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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ordeaux, 1997, Crystal color print, 001 ⓒ이경홍
경일대학교 사진영상학부 교수로 재직해 온 사진작가 이경홍의 사진전 [거리의 소요(消遙)]가 3일 저녁 오프닝을 시작으로 오는 8일까지 서울 통의동 류가헌에서 열린다.
[거리의 소요(消遙)]는 20년 넘게 경일대학교 사진영상학부에서 제자들을 가르친 스승의 정년을 기념하기 위해 졸업생들이 전시를 기획하고 동참한 전시다.
이번 전시는 이경홍 작가가 지난 80년부터 90년 사이 프랑스 유학 당시 촬영한 사진들로 채워졌다. 쇼윈도 앞 외발 자전거를 타고 지나는 청년, 조각상 앞에서 입맞춤을 하는 연인, 공원 의자에 앉아 책을 읽는 노부인, 놀이터에서 그네를 타는 아이들. 이 작가가 학교 강단에서 강조했던 [원칙]을 사진속에 자연스럽게 녹여냈다.사진은 감각들과 정신으로부터 나오는 하나의 즉각적인 작업이다.
직관적인 사진에서 경이로운 것은 연출 없이 자연스럽게 찍는 일인 것이다.- 이경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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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aris, Jardin des Tuileries, 1990, Crystal color print ⓒ이경홍
다음은 작가의 작업노트 전문이다.
거리의 消遙 France
사진에는 언제나 새로운 조형성이 있다.
사진가는 삶에 대한 예감이기라도 한 것처럼
움직임 속에서 사진을 찍어야 하고,
사진에서 표현이 되는 균형의 찰나를
포착해 주어야만 하는 것이다.
사진에 있어서 구조적 안정성을
완벽하게 드러내는 노력을 계속하면서
움직임 안에서 사진가는 모든 사진적 요소를
처리해야만 하는 것이다.
사진에서 조형미를 드러내는 데
가장 중요한 요소는 자신의 사진을
만드는 데 독자적인 사진적 개성을
드러내는 것이 필요하다.
이 사진적 개성은 각자의 유일한 양식이며
찾아야 하는 것이다.
이 사진적 개성은 사진의 조형미를 드러내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요소이다.
사진에서 현실이나 삶에서 갖는 의미보다
사진 자체의 조형미는 사진가의 보는 작업 안에서
적절한 조화를 찾게 될 것이다.
사진은 감각들과 정신으로부터 나오는
하나의 즉각적인 작업이다.
직관적인 사진에서 경이로운 것은
연출 없이 자연스럽게 찍는 일인 것이다.
이 사진에서 가진 나의 의도는
한 사람에 고정시키지 않고
오히려 목적 없는 거리의 소요(消遙)처럼
마치 바람이 부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사람들의 움직임을 포착하는 일인 것이다.
이것은 "움직이는 행동 안에서의 無爲"일 뿐이다.
이것이 인생이다.
C'est la vie.
이경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