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후보가 50여일 앞으로 다가온 대선의 승리를 위해 `3중(中) 공략'을 승부수로 내세운다.
    3중은 이념적 성향 면에서 중도층(中道層), 지역으로는 중부권(中部圈) 그리고 세대별로는 중년층(中年層)을 의미한다.

    박 후보는 이러한 취약계층 공략을 통해 과거사에 대한 수세적 입장에서 벗어나 승기를 잡는다는 복안이다.

    ◇ "중도층 `인재영입ㆍ정책'으로 잡아라" = 박 후보는 보수층으로부터 굳건한 지지를 받고 있다. 진보층은 야권 지지가 공고한 가운데 `표확장'을 위해 가장 중요한 중도층에서 박 후보가 고전하고 있다는 게 여론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새 정치를 표방한 무소속 안철수 후보를 지지하는 중도층의 표심을 끌어올 수 있을지 여부가 관건이라고 캠프 측은 분석하고 있다.

    박 후보도 이를 잘 알고 있다. 대선후보로 선출된 직후 보여준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 참배,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 방문 그리고 전태일 재단방문 시도 등은 중도층 표심을 가져오려는 포석이었다.

    그런 행보에 중도층이 호응해 지지율이 상승세를 탔지만 박 후보가 과거사 논란에 휩싸이면서 이를 살리지 못했다는 것이 내부 평가다.

    박 후보측은 중도층을 잡기 위해선 결국 `사람과 정책'이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보수색이 짙은 인사들보다는 중도성향의 인사들을 다수 영입해야 한다는 것이다. 결국은 무산됐지만 박 후보가 중도개혁 성향의 서울대 송호근 교수를 중앙선대위에 영입하려 했던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였다.

    중도인사 영입은 향후 국민대통합위원회가 맡아 진행할 예정이다. 한광옥 수석부위원장과 김경재 기획담당특보 등 민주당 출신 인사들이 핵심이다.

    야권에 몸담고 있지만 민주당내 친노(친노무현) 구도에 반발하는 반노(반노무현)ㆍ비노(비노무현) 인사들을 지속적으로 영입한다는 것이다. 한 관계자는 "`아, 그 사람'이라고 말할 비노, `덜노'(노무현 색채가 덜한) 인사들이 앞으로 당에 들어올 것"이라고 말했다.

    정책도 중도층 구애의 중요한 요소다. 경제민주화와 전향적 복지정책 등이 대표적 `메뉴'다.

    김종인 국민행복추진위원장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새누리당이 정책적으로 중도에 와있다"면서 "앞으로 내놓을 정책을 보면 과거처럼 부자만 대변하는 정당의 모습은 안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 `중부권 공략으로 시너지 효과' = 새누리당은 선진통일당과 합당에 합의했다. 대선의 캐스팅보트로 불리는 충청권 표심을 잡기 위한 전략이다.

    새누리당은 앞으로 충청권을 베이스캠프로 삼아 `중부권 공략'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중부권의 개념으로 충청권을 비롯해 인접한 경기 남부, 강원 서부 그리고 호남 지역을 설정했다.

    수도권은 4.5대 5.5의 열세를 보이고 있고 전통적으로 야세(野勢)가 강한 지역이라는 점에서 그 격차를 줄이는데 진력할 것으로 보인다. 영남은 두 야권 후보의 출신 지역이 있다고 해도 전통적 `텃밭'의 우세를 지키는데 힘을 쏟는다는 계획이다.

    이에 비해 충청과 강원 서부 그리고 호남 지역은 노력에 따라 `표확장'이 클 수 있다는 점에서 이들 지역에 집중한다는 전략이다.

    특히 박 후보는 호남에서의 득표력 확대에 가장 많은 관심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황우여 대표가 당분간 대표실을 여의도에서 광주시당으로 옮겨 직무를 보겠다고 선언한 것도 이러한 배경에서다.

    지난 대선에서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가 8.9%를 득표했지만, DJ의 비서실장을 지낸 한광옥 전 민주당 대표와 김경재 전 민주당 최고위원 등 호남 출신 전직 민주당 인사들을 대거 영입함으로써 약진의 희망을 갖게 됐다는 것이다.

    새누리당은 현재 `20%+α'의 득표율을 호남에서 기대하고 있다. 지난 대선에 비해 10% 포인트의 득표를 더 가져올 경우, 당시 투표율(65.4%)이 비슷할 것으로 예상한다면 대선에서 호남에서만 30만표 이상을 더 얻을 수 있다는 추산도 가능하다.

    ◇ 3040 중년층에 `현실 정책'으로 다가간다 = 올 대선에서 30대 유권자 비율은 20.40%, 40대 유권자 비율은 21.90%로 연령대별로 각각 3위와 1위를 차지했다. 30~40대 중년층 유권자 수가 전체 유권자의 42.30%를 차지한다.

    30~40대는 중도와 진보성향 유권자들이 타 연령대에 비해 많아 박 후보로서는 취약한 세대다.

    동시에 주택ㆍ교육ㆍ복지 등 현안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점에서 현실에 기반한 정책을 제시한다면 지지층을 바꿀 가능성도 가장 커보인다.

    최근 박 후보가 점심 시간을 이용해 여의도 금융인 등 3040대를 대상으로 잇따라 `번개 만남'을 진행한 것도 이를 감안한 것이다.

    박 후보는 보육ㆍ주택대출 등 3040대의 목소리를 듣고 자신의 정책구상을 제시하면서 `소통'에 대한 자신감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대선 직전까지 3040대와 점심 번개 모임은 물론 `타운홀 미팅' 등을 통해 접촉면을 넓힌다는 방침으로 알려졌다.

    한 측근은 "3040 세대를 만나는 일정에 후보가 상당히 만족스러워 하고 있다. 박 후보 스스로 욕심을 내는 걸로 안다"고 말했다.

    다만 야심찬 `3중 공략'은 박 후보의 멍에라 할 과거사 문제에 대한 진정성이 바탕이 될때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지적이 많다.

    인혁당과 정수장학회 등에 대해 박 후보가 직접 위원장을 맡은 국민대통합위원회가 국민의 공감을 끌어낼 방안을 제시할 수 있느냐가 `3중 공략' 성패를 가늠할 또 다른 열쇠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