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이 없으면 나라도 개인도 설 수 없다"정치적 현안에 즉답 피해..정치인 세배 줄이어
  • 무신불립(無信不立).

    김영삼 전 대통령은 1일 새해 휘호로 '신의가 없으면 살아갈 수 없다'는 뜻의 무신불립을 제시했다.

    김 전 대통령은 새해 첫 날 상도동 자택으로 세배 온 하례객들에게 "믿음이 없으면 나라도 개인도 설 수 없다. 올해는 대통령과 국회의원 선거가 있기 때문에 대단히 중요한 해"라고 했다.

    그는 "박근혜 비대위원장을 지지한다는 보도를 봤다"는 한 방문객의 질문에 "그렇게 할 것이다. 나라가 잘 돼야 하니까"라고 답했다.

  • ▲ 김영삼 전 대통령이 새해 휘호로 무신불립을 제시했다. 사진은 지난 11월 심대평 자유선진당 대표가 상도동 자택을 방문, 김 전 대통령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 연합뉴스
    ▲ 김영삼 전 대통령이 새해 휘호로 무신불립을 제시했다. 사진은 지난 11월 심대평 자유선진당 대표가 상도동 자택을 방문, 김 전 대통령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 연합뉴스

    다만 일부 정치 현안에는 즉답을 피했다. 한 참석자가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 중 2명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고 하자 눈을 지긋이 감은 채 "나는 코멘트 안하겠어요"라고 말했다.

    "언론사 여론조사를 보니 양자대결에서는 안철수 교수가 박근혜 비대위원장을 앞선다"는 발언에도 대답 없이 듣기만 했다.

    김 전 대통령의 자택에는 한나라당 정몽준 전 대표를 비롯해 이재오 전 특임장관, 권영세 한나라당 사무총장, 이주영 정책위의장, 홍사덕 안경률 정병국 김성동 김소남 유일호 이성헌 이은재 이종혁 박영아 최경희 의원, 미래희망연대 김혜성 의원, 자유선진당 이인제 의원 등이 방문했다.

    동교동계 인사의 발걸음도 이어졌다.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을 지낸 한광옥 전 의원과 거동이 불편한 최형우 전 장관도 상도동을 찾았다. 

    상도동계인 김덕룡 대통령 국민통합특보와 김수한 박관용 전 국회의장, 이원종 전 청와대 정무수석, 유도재 전 총무수석, 서청원 전 미래희망연대 대표, 신경식 김봉조 김형광 박종웅 전 의원도 자리를 함께 했다.

    문민정부 출신 인사인 이홍구 고건 이수성 전 총리, 김한규 전 총무처 장관, 오정소 전 국가보훈처장도 왔다. 탈북한 어린이들이 방문하자, 직접 세뱃돈을 건네기도 했다.  

    김 전 대통령은 과거 대통령 재임시절 러시아 방문,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 부부와의 만남 등을 거론하며 대화를 이끌었다. 

    특히 지난해 모스크바 방문을 언급하며 "과거 고르바초프 대통령 때보다 질서가 잡혔다. 극동문제연구소에서 명예박사 학위를 준다고 해서 날씨가 풀리면 다시 갈 것"이라고 했다. 다만 3선을 노리는 블라디미르 푸틴 총리에 대해서도 "그런 독재가 어디 있냐"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