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 출입 한국인 상대로 한 열 감지 장비, 북한 근로자용 마스크 지원 요청
  • ▲ 지난 5월 20일 메르스(MERS) 확진 환자가 발생한 뒤 국제공항 등에 설치된 열감지 카메라. ⓒ연합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지난 5월 20일 메르스(MERS) 확진 환자가 발생한 뒤 국제공항 등에 설치된 열감지 카메라. ⓒ연합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그동안 박근혜 대통령과 한국 정부를 맹렬히 비난하던 북한이 조용히 ‘메르스 대응 검역장비’를 빌려 달라고 한국 정부에 요청해 왔다. 이에 한국 정부는 장비를 빌려주기로 했다.

    통일부는 4일 “북한 측이 한국 내 메르스 확산 상황에 관심을 가지면서 열 감지 카메라 등 검역 장비를 빌려달라고 요청해 왔다”고 밝혔다. 북한 측은 검역 장비 외에도 북한 근로자들을 위한 ‘마스크’도 요청해 왔다고 한다.

    통일부는 일단 북한 측에 개성공단 지원재단이 보유하고 있는 열 감지 카메라 3대 등 검역 장비를 빌려주기로 했다고 밝혔다.

    개성공단에서 일하는 북한 근로자들에게 줄 ‘마스크’는 입주기업들과 논의한 뒤에 제공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고 한다.

    한국 정부가 북한 측에 제공하는 열 감지 카메라는 개성공단을 오가는 한국 측 인원을 대상으로 북한 측 통행검사소에 설치할 예정이다. 한국 정부도 메르스가 개성 공단에 퍼지지 않도록 만전을 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북한 측은 2014년 11월에도 서아프리카 지역에서 에볼라 바이러스가 퍼지자 열 감지 카메라 지원을 요구한 바 있다.

    북한 측이 이처럼 전염병에 예민한 반응을 보이는 것은 북한 주민들의 영양 상태가 나쁜 데다 보건 환경 또한 매우 열악하다.

    게다가 북한에는 항생제, 진통제, 해열제 등의 기본 의약품이 매우 부족한 데다 주민들 사이에서는 그 대용으로 마약이 퍼지고 있어, 면역력이 약해진 사람들이 무척 많은 상태다.

    때문에 한국에서는 심각하지 않은 전염병이라 할지라도 북한에서 확산되면 상당한 사망자를 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북한 당국도 이미 알고 있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