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KBS이사회, '길환영 해임제청안' 가결길환영 "이사회 결정, 법적근거 모호" 강력 반발

  • 길환영 KBS 사장이 "지난 5일 이사회에서 가결된 '사장 해임제청 건'은 법적 근거가 모호하다"며 "이를 무효로 해달라"는 민사 소송을 제기했다.

    길 사장은 9일 각 언론사에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저에 대한 이사회의 해임제청안이 가결된 것에 대해 매우 당혹스럽고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이사회의 비이성적 비합리적 결정에 반하는 '해임제청결의 무효소송'을 서울남부지방법원에 냈다"고 밝혔다.

    길 사장은 "당초 해임제청 사유였던 '방송의 공정성 침해부분'은 사라지고 파업으로 인한 현재의 상황을 (과장 확대해)가장 중요한 해임제청 사유로 만든 것은 설득력을 상실한 처리결과"라며 "결코 인정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길 사장은 "최근 일련의 과정을 지켜보면서 느낀 점은 KBS사장의 임기보장은 공영방송의 정치적 독립성을 이루는 가장 중요한 조건이라는 점"이라면서 "이사회가 불법파업 노조의 힘에 굴복해 사장퇴진을 한다면 방송사상 가장 나쁜 선례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한 길 사장은 "KBS 이사회가 사장에 대한 '직무정지'를 내릴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법제처에 유권해석을 의뢰할 것"이라며 "이번 일을 계기로 공영방송의 정치적 독립성을 강화할 수 있도록 튼튼한 틀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KBS 이사회의 결정이 무효"라는 길 사장의 주장은 앞서 KBS 공영노동조합(공영노조)이 발표한 성명 자료와 상당 부문 일치하고 있다.

    공영노조는 지난 8일 "5월 26일 임시이사회 때에는 ▲길환영 사장의 보도통제 의혹, 이에 따른 공공성-공신력 훼손 ▲직무수행 능력과 리더십 상실 ▲대국민 서비스 기능 약화 ▲공사 경영책임자로서 KBS 경영에 실패한 점 등이 '해임 제청 사유'로 거론됐었으나, 5일 열린 정기이사회에서는 공공성 훼손 부문이 빠지고 나머지 3가지 사유에 대해서만 표결을 진행, 속전속결로 해임제청안 표결이 이뤄졌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특히 공영노조는 "KBS 이사회는 ▲직무 수행 능력 상실과 ▲세월호 보도 논란 ▲공적 서비스 축소 ▲경영실패라는 황당한 이유를 들어 해임제청 안을 통과시켰다"며 "이는 공정성 시비로 해임시키기에는 부담이 크다고 판단, 이사회가 '경영 실패'라는 황당한 죄목을 집어넣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 다음은 길환영 KBS 사장이 각 언론사에 배포한 보도자료 전문

    KBS이사회 최근 의결과 관련한 사장의 입장입니다.

    지난 6월5일 KBS사장인 저에 대한 이사회의 해임제청안이 가결된 것에 대해 매우 당혹스럽고 유감스럽게 생각합니다.

    회사의 장래를 생각할 때 심히 우려스러움을 금할 수 없습니다. 우선 이사회에서 사장 해임제청을 의결한 것은 법적근거가 모호하고 제안사유는 객관적이지 못하고 논리적이지 못합니다.
        
    최초 해임제청 사유인 방송의 공정성 침해부분이 수차례 삭제와 수정을 거친 뒤 전혀 관련이 없는 사유를 들어 처리했습니다. 당초 사유는 사라지고, 파업으로 인한 현재의 상황을 과장 확대시킴으로써 가장 중요한 해임제청 사유로 만들어 처리한 것은 매우 설득력을 상실한 처리결과로서, 결코 인정할 수 없습니다.

    이번에 이러한 일련의 과정과 결과를 지켜 보면서 느낀 점은 KBS사장의 임기보장은 공영방송의 정치적 독립성을 이루는 가장 중요한 조건이라는 것입니다. 이사회가 불법파업 노조의 힘에 굴복하여 사장퇴진을 한다면 이는 방송사상 가장 나쁜 선례가 될 것입니다. 앞으로 KBS사장은 이사회나 노조, 각 직능단체들의 눈치를 살피느라 소신경영을 하지 못할 것이 뻔합니다. 또, 이런 사태는 향후 우리 사회에 심각한 파장을 불러 올 것입니다.

    저는 이러한 이유로 오늘 이사회의 비이성적 비합리적 결정에 대하여 사장 해임제청결의 무효소송, 직무정지 무효소송을 서울남부지방법원에 제출했습니다.

    아울러 이사회가 과연 사장에 대한 직무정지를 내릴 수 있는지도 법제처에 유권해석을 의뢰할 것입니다. 이를 통해 이번 기회에 공영방송의 정치적 독립성을 강화할 수 있도록 튼튼한 틀을 마련하고자 합니다.

    이제 우리는 지난주 이사회 의결을 계기로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되었습니다. 이 시점에서 난마처럼 얽힌 우리 문제에 대한 사법적 판단을 기다리면서, 저는 저를 포함한 우리 KBS구성원 모두에게 잠시 자숙의 시간을 가질 것을 제안했습니다.

    “위기의 공영방송을 다시 살리기 위해 서로의 입장을 한발씩 양보하면서 미래지향적인 쪽으로 생각의 틀을 바꾸어 봅시다. 우선 무조건 방송정상화를 먼저 합시다. 그리고 각자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집시다. 아직 늦지 않았습니다. 저도 지난 한달여간 힘들었던 몸과 마음을 추스릴 시간을 가지려고 합니다. 임직원 여러분과 노조와 각협회에 간곡히 제안합니다.”

    감사합니다.


                                            2014년 6월 9일

                                          KBS사장  길  환  영


    [사진 자료 = 길환영 KBS 사장이 제출한 소장 일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