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주당 청년뱃지 탈락자 4인, 결국 법적 소송 제기
     
    심사위원도 심사기준도 공개하지 않은채 진행 물의
    빅 뉴스 /박주연 기자, pyein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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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주통합당 청년비례대표 홈페이지의 한명숙 대표 인사말 
      

    성상훈, 강석하, 안용범, 변철훈 등 민주통합당 청년비례대표 탈락자 4인이 16일 오전 남부지법에 한명숙 대표를 상대로 ‘효력정치 가처분 신청서’를 제출했다. 이들은 민주통합당에서 389명의 지원자 중, 서류심사로 116명의 합격자를 발표한 이후부터, 트위터, 페이스북 등을 통해 불투명한 절차와 불공정 심사에 관해 항의해왔다. 이들이 문제삼고 있는 부분은 크게 세 가지이다.

    첫째, 공당의 공천심사에서 아직까지 심사위원은 물론 심사기준조차 공개되지 않고 있는 불투명한 절차이다. 특히 민주통합당은 '슈퍼스타K'방식으로 선정한다고 홍보해왔다. '슈퍼스타K'는 공개된 장소에서, 심사위원들이 공개적으로 합격자를 선택하여, 젊은층에 큰 인기를 끌어왔다. 이번 민주통합당 지원자들은 모두 '슈퍼스타K'를 염두에 두었으나, 전혀 예상치 않게 밀실에서 일을 처리한 것이다.

    둘째, 2011년 12월 28일 첫 공개모집을 시작한 이후, 민주통합당에서 규칙을 수시로 바꿔왔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 2월 1일 책임자인 남윤인순 민주통합당 청년대표 국회의원 선출 특별위원장은 “1단계에서는 1차 서류(동영상) 심사를 거쳐 300명으로 후보를 압축한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실제로는 116명만 합격시켰다.

    민주당 출신 청년후보들 벌써부터 계파싸움 벌이며 혼탁양상

    이 때문에 애초에 공모 당시에서는 동영상 자료, 서류심사만으로 270여명이 탈락시키는 줄 전혀 모르고 제출한 지원자들은 그간 준비한 상세자료를 제출해보지도 못하고 탈락된 경우도 많다. 심지어 민주통합당 측은 애초에 당선 안정권에 4석을 배치한다는 입장과 달리, 한두 석 정도 ‘당선 가능권’에 배치하겠다며, 계획을 또 다시 수정하고 있다.

    셋째, 2차합격자 48명 중, 민주통합당 당직자나 국회의원 보좌관 출신들이 다수 포함되어있다는 점이다. 민주당 서울시당 대학생위원장 성치훈 후보, 강남구의원 이관수 후보 등등이 합격하고 있다.

    이들 민주통합당 소속의 후보들은 벌써부터 인터넷을 통해 계파싸움을 벌이는 등, 순수한 열정으로 도전한 일반지원자들은 피신청인의 당리당략에 들러리를 서고 있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탈락자들이 법적 대응까지 나서게 된 이유는 민주통합당의 무사안일한 태도 탓이다. 이들은 트위터 등을 통해 민주통합당 청년비례대표 관계자들에, 심사위원과, 심사기준 등 최소한의 사항들을 공개해줄 것을 요청했다. 그러나 민주통합당은 이에 대해 아직까지 제대로 된 답변조차 하지 않고 있다.

    한명숙, 문성근, 이인영 등 탈락자 하소연 모른 체, 수십억대 송사 휘말릴 듯

    이 때문에 이들은 한명숙 대표는 물론, 이 기획을 제안한 문성근 최고위원, 이인영 최고위원 등에 트위터를 통해 해결을 촉구했으나, 당 지도부 전체가 모른 체 하고 있는 실정이다. 결국 이들 4인은 효력정지 가처분신청을 법원에 제출하기에 이른 것이다.

    이번 소송을 주도한 성상훈씨는 “그간 시민단체에서 고민해온 국가 정책들을 담기 위해 열흘 간 고민하여 동영상과 서류를 제출했는데, 대체 누가 무슨 기준으로 평가한 줄도 모르고 탈락했다”며, “슈스케 방식으로 합격자를 정한다는 말에, 투명하고 공정하게 일이 진행될 줄 알았으나, 완전히 속았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이들은 향후 민주통합당이 2030대의 표만을 노리고, 청년들을 노리개감으로 전락시킨 것에 대해, 대대적인 비판투쟁에 나설 것이며, 389명의 지원자 중, 한두 명의 합격자를 제외한 탈락자 전원이 집단 위자료 청구소송을 준비할 것이라는 계획을 밝혔다.

    특히 민주통합당이 '스펙보다는 스토리'를 강조하는 통에, 환경이 어려운 청년들이 자신의 신상을 모두 밝힌 동영상을 제출, 민주통합당은 이 동영상을 전면 공개하여 홍보에 이용해왔다. 법률 전문가인 무소속 강용석 의원은 "개인 신상이 다 공개된 동영상으로 홍보해왔기 때문에 최소한 한 명 당 위자료 천만원씩은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을 내기도 했다. 탈락자 중 절반인 200명 정도만 소송에 참여해도 무려 20억원대 송사에 휘말리는 것.

    이 때문에 사태 해결을 촉구하기 위해, 한명숙 대표, 문성근 최고위원에 면담을 요청하고, 나꼼수 김어준 등에도 이 건을 다루어달라고 제안할 예정이다.

    한편, 이미 민주통합당은 48명의 2차 합격자를 발표한 뒤, 이번 주말 2박3일의 MT를 가서 16명을 가려낼 전망이다. 민주통합당은 2박3일의 MT 참가비를 무려 30만원씩 책정해놓았다.

    그러나 탈락한 동료들이 불공정을 하소연하고 있음에도, 청년들의 대변자가 되겠다는 합격자들은 이들의 호소를 모른 체하고 있어, 자질론이 불거지고 있다. 눈 앞에 뻔히 보이는 불공정한 현실에 눈을 감는 인물들이 20대와 30대를 위해 불의에 맞서고 약자의 이익을 대변할 수 있겠냐는 것이다.

    노무현 정신 내다팔며 합격한 청년후보들, 동료들의 불이익에 침묵

    이에 대해서는 2030세대의 정치참여를 주장해왔던 미디어워치 변희재 대표가 강경하게 비판하고 있다. 변대표는 트위터를 통해 “노무현 대통령은 92년도 3당합당 때 절차 문제를 제기하여 김영삼 대통령 앞에서 ‘이의있습니다’ 이렇게 외쳤다”며, “노무현 정신 내다파는 청년들이, 동료들의 불이익을 보면서도 금뱃지만을 위해 침묵하는 것, 매우 충격적인 일”이라며 합격자들을 비판하고 있다. 그러나 48명의 합격자들 중 그 누구도 이러한 문제제기에 답변하지 않고 있어, 애국 트위터리안들로부터 “벌써부터 권력에 줄서기 시작하는 노회한 정치9단들”이라는 빈축을 사고 있다.

    2030세대에서 절대 강세를 보였던 민주통합당이 결국 순수한 청년들을 금뱃지로 유혹하여, 더 많은 표를 얻으려다 예상치 않은 돌발상황을 맞게 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