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北, 전승절은 있어도 현충일은 없다

    박주희 기자   /뉴포커스

    국립현충원에서 전사한 열사를 추모하며 기도를 드리는 어린 소녀이미지
    ▲ 국립현충원에서 전사한 열사를 추모하며 기도를 드리는 어린 소녀
    해마다 6월 6일은 현충일이다. 이날 오전 10시에는 전 국민이 사이렌 소리와 함께 1분간 묵념을 올려 고인(故人)들의 명복을 빈다. 현충일은 나라를 위하여 목숨을 바친 애국선열들과 국군 장병들의 넋을 위로하고 충절을 추모하기 위하여 정한 기념일이다.

    최근 남한에 정착한 탈북자들은 현충일이라는 말을 남한에서 처음 들어본다고 말했다. 그들은 6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전사한 사람들을 전 국민이 추모하는 현충일의 존재에 대해 감격스러운 마음으로 접했다고 설명했다.

    2013년 7월 남한에 정착한 해주출신 김해룡씨는 "북한에는 6.25전쟁을 기념하는 전쟁승리기념탑을 웅장하게 건설했다. 반면 평양에는 혁명열사릉이 있지만 그곳에 안치된 사람들은 얼마 되지 않는다."고 증언했다.

    "북한의 혁명열사릉에는 김일성과 함께 무장투쟁을 하던 사람들이 다수를 이루고 있다. 열사릉 중심에는 김정은의 할머니 김정숙 동상이 위치해있다. 그 외에 6.25전쟁에서 전사한 군 장성들은 소수로 구성됐다."고 전했다.

    김씨는 "북한에는 전 주민이 조국을 위해 목숨바친 사람을 추모하고 넋을 기리는 날은 김일성, 김정일 사망뿐이다. 해마다 추석이 되면 혁명열사릉이나 애국열사릉에 가는 사람은 그곳에 안치된 고인의 가족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한 "평양에 위치한 혁명열사릉을 찾는 사람들은 외국손님들이나 평양 답사생들이다. 그런데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평양답사도 많이 줄어들었다. 교통수단도 열약한데다 경제적인 부담으로 인해 답사횟수를 많이 줄였기 때문이다."고 했다.

    그는 "해마다 6월 25일이나 7월 27일이 오면 전국적인 정치행사가 진행된다. 여기서 연설자들은 조국전쟁 승리 원인이 김일성의 담력과 영군술이라고 선전한다."고 증언했다.

    이어 "김일성이나 김정일이 사망하면 그 날을 애도기간으로 정하고 해마다 추모 행사를 진행한다. 하지만 전사한 사람들에 대한 추모나 애도는 형식뿐이다. 김씨일가의 영생탑은 북한 그 어디에서도 볼 수 있지만 애국열사릉의 모습은 찾아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2012년 11월 남한에 정착한 이옥련씨는 평안남도 출신이다. "우리 고향은 평안남도 회창군 성흥광산이다. 크지 않은 기차역에서 버스를 갈아타고 산길로 한참 들어와야 마을이 나온다. 이곳에 조국전쟁참가자들의 합동 묘와 중국인민지원군 열사릉이 있다."고 말했다.

    "말이 열사릉이지 계단도 다 깨져 형편없이 되었다. 관리도 하지 않아 잡초가 무성하고 교통수단이 없다보니 들어오는 사람도 없다. 놀이터가 없는 광산아이들이 가끔 놀러오는 정도이고 동상도 볼품없이 변해버렸다."고 말했다.

    옥련씨는 "추모는 조국을 위해 목숨 바친 사람들에 대한 예의이고 도덕이다. 남한은 그들을 잊지 않고 현충일을 제정하고 전 국민이 추모하고 있다. 그런데 북한은 지난 전쟁 시기 전사한 사람들에 대한 추모일도 제정되어 있지 않다."고 말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북한정권은 자기들의 정치적 목적 밑에 전쟁을 반발하고도 북침이라고 거짓선전을 했다. 결국 순진한 북한의 아들딸들이 자신들의 누구를 위해 피흘리는지도 모르고 이름 모를 땅속에 묻혀버렸다."고 했다.

    그는 "남한은 현충일을 제정하고 자라나는 세대들이 전사한 그들을 잊지 않고 다시는 이 땅에 가슴 아픈 동족분쟁을 막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런데 북한정권은 동족을 위협하는 핵무기 개발에 막대한 돈을 퍼붓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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