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선영 의원 뒤 이을 의원 하나 없는 대한민국 국회..중국, 한국 지도부 우습게 볼 것
  • 대체 얼마나 더 죽어야 하는 것일까.

    탈북자 문제에 등을 돌린 대한민국 남성 국회의원 252명의 작태가 가관이다.

    몸무게 40kg 남짓한 자유선진당 박선영 의원이 목숨을 걸고 ‘탈북자 북송 반대 단식투쟁’을 진행하던 중 실신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단식 11일째였다. 지난달 21일 단식을 시작한 박 의원은 2일 오후 서울 종로구 효자동 주한 중국대사관 앞에서 열린 ‘중국 정부의 탈북자 북송 반대를 위한 문화제’에 참석했다가 결국 의식을 잃고 말았다.

    당시 발언대에 오른 박 의원은 기운 없는 목소리로 “어젯밤 중국과 라오스 국경지대에서 탈북자 4명이 또 잡혔는데 생후 20일 된 아기까지 있습니다. 어떻게든 북송을 막아야 하는데 모두가 도와주세요”라고 호소했다.

    발언을 마치고 내려온 박 의원은 간이의자에 몸을 의지한 채 탈북자 대표의 발언을 듣고 있다가 갑자기 안색이 창백해지면서 의자와 함께 쓰러졌다.

  • ▲ 자유선진당 박선영 의원이 2일 오후 2시30분경 서울 종로구 효자동 주한 중국대사관 앞에서 11일째 단식을 이어오던 중 실신해 병원으로 이송되고 있다. ⓒ뉴데일리
    ▲ 자유선진당 박선영 의원이 2일 오후 2시30분경 서울 종로구 효자동 주한 중국대사관 앞에서 11일째 단식을 이어오던 중 실신해 병원으로 이송되고 있다. ⓒ뉴데일리

    그러자 한 시민은 곧바로 구급차를 보내달라고 신고했고 박 의원은 10분 뒤 119 구급대에 의해 서울대 병원으로 이송됐다.

    그의 모습을 지켜보던 시민들은 울음을 쏟아냈다. 서서히 말라가는 박 의원의 모습을 꾸준히 지켜본 이들이었다. 눈물을 흘리던 한 시민은 구급대에 실려가는 박 의원의 손을 꼭 잡고 “의원님 이제 그만 식사하세요”라며 펑펑 울었다.

    박 의원은 수차례에 걸쳐 국회를 향해 “도와달라”고 애원을 했었다. 하지만 박 의원의 이런 고된 노력과 의지는 여의도까지 전달되지 않은 듯하다. 오히려 국회의원들의 반응을 보면 참혹하기만 하다.

    지난달 27일 국회는 실질적인 효력이 거의 없는 ‘북한이탈주민 강제 북송중단 촉구 결의안’을 의결했다. 결국 말 뿐인 서한이다. 결의안이 의결된 이후에도 중국 정부가 탈북자를 잡아들여 북송하고 있다는 보도는 매일같이 쏟아져 나온다.

    더욱이 중국이 박선영 의원의 비자 발급을 거부하는 ‘오만하고 치졸한’ 태도를 보이고 있는데도 누구 하나 국회 내에서 이런 중국의 만행에 대해 제대로 된 목소리를 내는 이가 없다.

    하루라도 빨리 중국 정부의 탈북자 북송을 막기 위해선 대한민국 국회의원들이 뜻을 모아 한 목소리를 내야 한다. 그러나 지금 이 시간까지 여야 국회의원 대부분은 총선-공천에 정신이 팔려 ‘밥그릇 싸움’에 치중하고 있다.

    아무도 팔을 걷고 나서질 않는다. 특히 252명의 남성 국회의원들을 보면 참으로 한심하기 짝이 없다. 이들은 박선영 의원의 조그만 등에 숨어 요리조리 눈치만 살핀다.

    정쟁에 몰두할 때는 그렇게 큰 목소리 내고 몸싸움에 기세등등하던 남성 의원들이 모기만한 목소리도 내지 않는다. 의사당내서 주먹질 하기론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대한민국 남성 국회의원들이 말이다.

  • ▲ 지난 2010년 12월 여야 국회의원들이 본회의 의장석을 차지하기 위해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 지난 2010년 12월 여야 국회의원들이 본회의 의장석을 차지하기 위해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그렇게 바빴을까. 어떻게 11일 동안 단 1시간을 투자하질 않는다. 주한 중국대사관 항의 방문은커녕 개인 논평 하나 없다. 하긴 밤낮으로 자신의 지역구에서 명함 돌리기에 바쁜 사람들이니 더 바랄 것도 없다.

    관심이라도 갖는 이들은 그나마 나은 편이다.

    새누리당 황우여 원내대표는 박선영 의원을 향해 “단식 투쟁을 중단 하라”며 우려 섞인 목소리를 냈다. 그러면서 “중국은 조속히 세계적 여론과 양심적인 의견에 귀를 기울여 강제 북송을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주영 정책위의장은 “입만 열면 인권 얘기를 해 오던 사람들의 눈에 탈북자의 인권은 보이지 않는 것이냐”고 야당을 비판했다.

    그러나 모두 말로만이다.

    박 의원의 요청에 응답해 단 하루라도 단식투쟁에 동참하거나 앞으로 함께 하겠다고 뜻을 밝힌 의원은 손가락에 꼽힌다.

    자유선진당 이회창 전 대표와 임영호 의원, 새누리당 차명진, 조전혁, 권택기, 김용태, 박준선, 이은재, 신지호 의원 9명 뿐이다. 박 의원을 격려 방문한 의원도 그리 많지 않다. 

    야당은 탈북자들이 죽어나가든 말든 꿈쩍도 하지 않는다. 민주통합당-통합진보당은 모든 현안을 ‘MB 정부 탓’으로 돌릴 테니 더 말하면 입만 아플 뿐이다.

    국회의원은 1억원에 가까운 연봉을 받는다. 또 무슨 특권이 그리도 많은지 200가지 특수한 혜택을 받기도 한다. 국회의원 1명의 특권에 쓰이는 국민의 혈세는 무려 32억원에 달한다.

    그런데 이들 국회의원들의 행태를 보면 제대로 된 시민 1명만도 못하다. ‘부끄럽다’는 단어의 뜻을 알고나 있을까 궁금하다. 북한 이탈 주민에게도 최소한의 인권을 보장해 줘야 한다는 박선영 의원의 주장이 과연 틀린 말일까.

    한반도에 한민족이 정착한 이래 한민족의 역사는 외적에 맞서 싸워온 처절한 생존투쟁 그 자체였다. 그 투쟁의 역사 대부분은 대륙세력인 중국과의 싸움이었다.

    한반도 남자들의 힘이 대륙 중국 남자들의 힘에, 섬나라 일본 남자들의 힘에 밀릴 때, 한민족 남자들의 어머니 누이 딸들이 겪은 그 처절한 고통을 생각해보라. 솔직하게 말하면 한국남자들이 힘없고 못나서 한국여자들이 능욕 당하고 고통당한 일이 어디 한두번인가? 멀리 갈 것도 없이 일본군 위안부 문제도 한반도 남자들이 못나서 벌어진 일 아닌가? 

    이제 박선영 의원이 실신해 병원에 실려갔으니 주중한국대사관 앞에서 중국에 가해지는 항의의 동력은 곧 꺼져갈 것이다. 중국 지도부는 이런 한국을 보고 무엇을 생각할 것인가? 달랑 여성 국회의원 한 명이 쓰러지니 바로 조용해지는 대한민국 국회를 조롱하고 비웃을 것이다. "조공 받치던 것들이 그러면 그렇지.." 하며 기개 없고 의협심 없고 유약해 빠진 한국 지도층에게 손가락질 할 것이다.

    대한민국 남성 국회의원 252명에게 묻고 싶다. "남자 맞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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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는 괜찮습니다...너무나도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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