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각에서는 눈치 작전도… 대표와 최고위원 출마 놓고 저울질
  • ▲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의원이 29일 국회 기자회견장에서 당대표 경선 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의원이 29일 국회 기자회견장에서 당대표 경선 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의원이 29일 당대표 출마 의사를 밝힘에 따라 전당대회 분위기가 본격적으로 불붙고 있다.

    당대표 경선은 전날 출마 선언을 한 박지원 의원과 함께 문재인 의원의 양강(兩强) 형태를 띠는 가운데, 1월 7일 발표될 예비 경선(컷오프)을 통과할 세 번째 주자가 누가 될 지가 관심거리다. 조경태·이인영·박주선 의원이 당대표 출마를 이미 선언했거나, 선언할 예정이다.

    '마이너리그'라 불리는 최고위원 경선은 주승용·오영식·정청래 의원이 출마를 선언했고, 강기정·이목희·유승희 의원이 출마 여부를 최종 결심 단계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고위원은 상위 득표자 5명이 선출된다.

    정세균 의원의 불출마 선언에 따라 당대표와 최고위원 사이에서 고심을 거듭했던 전병헌 전 원내대표는 최고위원 출마로 기울고 있다는 평이다. 추미애 의원도 출마를 해야 할지, 한다면 당대표를 해야 할지 최고위원을 해야 할지 막판까지 숙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 ▲ 2·8 전당대회에서 당대표 경선 출마를 선언한 새정치민주연합 조경태 의원.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2·8 전당대회에서 당대표 경선 출마를 선언한 새정치민주연합 조경태 의원.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당대표… 문재인-박지원 양강 구도 속 제3주자에 관심

    새정치민주연합 당대표 경선은 지난 26일 정세균 의원이 전격 불출마 선언을 하면서, 경선이 새로운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양강' 문재인-박지원 사이에서는 정세균 지지세 끌어당기기가 한창이다.

    문재인 의원은 26일 정세균 의원의 불출마 선언 직후 "정세균 대표는 늘 선택의 기로에서 희생을 택했다"며 "당의 앞날에 대한 뜨거운 사랑에서 내린 결단"이라고 칭송했다.

    이에 질세라 박지원 의원도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정세균 대표는 내가 역경을 뚫고 정계에 복귀했을 때 정책위의장에 임명해줬고, 원내대표 경선에서도 지지해줬다"고 인연을 강조하면서 "정세균 대표가 계획했던 당의 혁신과 총선·대선 승리를 위해 정 대표를 모시고 내가 잘하겠다"고 밝혔다.

    문재인-박지원 의원이 자신들은 '빅3 불출마 요구'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출마를 강행하면서, 정세균 의원의 '불출마 결단'을 앞다투어 높이 평가하는 것은 아이러니하다는 지적도 있다.

    이에 대해 문재인 의원은 29일 출마 선언 직후 취재진과의 문답에서 "어제 박지원 의원이 출마 선언하고 나도 오늘 (출마 선언) 했기 때문에 이미 (출마는) 기정사실이 된 것"이라며, 당 소속 의원 30명의 '빅3 불출마 요구'는 이제 무의미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정세균 의원의 불출마에 따라 무주공산이 된 '제3의 주자' 자리를 놓고서는 조경태·이인영·박주선 의원이 경쟁할 전망이다.

    이인영 의원은 고 김근태계인 민주평화국민연대(민평련)의 맏형 격이며, 박주선 의원은 김영환·김동철 의원과의 단일화를 통해 사실상 민주당 집권을 위한 모임(민집모)의 단일 후보 격이 됐다. 조경태 의원은 계파를 등에 업은 것은 없지만, 계파로부터 자유롭고 국민적 지지가 높다는 점이 강점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 ▲ 최고위원 경선 출마를 선언한 새정치민주연합 주승용 의원.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최고위원 경선 출마를 선언한 새정치민주연합 주승용 의원.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최고위원… 5명 선출에 5~6명 후보 거론, 막판에 더 몰릴 수도

    이번 전당대회는 대표와 최고위원의 분리 경선으로 진행된다. 이에 따라 '마이너리그'라 불리는 최고위원 경선에는 상대적으로 관심이 덜한 편이다.

    현재까지 주승용·오영식·정청래 의원이 출마를 공식 선언한 가운데, 강기정·이목희 의원이 마지막까지 출마 여부를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언급되고 있는 후보 중 유일한 여성 의원인 유승희 의원은 최고위원 출마를 결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고위원은 예비경선(컷오프) 8인에 상위 득표자 5명이 당선되기 때문에, 후보 등록 마지막날인 30일에 신청자가 더욱 몰릴 수도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 ▲ 새정치민주연합 추미애 의원은 전당대회에 참여할지, 참여한다면 대표와 최고위원 중 어느 경선에 출마할지를 두고 마지막 순간까지 숙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새정치민주연합 추미애 의원은 전당대회에 참여할지, 참여한다면 대표와 최고위원 중 어느 경선에 출마할지를 두고 마지막 순간까지 숙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눈치 작전… 당대표 출마 부담스럽고, 최고위원은 성에 안 차

    당내 일각에서는 대입 정시 지원을 앞둔 수험생 뺨치는 눈치작전도 전개된다. '최고위원에 하향지원할지, 대표에 상향지원할지' 고민하는 경우다.

    대체로 자신의 정치적 체급(?)을 감안할 때 최고위원 출마는 성에 차지 않지만, 전망이 불투명한 대표 경선에 출마하기에는 부담을 느끼는 케이스다.

    전병헌 전 원내대표는 정세균 의원의 불출마 선언 직후 컷오프 3인의 빈틈을 노리고 당대표 경선에 출마한다는 관측이 많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다시 최고위원 경선에 출마하는 방향으로 마음이 돌아섰다는 지적이다.

    당초 당대표 경선을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던 추미애 의원은 2·8 전당대회 참여 여부 등 원점에서부터 다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추미애 의원은 2002년과 2012년 이미 최고위원에 당선된 적이 있기 때문에 최고위원에 다시 출마하는 것은 당선되더라도 큰 의미가 없다.

    그렇다고 당대표에 출마하는 것은 컷오프를 통과하지 못할 우려도 있기 때문에, 정치적 상처를 입을 수 있어 부담스럽다.

    이와 관련, 29일 국회에서 열린 토론회에 참석한 야권 관계자는 "전병헌·추미애 의원은 여러모로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