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나설 경우, 대선에 집중하기 어려운 상황 반영한 듯
  • ▲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정론관에서 당대표 출마선언을 하고 있는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의원.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정론관에서 당대표 출마선언을 하고 있는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의원.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당대표 후보가 전당대회 출마를 선언하면서 20대 총선에 불출마 뜻을 밝힌 것을 두고 '진정성' 논란이 일고 있다.

    문 후보는 지난 18대 대선 당시에는 "대통령이 되기 전엔 사퇴하지 않겠다"면서 의원직을 지켜왔다. 만약 대선에서 승리했을 경우, 곧장 재보궐을 치러야하는 만큼 총선 불출마를 요구하는 일각의 목소리에도 "의원직 사퇴가 (대선에) 도움이 되진 않을 것"이라고 고집했다.

    문재인 후보는 29일 당대표 출마 선언에서 "당을 살리기 위해서는 기득권을 내려놓는 것이 우선"이라며 "개인적인 이해 관계를 뛰어넘어 선당후사(先黨後私)의 자세로 모든 것을 내려놓고 변화하고 혁신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총선을 승리로 이끄는 일은 내가 총선에 나가지 않는 것이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며 "대표가 되면 다음 총선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문 후보의 총선 불출마 선언은 '생색내기'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많다.

    대선을 바라보는 대권 주자가 2017년 대선 1년 전에 열리는 2016년 총선을 대비해 지역구를 챙기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기 때문이다.

    게다가 최근의 상향식 공천 경향과 야권 일각에서 도입이 거론되는 오픈프라이머리 제도 등을 대비해 국회의원들이 경쟁적으로 지역구를 챙기는데 급급한 상황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지난 대선에서 1000만여표를 받은 대중적 인사라고 해도 애당초 총선에 나서지 않고 대선에 집중하는 편이 문 후보 개인에게 이익이라는 것이다.

    문 후보의 총선 불출마 선언 이후, 새정치연합 박지원 캠프 김유정 대변인은 "문 의원이 대선으로 가는 수순이라면 총선이 아니라 당대표 경선 불출마가 맞다"고 일침을 가했다.

    또한 문재인 후보의 불출마가 과연 '선당후사'인지에 대해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현실적으로 야당 후보가 영남 지역에서 출마해 당선되는 일은 녹록치 않다. 문재인 후보가 총선을 나가지 않는 것 자체는 새누리당에 해당 지역구 의석을 넘겨줄 가능성을 높였다는 지적이다.

    이렇게 보면 총선 불출마는 문재인 후보 개인의 대권 행보에만 도움이 될 뿐, 당에는 실제 도움될 것이 없다는 비판이다. 총선에 출마하지 않으면서 '선당후사'를 부르짖는 것은 모순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당대표 경선에서 경합하고 있는 조경태 의원은 "어려운 지역에 나와서 희생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게 리더의 모습인데 참 실망스럽다"며 "나는 당 대표가 되더라도, 승리가 어렵더라도 부산에 출마할 것"이라고 말했다.

    새정치연합 소속의 한 의원은 "호남이나 수도권과 달리 한 석이 아쉬운 부산에서 지역구 불출마는 자기희생이나 기득권 포기가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이 의원은 "지역의 여론이 안 좋은 게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 아니겠냐"며 "지역구 출마 문제에서 일찌감치 빠져나가려고 탈출구를 찾은 것"이라고 평가절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