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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한국시각) 러시아 소치 피시트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4 소치 올림픽 폐막식을 끝으로 총 17의 일정이 성황리에 마쳤다.
약 2주 간에 펼쳐진 세계인의 축제, 2014 소치 동계 올림픽은 우리나라에게 잊지 못할 추억과 많은 시사점을 남겼다. 그것이 좋은 의미든, 나쁜 의미든, 소치라는 도시는 확실하게 세계인의 뇌리에 기억됐다. 희노애락이 교차했던 소치 올림픽의 문제점 및 평창이 짚고 넘어가야 할 보완점에 대해 내외적으로 살펴보자.
1. 동계 올림픽 마스코트 '북극곰' 표절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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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 모스크바 하계 올림픽 마스코트인 '미샤'의 디자이너, 빅토르 치지코프(78)가 소치 동계 올림픽의 마스코트인 북극곰이 자신의 작품을 교묘하게 베낀 '복제품'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외부에서 제기가 된 것도 아니었고, 러시아 내부에서 일어난 하나의 촌극이었다.
이와는 조금 다르지만,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때도 마스코트도 도마 위에 오르며, 언론의 비난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물론 중국 전통의 오행 사상과 올림픽의 상징인 오륜의 만남은 좋은 아이디어였지만, 베이베이, 징징, 환환, 영양, 잉잉 이상 5가지 캐릭터는 세계 언론으로부터 매우 촌스럽다는, 시대 착오적이라는 비난을 피하지 못했다.
마스코트는 말 그대로 하나의 상징이다. 평창 올림픽 조직 위원회는 88 서울 올림픽을 빛낸 호돌이처럼, 창의성과 대한민국 겨울을 상징하는 특별함을 마스코트에 담아내야 할 것이다. 오마쥬를 하거나, 소위 재탕을 하는 것은 IOC의 룰에 어긋나기 때문이다.
2. 하나의 상징이 된 화장실과 기타 시설 -
과장된 부분이 없잖아 있지만, 소치 시설은 개막전부터 꾸준히 언론의 집중 포화를 맞아야 했다. 미국 봅슬레이 선수인 조니 퀸(31)은 화장실 문을 뚫고 탈출하면서 인기몰이(?)를 했고, 연이어 엘레베이터에 갇히는 사고가 일어나면서, 그는 본의 아니게 소치의 유명인사가 됐다.
완벽한 조화에서 일어난 하나의 해프닝은 아니었다. '코미디 화장실'이란 오명을 쓴 칸막이 없는 화장실, 수도꼭지에서 흘러나오는 황토 녹물, 열악한 선수 숙소, 통조림과 콩으로 도배된 아침 식사 등 웃고 넘어가자고 하기엔 너무 많은 문제점이 노출돼다.
이 부분만큼은 우리나라가 소치의 악몽을 잊을 정도로 완벽하게 준비할 것이라 자신한다. 대한민국은 세계 최고의 서비스 국가 중 하나로, 1988년과 2002년에 올림픽과 월드컵이란 대형 이벤트와 아시안 게임 등을 개최하면서 베테랑이 되었기 때문이다.
소치에서 일어난 사태를 비웃기 보다는, 반면교사(反面敎師)로 삼고 철저한 준비를 해야 할 것이다.
3. 개막식 찌푸린 눈꽃송이 -
푸틴 러시아 총리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던 5개의 눈꽃송이는 결국 만개하지 못했다. 휘황찬란했던 소치 동계 올림픽 개막식이었지만, 4륜기 참사는 역대 개막식 사건을 덮을 정도로 국제적 웃음거리가 됐다. 때마침 고장이 난 꽃송이가 미국이 속한 북미지역을 상징했기에, 웃을 수 없는 '음모론'을 낳기도 했고, 아우디 자동차 광고 및 미국의 어느 온라인 쇼핑몰에 '4륜기 티셔츠'가 등장하면서 조롱거리가 되기도 했다. 더 흥미로운 것은, 러시아 국민들은 이 상황을 라이브로 알 수 없었다. 러시아 당국이 연습 때 찍어놓았던 영상을 중계했기 때문이다.
올림픽 2연패의 주인공 이상화 선수의 말이 떠오른다. "한 치의 실수도 냉정하게 반영되는 것, 그것이 시합" 러시아 동계 올림픽 준비위원회가 성공적인 개막식을 치르기 위해 막대한 자금과 시간 등 노력을 한 것은 모두가 다 아는 사실이다. 하지만 이에 상응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았을 때, 바라보는 시선은 180도 달라진다. 완벽함을 위해서 하는 것이 준비와 리허설인만큼, 평창은 소치의 4륜기 참사를 잊어선 안될 것이다.
4. 올림픽을 스스로 망친 러시아 -
과연 올림픽이 마냥 아름다운 것일까? 평화를 상징하는 축제의 장일까? 적어도 소치에서는 그러지 못했다. 개최국으로서 국격을 보여줘야 했던 러시아는 올림픽을 망쳤고, 우리나라는 '이번에도' 피해자가 되었다. 푸틴은 "러시아는 세계에서 가장 큰 나라이고,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나라입니다." 라고 개막식 때 말했지만, 러시아는 그들이 가진 국토에 한참 못미치는 소인배였고, 가교 역할도 전혀 하지 못했다.선의의 경쟁이 이뤄져야하는 장소에서 정치가 개입되고, 외압이 일어나면서 꾸준히 몇몇 국가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 편파와 오심으로 희생된 국가와 선수가 너무나도 많지만, 우선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묻고 싶다.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올림픽의 김동성을 보면서, 2010년 벤쿠버 올림픽의 쇼트트랙 여자 3000m 계주팀을 보면서, 2012년 런던 올림픽의 신아람을 보면서, 또 이번 소치의 김연아를 보면서 어떠한 생각이 들었는지 말이다. 언제부터 홈 어드벤티지가 '로또'로 작용했다는 말인가?
올림픽이 상업적이라는 것은 이해할 수 있는 측면이다. 하지만 이 상업성이 도를 넘으면서, 어느새 올림픽은 우리가 생각하는 '평화' 혹은 '낭만', '화합'이라는 단어로부터 멀어지고 있다. 이는 분명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오히려 이런 단어들이 개막 국가의 영향력을 알리기 위한 쇼를 가리기 위한 '떡밥'으로 전락한 게 아닐까 심히 우려스럽다.
4년 뒤 평창에서 우리나라는 세계 메이저 대회를 개최했던 경험을 기반으로 올림픽이 갖는 진정한 의미를 되새김해야 할 것이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하자면, 제 2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아델리나 소트니코바가 나타나는 일은 두번다시 없어야 할 것이다.
불협화음이 없는 올림픽을 개최하는 대한민국을 기대해본다.
[사진 = 소치 올림픽 공식 홈페이지, SBS 화면 캡처,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