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만 보육교사 모두 교육공무원으로 전환... 구체적 방안 없어 논란 자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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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경기도내 보육교사 7만명을 모두 공무원으로 전환하겠다고 한 새정치연합 김진표 경기지사 후보. ⓒ뉴데일리 DB
    ▲ 경기도내 보육교사 7만명을 모두 공무원으로 전환하겠다고 한 새정치연합 김진표 경기지사 후보. ⓒ뉴데일리 DB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야당의 포퓰리즘(populism·인기영합주의) 공약(空約) 남발이다.

    <공짜버스> 공약으로 매표(買票) 논란를 일으켰던 새정치민주연합이 또 다시 사고를 쳤다. 이번엔 ‘공무원 7만 양성설’이다. 물론 현실성은 제로에 가깝다.

    논란의 당사자는 다름 아닌 김진표 경기도지사 후보다.

    ‘남이 하면 불륜 내가 하면 로맨스’가 아닌가.

    앞서 김진표 후보는 당내 경쟁 상대였던 김상곤 예비후보가 공짜버스 공약을 내자 “김상곤 후보는 새정치연합의 신뢰를 떨어뜨리는 정치인”이라고 맹비난했었다.

    그랬던 김진표 후보가 연간 혈세 4조원의 예산이 필요한 ‘공무원 7만 양성설’을 들고 나왔다. 경기도의 일반회계 예산이 약 13조원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인건비로만 3분의 1을 지출해야 하는 것이다.  

    비슷한 포퓰리즘 공약이다. 똥 묻은 개가 겨 묻은 개 나무라는 격이다.

    ‘재정이 파탄나든 말든 일단 당선되고 보자’는 식이다.

     

    #. “중앙정부가 부담해라” 졸속공약 파문

     

    경기도지사 선거에 출마한 새누리당 남경필 후보와 새정치민주연합 김진표 후보는 19일 오전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한국방송기자클럽 초청토론회에 참석해 한바탕 신경전을 벌였다. 

    이날 토론에서 남경필 후보는 김진표 후보가 발표한 ‘맘 편한 보육정책’에 대해 “현실성이 떨어지며 된다 해도 국가적 재앙이라고 생각한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앞서 김진표 후보는 지난 18일 어린이집 원장과 교사 3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경기도의회 소회의실에서 열린 보육교사정책간담회에서 “7만명의 보육교사를 교육공무원으로 전환하겠다”는 약속을 한 바 있다.

    김진표 후보는 이와 별도로 보육교사들에게 내년부터 월 10만원씩을 추가로 지원하겠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남경필 후보는 “공무원 연금으로 인한 재정적자가 굉장히 심각한 상황에서 현재 약 5만명의 경기도 공무원 수를 4년 안에 2배 늘리는 것은 현실성이 없다. 혹시 표를 의식한 졸속공약이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에 김진표 후보는 “보육교사들이 열악한 여건에서 일하고 있다. 교육공무원 수준으로 월급을 올려야 한다. 내년 한 해 동안 입법을 통합하고 재정협의를 통해 중앙정부가 70% 지방정부는 30%만 부담하면 된다”며 대책 없는 답변을 내놨다.

    김진표 후보는 또 “우선 경기도에서부터 월 10만원 더 주는 것으로 시작해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장이 모여 연대하고 함께 논의를 하면 다들 찬성해 줄 것”이라고 주장했다.

    재원조달방법, 이행시기, 중앙정부와의 협조 등 충분한 검토도 없이 공무원 7만 양성설을 내놓은 김진표 후보였다.

    ※2014년 현재 경기도청 공무원 9,875명의 연간 인건비는 약5,376억원으로 김진표 후보의 공약대로 보육교사 10%만 공무원으로 전환해도 연간 약 2,000억~4,500억원의 추가예산이 필요할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경기도의 보육교사 7만여명에게 월 10만원을 추가 지급하는데 들어가는 예산만도 연간 860억원이 든다.

     

  • ▲ 19일 오전 서울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열린 6.4지방선거 경기지사 후보 한국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새누리당 남경필 후보와 새정치민주연합 김진표 후보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19일 오전 서울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열린 6.4지방선거 경기지사 후보 한국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새누리당 남경필 후보와 새정치민주연합 김진표 후보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예산은 땅에서 솟아나나?

     

    토론이 종료된 후 새누리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민현주 대변인은 서면브리핑을 통해 김진표 후보의 ‘보육교사 공무원 전환 공약’에 대해 다음과 같이 비판했다.

    “김진표 새민련 후보가 주장하는 보육교사의 교육 공무원 전환은 한마디로 실현가능성이 매우 낮은 졸속 정책에 불과하다.

    우선 현재 경기도 공무원이 5만명인데, 김진표 후보는 향후 임기 4년 내에 7만명에 이르는 경기도 보육교사를 모두 교육공무원으로 만들겠다고 한다.

    이는 배보다 배꼽이 큰 공무원 조직을 만드는 것으로 보육 교사들의 표만을 의식한 지극히 포퓰리즘적인 공약일 뿐이다.

    특히 지금은 국가 조직과 공직 사회를 효율화하기 위한 대대적인 개편 및 쇄신 논의가 한창 진행 중이다. 김진표 후보는 이 같은 흐름에 역행하여 공무원 조직을 공룡조직으로 만들겠다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또한 김진표 후보가 제시한 대로 공약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국회에서 교육공무원법을 개정해야 하는 사안으로, 이는 경기도지사가 독자적인 공약으로 약속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선 것이다.

    더 나아가 김진표 후보는 보육교사 교육공무원 전환을 새정치민주연합 전체 공약으로 하겠다고 했는데 다른 후보들도 동의하는지, 당 차원에서 이를 전체 공약으로 실행할 계획인지에 대해서도 명확하게 답해야 할 것이다.

    자라나는 어린이들의 안정적인 보육 환경을 위해서 보육교사의 처우는 반드시 개선되어야 한다. 그러나 이 분들을 공무원화하는 것이 지금 경기도민들이 가장 시급히 바라는 요구인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김진표 새정치민주연합 후보는 믿고 맡길 수 있는 어린이집을 만들기 위해 천문학적인 재정이 투입되어야 하는 막가파식 묻지마 정책이 아닌 근본적인 보육 환경 개선책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기 바란다.”

     

  • ▲ 19일 오전 서울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열린 6.4지방선거 경기지사 후보 한국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새누리당 남경필 후보와 새정치민주연합 김진표 후보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허경영 뺨치는 황당 공약

     

    “결혼하면 1억원을 주고 출산 시에는 3,000만원을 지급하겠다.”

    “집이 없다면 집을 주겠다. 아파트는 작은 평수라도 한 채씩 지원하겠다.”

    “외교관보다 연예인이 더 나라를 알린다. 연예인 생일에 10만원씩 주고 케이크는 택배로 배달해주겠다.”

    “내 눈을 바라봐, 병이 낫는다. 허경영을 부르면 병이 낫는다.”

    자신의 IQ가 430으로, 초능력을 지녔다고 주장해온 괴짜 정치인 허경영 민주공화당 총재의 과거 공약과 대체 뭐가 다를까 싶다.

    각종 공짜 공약을 두고 쏟아지는 비난은 안중에도 없다는 듯 포퓰리즘 공약으로 연일 논란을 빚고 있는 새정치민주연합이다.

    물론 불가능한 공약은 아니다. 다만 대한민국 국민들이 북유럽식으로 월급의 절반 이상을 세금으로 낼 경우 검토해볼 만한 일이다.

    하지만 작금의 상황은 어떤가. 국회의원들조차도 출판기념회를 명분으로 탈세·탈법 논란에 휘말려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환상과 현실을 엄격히 구분해야 할 정치인이 또 다시 포퓰리즘의 덫에 빠졌다. 복지 포퓰리즘을 쏟아내는 정치인의 달콤한 공약에 놀아나는 것은 독배를 드는 것일 수 있다.

    스노우볼(Snowball)처럼 재정적자가 점점 불어나 개인은 물론 대한민국 경제 전체가 활력을 잃게 되는 부메랑을 맞게 될 수 있다.

    공짜 좋아하다가 패가망신한다는 우려는 괜히 나오는 게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