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 동정 대상 아냐.. [통일·미래 동반자]로 인식해야"무조건 지원하지 않을 것" 눈높이 맞춰 선택과 집중할 것北인도적 지원해야… 야당 의원 만나서 열심히 설명한다올해 기금 목표는 20억! 간접비 없고 100% 회계 검사!


  • 지난해 11월 선임된 정옥임 이사장의 <북한이탈주민지원재단>은 탈북자 [지원정책]에서 탈북자 [자립정책]으로의 변화를 꾀하고 있다. 이를 통해 탈북자들에게 [주인 의식]을 심어주겠다는 것이다. 임기 내에 우리 국민들이 탈북자를 [동정의 대상]이 아닌 통일과 [미래의 통반자]로 인식하도록 하겠다고도 했다.

    "탈북자들은 먼저 온 통일 대한민국 국민입니다. 통일이 되기 전에 우리 국민이 미리 배워야죠. 또 제일 먼저 북한에 들어가고, 북한 사회의 리더가 될 사람들도 탈북자들이에요."

    재단을 북한이탈주민 지원의 허브로 만들고 싶다는 포부도 밝혔다. "현재 탈북자 관련 부처가 19개나 되는 상황인데 업무 중복은 말할 것도 없고 부처간 관료적 이해가 작동이라도 한다면 업무 수행 자체가 힘듭니다."

    정옥임 이사장은 남북통일외교안보 전문가다. 과거 새누리당에서 남북관계발전·북핵안보전략 특위에서 활동했고 북한이탈주민대책위원장이었다. 인터뷰는 박근혜 대통령 신년기자회견이 있던 6일 오후 여의도에 있는 재단 사무실에서 진행됐다. 다음은 인터뷰 주요 내용이다. 인터뷰는 본지 김영 경제 담당 편집국장이 함께했다.


  • √ 착한(着韓) 탈북자 발굴해 주인의식 심어주고파


    - 탈북자들을 지원하는데 있어 재단의 기본 철학은 무엇인가요?

    "떠먹여주는 지원이 아니라 스스로 그물을 치도록 하겠다는 거에요. 똑같이 나눠주면 넉넉하지 않아 잘 생각해봐야 해요. 탈북역사가 98년부터 15년이잖아요. 1~5년된 탈북자, 5~10년된 탈북자, 분명 달라야 돼요. 

    50살 넘은 어떤 분이 대학교 등록금을 면제해달라고 하시는데 그런 혜택을 받는 국민이 몇이나 됩니까. 공부하는 것도 좋지만… (제가 이사장으로) 오자마자 본게 미국과 이스라엘의 난민정책이에요. 미국은 어떤 줄 아세요? 6개월 도와주면 딱 (지원)끝이에요."
    - 탈북자가 이 체제에 익숙하지 않다보니….
    "재단에 와서 자기들을 지원해주지 않는다고 육두문자 쓰며 공공기관 임원들한테 욕을 하는 등 소란을 피우는 탈북자들이 간혹 있습니다. 그런 것부터 고치자는 거에요. 이런 잘못된 관행을 고치지 않으면 탈북자들의 정착과 자립도 불가능합니다.
    우리는 더 나아가 탈북자들이 통일 후 북한에서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겁니다. 그럴려면 우선 시민 교육이 중요해요. 상대에 대한 배려가 있어야죠."
    - 과거와 다른 핵심 사업이 있나요?
    "중견기업협회와 협조하고 있어요. 협회 회장으로부터 대학 졸업생들에게 취업 바우처를 제공, 취업 훈련을 시켜주겠다는 고무적인 얘길 들었어요. 취업 훈련을 6개월~1년 정도 받아야 취업할 수 있는데 스스로 잘해야 우리가 취업을 도와줄 수 있어요. 기능만 익히면 취업은 쉽겠죠. 근데 이제 (우리나라가) 사회주의가 아니기 때문에 본인이 노력해야 합니다. 

    사실 이런 사례도 있습니다. 직업훈련 6개월 과정인데 3개월하다가 그만두고, 영농정착 도와주면 ‘먹튀'하는 경우도 있고 시정돼야 할 부분이 분명히 있어요. 그런 걸 하나하나 고쳐나가야 하는게 아무일도 아닌 것 같지만 거기서부터 자본주의 원칙을 가르쳐주는 게 굉장히 중요하죠. 두각을 나타내는 탈북자들한테는 더 많은 지원이 가게 할 겁니다."
    무엇보다 그가 관심을 두고 있는 프로젝트는 일명 [착한(着韓) 탈북자 발굴하기]다.
    대한민국에 잘 정착한 탈북자들의 사례를 발굴해 다른 탈북자에게 소개하는 것이다.

    "탈북자들이 벤치마킹하기도 좋게 대한민국에 잘 정착한 사례라고 해서 [착한 사례]를 발굴하는 작업도 하고 있어요.


  • √ 야당 설득해 인도적 지원할 것

    2012년 7월 초. 3살 짜리 아이를 업은 27살 젊은 북한 여성이 자유를 찾아 목숨을 걸고 압록강을 건넜다. 북한을 벗어난 뒤 외국 국적을 취득하지 않은, 법적으로 명백한 [탈북자](북한이탈주민)였다. [도와달라]는 이 여성의 대성통곡에 한 탈북자인권단체는 <북한이탈주민지원재단>에 긴급 요청을 했다. <북한이탈주민지원재단>은 엄연히 대한민국 국민인 탈북자가 북송될 위기에 처한 경우 긴급지원하고 있다.

    문제는 재단측이 서류작성 과정에서 이를 [도강비]라고 잘못 쓰는 바람에 생겼다. 마치 우리 정부가 [기획탈북]을 시도한 것처럼 오해를 산 것이다. 문제 제기는 북한이 아닌 모 정당 의원이 입수한 자료를 보도한 국내의 한 언론으로부터 시작됐다.

    - 똑같은 일이 생기면 이사장님은 지원할 건가요?
    "가정법에 대해 답변하고 싶지 않지만 흥미로운 점은 이 일이 있고 나서 [도강비]를 대주라는 1,000만원 정도의 성금이 왔다는 거에요. 물론 제 입장에서는 [도강비]는 대주지 않겠지만, 국민들이 인도주의적 관점에서 납득한다면 [도강비]가 아닐 경우에는 도와줘야 한다고 생각해요. 과연 그걸 외면하면 대한민국 공공기관인가요?"
    - 앞으로 야당 도움이 필요한 정책은 뭐가 있죠?
    "인도주의 문제나 북한인권 문제에 대해 협조를 얻어야죠. 탈북자들이 북한에서 중국을 거쳐 넘어올때까지 얼마나 많은 인권 문제에 시달리겠어요. 탈북자 지원정책이 통일지향적이려면. 초당적이지 않으면 안되기 때문에 열심히 설명할 생각이에요. 중요한 전환점이기 때문에 야당 의원들도 이해해주시겠죠?"


  • 기자는 지난해 11월 북한이탈주민지원재단 이사장에 정옥임 전 새누리당 의원이 임명됐다는 소식을 접하고 그에게 곧바로 전화를 걸었다. TV토론에서 항상 똑 부러지는 말솜씨로 눈길을 끌었던 그가, 당시에는 어찌된 일인지 말을 아꼈다. 아직 업무파악이 전혀 돼있지 않아 얘기할 게 없다는 이유에서였다.

    그로부터 한달 반 가량 지난 1월 초에 그에게 다시 연락하자 40여분간 향후 이사장으로서의 계획을 속사포처럼 쏟아냈다. 만나서도 마찬가지였다. 명함을 건네고 자리에 앉자마자 거침없는 입담을 과시했다. 이대로 가만히 있다가는 실컷 강의를 듣다갈 것만 같아 다짜고짜 [박근혜 낙하산 아니냐]는 짖궂은 질문을 던지자 그가 크게 웃으며 답했다. "제가 낙하산으로 보이세요? 제 이름이 오르내린 적은 없는 걸로 기억하는데? 새누리당 소속이고 박근혜 캠프 인사이긴 하지만 제가 흔히 말하는 (친박?)도 아니고, 하하…."

    정옥임 이사장과의 인터뷰는 2시간 가까이 진행됐다. 어느 탈북자의 안타까운 사연을 전해주자 "그 얘긴 처음 듣네요"라며 관심을 표하는가 하면, 북한인권상 제정을 하면 좋겠다고 하자 "좋은 아이디어"라고 수첩에 적기도 했다. 정옥임 이사장의 올해 목표는 기금을 20억 정도 모으는 것이다. 그는 "기금을 몽땅 [탈북자 지원]에 쓰겠다"고 강조했다. "북한이탈지원주민재단에 지원하면 간접비가 없고 100% 회계 검사를 합니다."

    인터뷰를 마치자 걱정이 됐는지 그가 갑자기 이런 말을 했다. "제가 말씀드리는게 탁탁 들어오나요? 제가 너무 추상적인 얘기만 한 게 아닌가 모르겠어요. 하하…"

    [사진 = 이종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