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권부터 논란까지, 두 정상 닮은 꼴..서로의 교훈을 반면교사로 삼는 계기돼야!
  • [런던=안종현 특파원]

     

    한국에서는
    [통진당 해산 청구]란 낯부끄러운 일이 벌어지고 있을 때.

    박근혜 대통령은
    영국 의회 의원들과
    [자유 민주주의],
    그리고 진정한 [보수주의]를 논했다.


    글로벌 경제 위기로 유럽 경제 전체가 덜컥 무너진 이후,
    [무상], [복지]란 단어가 유럽 모든 국가의 정치를 뒤덮었지만,
    영국 국민은,
    [젊은 보수]를 표방한
    캐머런 총리의 보수당을 택했다.


    마찬가지로,
    무상급식이란 [양귀비 꽃] 유혹으로 시작한 [복지논쟁]이
    한국 정치판을 쓰나미처럼 휩쓸었지만,
    국민은,
    박근혜 정부를 선택했다.

     


  • 박근혜 대통령과 캐머런 총리의 당선 과정은 비슷한 점이 많다.

    한국에서는,
    [중도층 포용]이나 [좌클릭]이라 했고,
    영국은,
    [리버럴한 보수주의],
    혹은 [온정적 보수주의](compassionate conservatism)라고 했다.


    집권을 위해,
    다르게 표현하면,
    망할게 뻔히 보이는 좌파 정권의 집권을 막기 위해,
    [공짜]를 요구하는 국민들의 열망에 어느정도 부응했다는 얘기다.

     

    누군가 이런 얘기를 했죠.
    정치란 추잡한 사람들을 위한 속물산업이라고.

    - 캐머런 총리


    그렇게 집권에 성공한 두 정상은,
    이제 새로운 고민에 부딪혔다.

    무작정 복지란 [공짜]를,
    무한정 퍼주기에는,
    나라의 [곳간]이 비어있다는 것.

    애당초 [공짜]를 약속한 것은 아니었지만,
    국민들의 기대감은 계속 늘어가고
    소위 [진보]의 탈을 쓴,
    정적(政敵.야당)들의 공세는 심해져만 가고 있다.

    이들의 선동에
    국민들의 정치권에 대한 혐오는 높아져만 가고,
    정치의 [사회통합] 기능은 사라져 간다.


    그래서 칼을 빼든 캐머런.

    대대적인 복지정책의 수정을 선언했다.

    [시혜적] 복지 시스템을
    [일하는] 복지로 전환하는,
    개혁을 시작한 것이다.
    어쩌면,
    집권 전부터 계획한 [시나리오]였을지도 모를 일이다.

    복지국가의 근간은 유지하면서도
    수혜자들이 혜택을 받기 위해서는
    더 까다로운 조건을 통과해야 한다는 게 핵심이다.


  • ▲ 영국을 국빈 방문 중인 박근혜 대통령(가운데)이 5일(현지시간) 국빈만찬에 참석하고 있다. 박 대통령의 왼쪽이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 오른편이 엘리자베스 2세 여왕. ⓒ 뉴데일리(청와대 제공)
    ▲ 영국을 국빈 방문 중인 박근혜 대통령(가운데)이 5일(현지시간) 국빈만찬에 참석하고 있다. 박 대통령의 왼쪽이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 오른편이 엘리자베스 2세 여왕. ⓒ 뉴데일리(청와대 제공)

     

    "스스로 더 높은 곳에 오를 수 있게 사다리를 놓아주는 것"


    이 것이 캐머런 총리가 설파하는 복지 개념이다.

    <가디언>지는,
    이를 [온정적 보수주의의 종말]이라고 표현했다.

     

    국민들은 당연히 혼란스러워 했다.

    일하지 않고 정부 혜택에만 의존해 사는 사람을,
    다시 일터로 내보내겠다는 말에,
    강한 반발감을 드러냈다.

    마가렛 대처 총리가 그토록 우려했던,
    [영국병]이 도진 것이다.

    이런 상황에 굴하지 않고
    캐머런 총리는 자신의 복지 개혁 구상을 밀어붙였다.

     

    복지 개혁안이,
    사람들을 불쾌하게 할 수도 있지만,
    반드시 실행해야 하는 일이다.

    - 캐머론 총리


    [싫어도 해야 하는 일]을 국민들에게 설득하는,
    정부의 역할을 자각한 셈이다.

    강력한 반발에 곤혹을 치르던 영국이었지만,
    정부의 일관된 원칙과 설득에
    여론도 조금씩 돌아서고 있다.

    지난 해 영국의 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정부 지출이 너무 많다. 줄여야 한다]는 의견이
    과반을 넘기 시작했다.
    보수당 지지자의 94%,
    노동당 지지자의 59%가,
    이 의견을 지지했다.

     


    박근혜 대통령도 마찬가지다.

    집권 이후,
    복지 논쟁과 세제 개편 문제가,
    박 대통령의 발목을 내내 잡고 있다.

    정치권에서 1년 내내 우려 먹은
    [국정원 사태]보다
    [거위의 털 뽑듯]이라고 표현한
    기초연금안 개혁이
    더 기억에 남는다는게
    우리 국민들이다.

    [일자리 창출을 통한 경제 성장]이란 국정 과제를
    국민들에게 설득하는 과정은 여전히 험난하다.

    캐머런 총리가
    지난 4년간 달려온 국민 설득 과정이,
    박 대통령에게는
    [꿀 같은 노하우(Knowhow)]가 될 수 있다.

    예컨대 캐머런 총리가 주창하는
    [재화 대신 정부가 독점했던 정보를 공유하는]
    새로운 복지 방식도 좋은 반면교사의 사례다.

    캐머런 역시,
    박 대통령이 걸어온 야당과의 피 터지는 싸움 역사에서
    의회 정치를 다시 되돌아볼 기회가 될 수 있다.

     

    대한민국은,
    아시아의 대표적인,
    자유민주주의의 복원 국가다.

       - 박근혜 대통령, 5일 한국전 참전 기념비 기공식에서


    의회 민주주의 발상지인 영국의 젊은 보수당 총리와
    폐허 속에서 민주주의를 꽃피우고 지켜낸 한국의 여성 대통령이,
    마음을 열고
    [진짜 보수]의 해답을 얻어내는 기회가 되길 바라는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