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창중 칼럼세상> 

     박근혜, 재벌 버르장머리 고쳐 놓을 대선 공약 내놔라

     

  • 아버지 김정일로부터 대권 상속 받은 김정은, 뭐 북한을 개혁·개방으로 이끌 것이다?
    김정일이 갑자기 죽어버리자 정신적 주상(主上)을 잃어버린 종북주사파들이 김정은에게 고개 돌려 김정은이 놀이공원에서 희희 웃으며 회전목마 타는 사진 한 장 놓고 떠들어대는 소리들.

     다른 사진들은 보지 못했나? 자기 아버지와 얼마나 똑같은 복제인간인지를! 자기 아버지뻘 되는 인민군 간부들 앞에서 자기 혼자만 의자에 걸터앉아 담배 꼬나물고 뭔가 지시하며 거만 떠는 장면, 그리고 민생 시찰 한답시고 주민 집에 찾아가 할머니 아버지 어머니뻘 되는 사람들 모조리 무릎 꿇게 만들고 혼자만 양반다리 하는 김정은.

     이런 김정일의 3대 세습에 대해 대한민국은 욕할 자격이 없다고 신랄히 비판하는 책-‘퍼스트 무버(First Mover)'를 읽으면서 한국 사람인 게 너무 부끄러워 숨어버리고 싶은 경험을 한 적이 있다. 나 자신 속에 숨어있는 ’각성력(覺醒力)의 빈곤‘을 거듭 질책하면서.

     책을 쓴 인물은 1885년 고종 임금 때 대한제국의 땅을 밟았던 개신교 선교자이자 지금 연세대학교의 전신인 연희전문학교의 설립자 ‘호러스 그랜트 언더우드’의 증손자 ‘피터 알렉산더 언더우드’. 그는 그 유명한 언더우드 선생의 4대손으로 한국에 남아 살고 있는, 말하자면 골수까지 친한파.

     그는 북한의 전체 경제규모를 대한민국의 재벌에 비유한다. 북한을 재벌로 칠 때 대한민국에서 7위쯤 하는 재벌이라는 것. 그런데? 한국의 재벌을 보라는 것! 모조리 이씨(삼성), 정씨(현대), 구씨(LG), 최씨(SK)…족벌로 대물림하고 있다는 사실을 들이댄다.

     2세, 3세, 4세…황제처럼 거들먹거리며 온갖 못된 짓 다하고 있는 대한민국 재벌들의 부도덕한 속물 근성, 천민 자본주의, 졸부(猝富) 자본주의의 부도덕성이 대한민국 기업의 창의력을 근본적으로 좀 먹고 있다는 얘기를 이처럼 사실에 입각해 뼈아프게 지적하는 책을 본 적이 없다.

     경제민주화를 제기한 박근혜는 이 책을 읽어봐야 한다. 어떻게 재벌의 이 못된 버르장머리를 고쳐야하는지 상세한 처방까지 들어있다.

     난 분명히 말하지만 뼛속까지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원칙의 신봉자다. 그리고 언더우드씨도 마찬가지.
    그는 통탄한다. “한국의 성장은 한국에서만 가능한 것이었다. ” 왜! 왜! 왜! “한국 국민들이었기에 그 지난한 고통을 견뎌낼 수 있었던 것이다. 따라서 지금 재벌이 누리고 있는 많은 성과들은 창업주 가문뿐만 아니라 그 기업이 자라난 토양을 제공한 사회 공동의 것이라고 봐야 한다.”

     더 들어보자. “문제의 핵심은 지금부터 한국이 헤쳐 나가야 할 새로운 시대의 도전을 과연 4~5 가문의 가족 유전자에 의지할 수 있느냐다. 다시 말하면 미래 한국 경제의 운명을 이들 극소수 가문 자손이 얼마나 똑똑하냐에 다 걸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그 재벌 계열사 전체가 100% 그들 가문의 소유라면 할 말이 없다. 고작 2%의 지분을 가진 재벌 가문이 마음대로 어찌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래서 대한민국 재벌들은 세계 어느 나라 못지않게 강한 사회적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 사회적 책임? 노블레스 오블리주! 그러나 아버지한테 재산 물려받아 황제가 된 2세 재벌들은 제 자식 군대 보내는 것부터 대부분 부도덕의 극치!

     지금 무슨 대표니 전무니하는 3세, 4세로 내려가면 ‘90% 이상’이라고 해도 결코 과장이 아닐 정도로 제대로 군대 갔다 오지 않은 미필자이거나 면제자 투성이!

     한끼 수십만원짜리 레스토랑 만들어 돈 퍼들이고, 빵집하고, 면세점 운영 싹쓸이하고, 두부 만들어 팔고, 유통까지 싹쓸이하는 회사 만들어 운전 면허증 하나 갖고 먹고살기 위해 빚 얻어 화물 트럭 산 서민들 몽땅 죽이고. 열거하자면 수백, 수천건도 넘는다.

     새누리당에서 국민행복특위 위원장 김종인과 원내대표 이한구 사이에서 경제민주화를 놓고 싸우고 있는데, 박근혜는 이한구부터 입닥치도록 해야 한다. 재벌들이 그렇게 나가면 표 줄 수 없다고 협박하는데 대해 절대 굴복해선 안된다. 절대!

     경제민주화? 이것 만은 김종인의 주장이 맞다. 재벌을 해체하자는 게 아니잖은가! 재벌들의 버르장머리를 이대로 두면 얼마가지 않아 민심이 폭발하고야 말 것!

     만약 박근혜가 집권한다면? 대한민국 재벌들의 버르장머리 하나만이라도 고치면 큰 업적이 될 수 있다. 박근혜가 당장 입을 열어 재벌들의 버르장머리를 어떻게 고칠 것인지 대선 공약으로 제시하라! 재벌 개혁, 경제민주화는 시대정신이고 시대가 요구하는 절대 과제다!

    

    윤창중 칼럼세상 대표/전 문화일보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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