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전국 휘발유 값 평균은 리터당 2,017원다. 기름값이 싸다는 ‘알뜰 주유소’조차 리터당 평균 1,994원이다. 이러니 연비에 대한 관심이 갈수록 높아진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연비가 좋아질까. 독일의 자동차 부품 및 정비전문업체 보쉬는 차 실내를 깨끗이 하고 각종 센서 점검을 부지런히 하라고 조언한다. 이 조언대로만 해도 1년 동안 2만km를 주행한다고 가정하면 24만 원 가량 아낄 수 있다고 한다.

    트렁크, 뒷좌석 불필요한 물건 정리로 차 무게 줄이기

    연비 이야기를 할 때면 나오는 ‘경제속도’ 부분은 이제 식상하다. 물론 60~80km/h라는 경제속도를 지키면 최고 6%의 연료를 절감할 수 있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그 전에 생각해야 할 것이 바로 차량 무게다. 가정용 세단을 보면 보통 트렁크에 온갖 잡동사니가 가득 차 있다. 혼자서 주로 타고 다니는 차 또한 뒷좌석에 별의별 물건이 있는 경우가 많다. 연비를 높일 때 이런 것들의 무게를 무시할 수 없다고 한다.

    차량 무게를 10kg 줄이면 100km 주행 시 0.16리터의 연료를 절약할 수 있다고 한다. 한 달에 3천km를 주행한다면 4.8리터, 약 1만 원을 절약할 수 있는 말이다.



  • 차량의 ‘토크’를 잘 활용하라

    운전할 때 급제동, 급출발을 자제하라는 이야기는 귀가 따갑게 듣는다. 실제 급제동-급출발만 피해도 연료 소모량을 14% 이상 줄일 수 있다고 한다.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면 차량의 ‘관성’을 잘 이용하라고 말한다. ‘관성운전’은 내리막길에서 기어를 중립으로 바꾸는 게 아니다. 신호등이 빨간색으로 바뀌면 가속페달에서 발을 떼는 것부터 시작한다. 내리막길에서도 기어를 그대로 두고 가속페달에서 발을 떼면 자동차의 두뇌 역할을 하는 ECU가 알아서 연료를 차단한다.

    이 같은 ‘관성운전’을 할 때 중요한 것이 자기 차의 토크(Torque)를 기억하는 것이다. 토크가 좋은 차들은 초기 가속력이 좋아 가속페달을 자주 밟지 않아도 된다. 이를 제대로 활용하면 일반적으로 알려진 연비보다 더 좋은 연비달성이 가능하다.

    타이어 공기압은 연비향상의 기본

    타이어 공기압도 연비에 큰 영향을 미친다. 보통 차량의 문 옆이나 매뉴얼을 보면 적정 공기압 수치가 적혀 있다. 타이어 공기압이 적정 수치보다 10% 낮아질 때마다 연비도 3% 나빠진다. 또한 타이어 내부온도가 7℃씩 상승해 타이어 파손 등 사고 가능성도 높아진다.

    보쉬 등 부품업체뿐만 아니라 자동차 정비업체들도 장거리 운행 전에는 꼭, 도심주행을 하더라도 1~2달에 한 번은 타이어 공기압을 체크하고 적정수준을 유지하라고 충고한다.

    공회전 줄일수록 연료비로 쓰는 '카드값'도 줄어

    여전히 새 차를 산 뒤 차를 길들인다며 공회전을 하는 이들이 있다. 하지만 새로 나온 차들은 그런 공회전이 불필요하다는 게 제조업체들의 말이다. 터보차저를 임의로 장착한 차가 아니라면 이제는 디젤엔진 차량에서도 공회전은 거의 필요없다고 한다.

    공회전을 5분 동안 하면 1km를 주행한 것과 맞먹는다. 운행 중 공회전 7초는 시동을 걸 때 소모하는 연료 수준이라고 한다. 20초 이상 대기해야 할 때는 시동을 꺼서 공회전을 막는 것이 좋지만 그게 어렵다면 최근 나오는 차량 중 ‘스탑 앤 고’ 시스템을 장착한 차가 좋다.

    8만km 이상 주행했다면 산소센서 점검

    운전자들은 엔진오일 등 각종 오일과 소모품은 잘 교체하는 반면 센서 교체에는 인색하다. 연비를 중시하는 사람이라면 자신의 차가 연식이 4~5년 이상 됐을 때 산소센서를 확인해보는 게 좋다.

    산소센서는 배기가스 중의 산소함유량을 파악해 연료 분사량을 조절하고 배기가스를 제어한다. 교환주기가 지난 산소센서를 그대로 달고 있으면 정확한 배출가스 제어가 불가능해져 출력감소는 물론 연비도 떨어진다.

    오래된 차라면 점화플러그·점화케이블도 확인

    오래된 차라 연비가 안 좋다면 점화플러그와 케이블도 점검하자. 점화플러그는 주기적으로 점검하고 마모가 되었으면 교환해야 한다.

    점화플러그에 카본이 쌓이거나 가운데 전극이 기준보다 마모되면 점화 스파크가 약해진다. 이때 엔진 내부에서는 연료가 완전 연소되지 않아 연비를 떨어뜨린다.

    만약 차량 연식이 오래됐다면 점화플러그 뿐만 아니라 점화케이블도 함께 교체해주면 좋다.

    에어필터 점검 안 한 차는 ‘방독면 쓰고 달리는’ 수준

    자동차는 연료로만 가는 게 아니라 공기가 필요하다. 공기 중의 불순물을 걸러주는 에어필터도 꼭 정기적으로 확인해야 한다. 에어필터 점검 및 교체를 안 해준 차는 '방독면 쓰고 달리는 사람'과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자동차 운행 시 흡입되는 공기는 먼지 등으로 오염되어 있어 에어필터에 문제가 있으면 엔진 마모도 심해진다. 에어필터는 주행 1만km 정도가 됐을 때 엔진오일을 교환하면서 함께 교체하는 것이 좋다.

    봄철 황사기간 동안 주행이 많았거나 오염이 심한 지역에서 거주할 때는 교체 시기에 관계없이 자주 점검하는 게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