심지어 골반 X-Ray 사진에서는 골절된 뼈조각까지 발견됐다.

    주신씨의 것으로 알려진 치아 X-Ray 사진을 본 치의학 박사 C씨의 소견이다

    “자료를 보면 2개의 이빨은 아예 없고, 아말감으로 때운 치아 14개가 보인다.
    게다가 환자는 하악 1소구치(아래 어금니 앞쪽)까지 아말감으로 치료했다.
    (젊은 사람이) 이런 경우는 매우 드물다.

    “특히 전체적인 치료 상태를 보면, 소위 말하는 [야매]로 했을 가능성이 높다.
    최근 국내에서 교육받은 치과의사의 치료라고 생각할 수 없을 정도다.
    45번, 46번 보철 치료 및 치아 상실 문제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보철물로는 상당히 저렴한 비귀금속 합금을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
    37번 치아는 아예 없는 상태로 방치하기도 했다.”

    박주신의 가정환경을 고려하면, 이런 치료를 받았을 가능성은 1%도 안 된다.
    서울 방배동에 거주했던 중산층 이상의 가정에서는 흔치 않은 상황이다.”


    [영상의학 분야 아시아 권위자]로 꼽히는 양승오 박사의 설명이다.

  • ▲ 박주신의 고해상도 인물사진(왼쪽)과 대리인으로 추정되는 박주신 명의의 자생병원 엑스레이에서 나타나는 귀 모양. ⓒ 이헌 변호사 제공

    ▲ 박주신씨의 골반 부위 X-Ray 사진.ⓒ 뉴데일리DB

  • “오른쪽 엉덩이 쪽에서 골절된 뼈 조각을 찾았다.

    저는 매일 같이 뼈만 보는 사람이다. 
    사진을 들여다보고 있으면 어느 정도의 정황을 유추할 수 있다.

    엑스레이를 보면 청소년기에 근육이 붙는 자리 쪽 오른쪽 골반 뼈에, 견열골절(인대가 손상되면서 뼈조각이 떨어져 나간 것)이 왔다.

    이 엑스레이의 주인이 아주 험하게 살았다고 단정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