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 작아지고 있다

    최다미 기자 /뉴포커스

    북한은 평양이 김일성의 고향, 혁명의 수도라는 이유만으로
    북한 전역에서 배급이 끊겨도 평양에서만은 배급을 유지했다.
    그 통에 북한인민은 '수도시민'과 '지방주민'으로 나누어졌다.
    그런데 최근 탈북한 여러 탈북자들의 증언에 따르면
    평양에서도 배급이 끊긴지 오래라고 한다.

     최근 탈북한 평양 출신 김모 씨는 "평양이 작아지고 있다"면서
    "평양만큼은 배급이 끊기지 않는 '공화국'이었지만 벌써 물거품이 된지 오래"라고 전했다.
    이어 "그나마 김일성 때는 배급이라도 줬지 않느냐"면서
    "지금은 평양도 다른 지방 도시들과 마찬가지"라고 덧붙였다.

     고위 간부급 출신 박모 씨는
    "김일성 때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었고
    김정일 때는 평양공화국, 김정은 집권 이후에는 창전공화국이 돼버렸다"면서
    "창전거리를 위한 공화국"이라고 말했다.

     

  • ▲ 평양의 '전시용 빌딩가' 창전거리의 야경.
    ▲ 평양의 '전시용 빌딩가' 창전거리의 야경.


     창전거리는 북한이 김일성 100회 생일인 2012년을 맞아 건설한
    대규모 주거단지로 지난해 6월 완공됐다.
    북한 매체에 따르면 창전거리에는
    45층 아파트를 포함한 총 14개 동의 아파트와 목욕탕,
    백화점, 이발소 등의 편의시설이 들어서 있다.
    유치원과 학교 등의 교육시설, 공공건물도 창전거리에 위치해 있다.

     박모 씨는 "일반 주민들이 창전거리를 본다면 단순한 부러움을 넘어
    폭동이 일어나도 이상하지 않은 정도"라고 전했다.
    심각한 경제난을 겪고 있는 일반 주민들의 시각에서
    창전거리는 호화스러운 '꿈의 거리'로 비쳐지기 때문이다.

     김일성 시기에는 당과 내각, 양대 기둥을 유지하며
    지도자의 관심분야가 전 인민 배급제에 집착했다면
    김정일 시기에는 당권을 중시하면서 내각의 기능이 상실됐고
    지도자의 시각은 평양으로 집중됐다.
    시간이 흐를수록 외부로부터의 대북 압박이 강화되면서 지원 물자가 제한됐고,
    지방까지 배급을 시행할 수 없어 평양 주민에게만 배급이 제한적으로 이뤄지기 시작했다.

     그런데 김정은 체제 들어서 북한 전체가 심각한 경제난으로 허덕이고 있어
    평양마저 돌보지 못할 형편이 된 것이다.
    하여 평양에서도 간부급들만이 모여 있는 '창전거리'만 발전되고 유지되는 상황이다.
    기존의 천리마 거리나 광복거리보다 규모면에선 작지만
    3대세습의 과시를 위해 더 호화스럽게 꾸민 전시용 거리인 셈이다.

     북한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에서 평양공화국으로,
    그리고 창전공화국으로 작아진 셈이다.
    그만큼 3대세습 지도자의 영향력이 행사되는 범위도 점차 좁아지고 있다는 방증이다. 

    [국내최초 탈북자신문 뉴포커스=뉴데일리 특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