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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강자’와 ‘추격자’의 결전장, 부산 모터쇼

6개국 22개 업체 151개 모델 173대 차량 출품…양은 축소, 질은 상승국산은 ‘추격자’ 중심, 수입은 독일 對 일본 분위기…벤틀리, 마세라티도 참가

입력 2012-05-27 15:35 수정 2012-05-30 14:22

지난 24일 ‘프레스 데이’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막을 올린 ‘2012 부산국제모터쇼(이하 부산모터쇼)’에는 6개국 22개 완성차 업체가 151개 모델 173대의 차를 전시해 다양한 볼거리가 있다. 부산 모터쇼를 잘 살펴보면 우리나라 자동차 시장의 큰 흐름을 볼 수 있다.

상반된 한국GM, 르노삼성의 ‘전략’

이번 부산 모터쇼는 예년에 비해 참가 업체가 줄어들었지만 아시아 최초의 신차 발표가 늘고, 그동안 참가하지 않았던 벤틀리와 마세라티가 출품해 양적 축소를 질적 상승으로 보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우리나라 자동차 시장은 현대차와 기아차가 대부분을 점유, ‘절대 강자’로 군림하고 있고, 그 뒤를 GM쉐보레, 르노삼성, 쌍용차가 열심히 추격하는 모습이다. 수입차는 2011년 모두 합쳐 연 10만 대 판매를 돌파해 르노삼성, 쌍용차에 맞먹는 점유율을 보인다. 2012년에는 르노삼성의 판매량(2011년 말 기준 10만9,221대)을 훌쩍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때문인지 부산 모터쇼에는 현대기아차 보다는 쉐보레, 르노삼성, 쌍용차 등 ‘추격자 그룹’과 함께 수입차의 ‘강자’ 브랜드들이 치열한 홍보전을 벌이는 모습이다.

▲ 한국GM이 부산 모터쇼에서 공개한 '2013년 퍼펙트 크루즈'.

그 중 쉐보레는 ‘공격적 마케팅과 투자’를 약속해 눈길을 끌었다. 쉐보레는 2013년형 ‘크루즈’를 공개한 데 이어 새로운 컨셉카 ‘유스(Youth)’ 2종을 공개했다.

세르지오 호샤 사장은 프레스 컨퍼런스에서 “올해 말까지 한국에 1조5천억 원을 더 투자하고, 디자인센터도 기존의 2배로 늘이겠다”는 말을 해 관심을 끌었다.

▲ 한국GM이 부산 모터쇼에서 공개한 컨셉카 '유스 130R'

GM 글로벌 디자인 총책임자인 에드 웰번(Ed Welburn) 부사장도 “한국GM은 GM 전체 디자인의 산실 역할을 하고 있다. 이번 디자인센터 확장을 통해 한국 디자인팀이 GM의 미래 제품을 위한 더 큰 꿈을 그려나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들의 말처럼 한국GM은 디자인, 차량개발, 생산시설을 모두 갖춘, GM의 7개 주요 사업장 중 하나가 됐다. 한국 시장에서의 점유율도 꾸준히 늘어 2011년에는 14만705대를 팔았다.

▲ 한국GM이 부산 모터쇼에서 공개한 컨셉카 '유스 140S'

세르지오 호샤 사장은 쉐보레 프레스 컨퍼런스에 이어 GM의 계열 브랜드인 ‘캐딜락’을 찾아 2,000cc 급 중형세단 ‘ATS’를 공개하면서 향후 GM이 직접 캐딜락을 관리하고 마케팅을 맡겠다는 뜻을 내비치기도 했다. 

이 같은 GM의 공격적 마케팅 선언은 국내 소비자들에게 상당한 기대감을 심어주고 있다.

반면 르노삼성은 GM이나 쌍용차와는 달리 2013년부터 국내에서 포스코와 함께 서비스를 시작할 전기차 사업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24일 부산 모터쇼 프레스데이에서 발표한 주제도 ‘전기차 선도와 미래(EV Leadership & Future)’ 였다.

이 자리에서 프랑수아 프로보 르노삼성 대표는 순수 전기차 ‘SM3 Z.E’를 선보였다. 르노삼성 전기차는 2013년부터 부산공장에서 양산된다. 앞서 올 여름부터 포스코와 함께 제주도에서 시범사업을 펼친다.

홍석우 지경부 장관, 허남식 부산 시장 등도 르노삼성을 찾아 전기차에 앉아 보는 등 관심을 표했다. 하지만 이 같은 르노삼성의 ‘비전’이 내수 진작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전기차 주행과 AS, 높은 가격 등 현실적인 ‘장애물’ 때문이다.

▲ 르노삼성이 내놓은 컨셉카 '캡처(CAPTUR)'. 신차로 나올 QM3의 베이스가 될 예정이다.

 

반면 실제 소비자들의 눈길을 끌만한 제품은 거의 없었다. 컨셉카는 CUV인 ‘캡쳐(CAPTUR)’ 뿐이었다. 다른 전시 차량은 르노그룹의 F1 머신과 국내 온로드 카레이싱인 '슈퍼레이스'에 참가할 SM3 2.0 터보 레이싱카, 현재 판매 중인 SM3, SM5, SM7, QM5 등이었다.

이런 점을 벌충하려는 듯 르노삼성은 ‘전기차존(Zone)’, ‘스마트존’, ‘사회공헌존’, ‘히스토리존’ 등의 테마관을 선보이며 ‘부산 최대 기업’임을 강조했다.

프로보 사장도 “르노삼성이 기반을 두고 있는 부산에서 그 동안 구축한 핵심가치와 미래를 위한 비전을 관람객과 공유할 수 있도록 다양한 전시 아이템과 다채로운 볼거리를 준비했다”고 밝혔다.

“우리는 디젤 SUV의 강자” 쌍용차, 어려운 사정에도 강한 의지

한편 ‘만년 5위’라는 조롱을 듣던 쌍용차는 인도 마힌드라에 인수된 뒤 ‘투지’를 불태우는 모습이었다. 쌍용차는 부산 모터쇼에 임직원들이 대거 참석한 것은 물론 마인드라 임직원도 초청해 새로운 차량들을 선보였다.

▲ 쌍용차의 '렉스턴 W' 옆에서 포즈를 취하는 홍석우 지경부 장관(오른쪽).

그 중 눈길을 끈 것은 ‘렉스턴 W’와 컨셉카인 ‘XIV-2’. ‘렉스턴 W’는 ‘SUV의 명가’임을 자처하는 쌍용차가 내수시장의 ‘절대강자’ 현대기아차에 맞서는 한편 해외 수출 시장에 던질 카드라고 했다.

쌍용차는 ‘렉스턴 W’의 가격을 2,700만 원부터 최고 3,600만 원까지로 잡았다. 이는 최근 새로 발표하는 국산 고급 SUV보다 1,000만 원 이상 저렴한 가격이다. 쌍용차 측은 여기다 “우리는 소위 말하는 ‘스펙 상의 마력’에는 연연하지 않으려 했다. 실제 주행에서 필요한 힘과 토크를 중시해 실제 타본 사람이 그 힘을 느낄 수 있도록 만들었다”고 밝혀 일명 ‘뻥마력(실제 출력이 스펙 보다 현저히 낮은 점. 일부 국산차 업체가 비판받음)’ 논란에 정면도전 했다.

또한 일명 ‘뻥연비(국내 연비기준이 실제 도로사정과 맞지 않아 주행 시 연비가 공인연비보다 낮은 문제. 때문에 최근 연비기준을 새로 도입함)’ 논란을 의식해 배기량은 줄이는 대신 토크를 강화한 엔진을 장착하고, 벤츠가 만든 변속기를 장착했다.

▲ 쌍용차의 컨셉카 'XIV-2'의 모습. 2014년 출시 예정이다.

이 같은 쌍용차의 노력은 대주주인 마힌드라가 먼저 인정했다고 한다. ‘렉스턴 W’도 마힌드라의 요청으로 조만간 인도에 수출될 예정이라고 한다. 소비자들도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부산 모터쇼 개막 직후에는 ‘렉스턴 W’가 포털의 실시간 검색어 상위권에 오르기도 했다.

쌍용차 측은 또 “2014년 초에는 컨셉카 ‘XIV-2’를 국내 출시할 예정”이라고 밝혀 소비자들의 기대감을 한층 북돋웠다.

▲ 쌍용차의 컨셉카 'XIV-2'의 모습. 소프트탑으로 된 지붕이 열린 모습이다.

컨셉카 ‘XIV-2’는 랜드로버의 ‘이보크’와 실루엣이 비슷한 CUV로 지붕이 오픈되는 형태다. 만약 쌍용차가 ‘XIV-2’를 ‘저렴한 랜드로버’라는 식으로 소비자들에게 어필할 경우에는 상당한 인기를 끌 것으로 보였다.

시장은 ‘마이너’ 편, 정부는 ‘메이저’ 편?

이 같은 ‘추격자 브랜드’의 노력 또는 포기에 시장과 정부는 누구의 편을 들고 있을까. 정확한 것은 2012년부터의 판매고를 봐야 하겠지만, 부산 모터쇼만 놓고 보면 소비자들은 마이너 브랜드들이 라이벌로 부상해 ‘시장질서’를 회복해주길 기대하는 반면, 정부는 여전히 메이저를 미는 입장은 여전해 보인다.

포털의 ‘인기 검색어’ 뿐만 아니라 언론도 한국GM과 쌍용차의 노력에 호감을 갖는 분위기다. 특히 쌍용차가 ‘코란도C’와 ‘코란도 스포츠’에 이어 고급 SUV라는 ‘렉스턴 W’도 비교적 낮은 가격으로 내놓겠다는 밝힌 점은 좋게 평가한다.

소비자들은 지난 10년 동안 국산차 가격이 전년 대비 연 평균 7~9% 이상 꾸준히 오른 것에 대해 상당한 반감을 갖게 됐기 때문이다.

한편 부산 모터쇼 개막과 함께 주요 브랜드를 찾은 홍석우 지경부 장관, 허남식 부산 시장 등은 국산차 브랜드들을 찾아 ‘호평’을 했다. 특히 르노삼성이 내놓을 전기차 ‘SM3 Z.E’에는 직접 타보며 상당한 관심을 표했다.

▲ 홍석우 지경부 장관이 르노삼성의 전기차 'SM3 Z.E'에 올라타 환한 미소를 짓고 있다.

그러나 관련 중앙 부처들이 지금까지 발표한 내용들을 보면 정부 관료들은 ‘마이너 브랜드’에 그리 호의적이지 않은 분위기다.

이명박 정부가 정권 초반 ‘저탄소 녹색성장’을 캐치 프레이즈로 내걸고 전기차와 친환경 디젤엔진, 고성능 하이브리드 차량 개발을 적극 독려했음에도 불구하고 4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친환경 차량’ 보급과 개발이 지지부진한 이유도 ‘대기업이 주도하기 때문’이라는 게 자동차 시장 안팎에서 나오는 중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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