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인> “억대 피부클리닉 출입” 보도, 따라한 매체 줄소송 당해박 후보 측 “1억 짜리 클리닉 출입 숨기려 딸까지 판다” 비판나 후보 해명에 의혹제기한 의사 ‘난 인터뷰 한 적 없어’ 발뺌박 후보 측 ‘묵묵부답’…21일 TV토론회에서는 ‘센터왕’ 별명까지 얻어
  • 지난 20일 시사주간지 <시사IN>은 ‘나경원 한나라당 후보가 서울 청담동의 초호화 피부클리닉을 출입했다’고 보도했다. 나 후보 측이 해명했지만 한 ‘전문의’가 트위터를 통해 의혹을 제기하면서 좌파 매체들은 앞 다퉈 나 후보를 비판하는 기사를 냈다. 하지만 이틀 만에 이런 ‘의혹제기’는 무용지물이 됐다.

    <시사IN>의 보도, 재벌 부인 언급하며 ‘연 1억 원’ 사용 의혹제기

    20일 <시사IN>은 ‘나경원 후보가 다닌 피부클리닉의 문제는 연 회비가 1억 원이며 철저한 회원제, 예약제로 되어 있다. 3~5억 원 씩 내고 가족단위로 출입하는 사람도 있다. 서민들로서는 상상할 수도 없는 초고가’라고 보도했다. <시사IN>은 ‘관계자’를 인용해 ‘나 후보는 코를 살짝만 들어준 것’이라며 ‘성형의혹’까지 제기했다.

    이 보도가 나오자 20일 박 후보 선대위와 민주당 등은 ‘한나라당 나 후보는 의혹 백화점’이라며 파상 공세를 폈다. 야권은 나 후보의 ‘1억 피부클리닉 출입’, 공약 베끼기, 변호사 수임료 등 각종 의혹들을 한꺼번에 제기했다.

  • ▲ <시사IN>이 보도한 문제의 청담동 '억대클리닉'.
    ▲ <시사IN>이 보도한 문제의 청담동 '억대클리닉'.

    민주당 김유정 원내대변인은 이날 “나 후보가 연회비 1억 원에 달하는 강남 소재 고급 피부클리닉을 이용한 것으로 알려졌다”며 “고단한 서민의 삶과는 거리가 멀고 한숨짓게 한다”고 비난했다.

    이에 나 후보 측은 “다운증후군이 있는 딸이 고 1때부터 피부노화가 나타나 치료를 받으러 다닌 것”이라며 “1억 원은 말도 안 된다. 실제 지불한 돈은 500~600만 원 사이며, 나는 딸이 치료받을 때 함께 가서 피곤할 때 마사지를 받은 정도”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범야권’의 공세는 그치지 않았다. 되려 ‘선거에 이기려고 딸을 판다’는 비판까지 나왔다. 21일 박 후보 측 우상호 선대위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나 후보가 1억 원짜리 피부숍에 다닌 걸 숨기려고 장애인 딸을 활용하는 것은 나쁘다”고 비판했다. 우 대변인은 “1억 회비를 받는 회원제 피부관리실에서 실비로 피부 관리를 받았다면 명백한 정치자금법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할인을 받은 것 자체가 ‘불법 정치자금’이라는 주장이다.

    ‘나는 꼼수다’의 진행자로 활동하다 박 후보 선대위에 합류한 정봉주 前민주당 의원도 국회 브리핑에서 “딸 전문 치료를 받았다는데 거긴 어른들 노화 클리닉”이라고 주장했다.

    박 후보 측 대변인 “할인 받았다면 정치자금법 위반”

    좌파 매체들은 신이 나 보도했다. <프레시안>은 <시사IN>의 보도를 거의 대부분 전재했고, 좌파 언론비평매체 <미디어스>는 ‘나경원 후보 거짓해명 논란확산, 딸 치료 위해 1억 피부샵?’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내보냈다. <한겨레>는 ‘나경원 다닌 청담동 피부클리닉 50대 회원, 연회비 1억인데 깎아달란 사람 없다’고 보도했다.   

    <뷰스앤뉴스>도 21일 나 후보의 ‘억대 피부클리닉’ 출입 사실을 보도하며 공세수위를 높였다. <뷰스앤뉴스>는 21일 ‘소아과전문의 나 후보 거짓해명 의혹제기’라는 기사에서 소아정신과 전문의 서천석 씨의 트위터를 인용했다.

    <뷰스앤뉴스>는 서 씨가 트위터에서 ‘아마도 인터넷 검색하다보니 다운증후군의 조기노화 이야기가 나왔겠지. 그러나 그것은 성인 다운증후군 이야기. 급하니 잘못 갖다 붙였다’며 ‘나 후보 해명을 거짓말로 규정했다’고 보도했다.

    <뷰스앤뉴스>는 이어 ‘그는 한 의사가 다운증후군 수명은 42세라며 자신의 글에 의문을 제기하자 지금 다운증후군 아이 태어나면 기대여명 60세 이상으로 본다. 저는 전공 때문에 다운증후군 아이들과 가족들을 참 많이 만난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 ▲ 21일 <뷰스앤뉴스>가 보도한 내용. 서 씨의 트위터를 인용했다.
    ▲ 21일 <뷰스앤뉴스>가 보도한 내용. 서 씨의 트위터를 인용했다.

    <뷰스앤뉴스>는 그의 발언에 신빙성을 더하기 위함인지 ‘서 박사는 대한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 홍보위원회 이사’라는 부연설명까지 넣었다.

    이로 인해 인터넷에서는 ‘딸의 피부노화 치료 목적이었다’는 나 후보 측의 주장이 ‘거짓말’로 치부되는 분위기였다.

    의학서적 찾아보니 다운증후군 환자 피부노화는 ‘사실’

    하지만 이런 ‘네거티브 공세’는 첫 보도가 나온 지 사흘 만에 ‘힘’을 잃었다. ‘다운증후군 환자의 70%가 피부노화를 겪는다’는 사실이 밝혀진 것이다. 실제 의학서적 뿐만 아니라 브리태니커 백과사전 등에서부터 서울아산병원 홈페이지 등에 이르기까지 ‘다운증후군 환자는 어릴 적부터 일반인에 비해 피부가 약하고 혈액순환이 나빠 습진, 동상에 잘 걸리고 빠른 피부노화를 겪는다’고 설명하고 있다.

    17대 국회 때부터 나 후보와 친하게 지내고 있다는 최구식 한나라당 의원은 나 후보와의 전화통화 내용을 인터넷에 올렸다.

    최 의원이 ‘그 병원에는 왜 가게 된 건가’ 묻자 나 후보는 “딸 아이(고 3)가 다운증후군이다. 고교 1학년 되면서부터 피부가 나빠졌다. 그래서 제가 영양크림, 아이크림을 저녁에 직접 발라줬다. 그 선생님(클리닉 원장)이 피부를 잘 본다고 해서 지난해 가을부터 아이를 데리고 다녔다. 딸아이가 무릎도 좋지 않아서, 무릎과 피부 치료를 받았다. 같이 간 김에 저도 치료를 받은 거다”라고 답했다.

    최 의원이 ‘나 후보는 어떤 치료를 받았느냐’고 묻자 “제가 과로를 하면 어깨가 잘 뭉쳐서 치료를 받았고. 가끔 영양액을 링거로 주사 맞았고, 피로할 때 피부 마사지를 받았다”고 밝혔다.

    나 후보는 최 의원과의 통화에서 “딸과 제가 둘이서 한 해 동안 550만 원 정도인 것 같다. 정확하게 파악하라고 보좌진에게 지시해 놓았다. 한 해 동안 10번쯤 갔다. 선생님이 그 돈(지불한 550만원)으로 10번쯤 더 해주겠다고 했다”고 해명했다.

  • ▲ 22일 <빅뉴스>가 보도한 의학서적 내용 중 일부. 이 외에도 다운증후군 환자의 경우 피부가 약하고 혈액순환이 잘 안 돼 각종 질환을 겪기 쉬우며 노화가 빨리 온다는 설명이 있다.
    ▲ 22일 <빅뉴스>가 보도한 의학서적 내용 중 일부. 이 외에도 다운증후군 환자의 경우 피부가 약하고 혈액순환이 잘 안 돼 각종 질환을 겪기 쉬우며 노화가 빨리 온다는 설명이 있다.

    이는 나 후보 선대위의 이종현 대변인이 “다운증후군을 앓고 있는 큰 딸이 피부과 치료를 받아야 해서 나 후보도 같이 갔다가 한 번씩 치료를 받은 적이 있다. 나 후보는 회원이 아니어서 치료할 때만 실비로 진료비를 냈다”고 해명한 것과 같다. 하지만 ‘범야권’의 ‘네거티브 공세’는 사라지지 않았다.

    첫 보도 <시사IN>, 나 후보 ‘해명’ 사실로 확인

    22일 더 큰 ‘반전’이 있었다. <빅뉴스>는 이날 오후 ‘나경원 후보의 피부클리닉 출입에 대한 의혹을 제기했던 소아정신과 의사 서천석 씨가 자신의 입장을 뒤집었다’고 보도했다(http://www.bignews.co.kr/news/article.html?no=234036).

    <빅뉴스>는 이 보도에서 “간단한 인터넷검색으로도 다운증후군 아이가 아토피나 노인성 피부질환을 앓는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서 씨는 ‘뷰스앤뉴스, 미디어스, 머니투데이 등의 기사를 봤는데, 저는 어떤 매체와도 인터뷰한 적은 없다’, ‘저는 소아과가 아닌 정신과 전문의’, ‘부끄럽고요, 자제해주세요’라는 정정 문구를 자신의 트위터에 올렸다”고 보도했다.

    나 후보의 ‘억대 클리닉 출입’ 의혹을 제기한 <시사IN>도 ‘반전’을 거들었다. 나 후보가 <시사IN>을 고소고발하자 후속취재에 나섰다가 해당 클리닉에서는 나 후보의 딸이 주로 치료받았고, 액수도 1억 원에 크게 미치지 못한다는 점을 확인한 것이다.

    나 후보 측은 결국 ‘억대 클리닉 출입’ 의혹을 강하게 제기한 <시사IN> <뷰스앤뉴스> 등 세 곳의 언론사를 고소고발했다.

    박 후보, 공약과 토론회, 트위터로 ‘역풍’ 맞나

    한편 박 후보 측은 나 후보를 ‘대한민국 0.001% 상위그룹’이라며 각종 ‘네거티브 공세’를 펼치고 있음에도 지지율이 제자리 걸음을 보이자 난감해하고 있다. 네티즌들은 그 원인을 박 후보의 공약에서 찾고 있다.

  • ▲ 지난 21일 서울시장후보 TV토론 전 악수를 나누는 양 후보들. 이 토론에서 박 후보는 '센터왕'이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 지난 21일 서울시장후보 TV토론 전 악수를 나누는 양 후보들. 이 토론에서 박 후보는 '센터왕'이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한 커뮤니티 사이트에서는 ‘박원순 후보가 노원구를 잘못 건드려 난리가 났다’고 전했다. 오세훈 前서울시장의 정책을 없앤다며 노원구 지역 재개발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보이자 주민들이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반면 나 후보 측의 공약이 이뤄지면 5만5천여 가구의 재건축이 가능해진다.

    지난 21일 TV토론도 박 후보에게는 ‘부담’이 됐다. 현재 일부 커뮤니티에서부터 ‘센터왕 박원순’이라는 동영상이 나돌기 시작했다.

    TV토론에서 나 후보가 박 후보에게 “본인이 새로 만든다는 센터가 얼마인지 아느냐”고 묻자 박 후보가 자료를 뒤지다 결국 답을 못하는 모습이 잡힌다. 이어 나 후보는 “세우겠다는 센터를 대충 세어 봐도 40개가 넘는다. 이게 (측근을 위한) 자리 만들어 준다는 말 아니냐”고 몰아붙인다. 여기에 박 후보가 바로 답을 못하자 사회자가 발언을 막는 모습이 나온다.

    이런 악재들 속에서 박 후보 측은 트위터와 22일 광화문 시위 등을 통해 젊은 층의 선거 독려와 지지층 결집 운동을 펼치고 있다. 심지어 “내가 선거에서 지면 안철수 원장도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발언을 흘리는 등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형세는 그리 유리하지 않다.

    게다가 ‘선거 하려는 노친네 말리려 수안보 온천여행 예약했다’는 한 지지자의 트위터에 ‘진짜 효자!’라고 한 조국 교수 발언까지 퍼지면서 박 후보의 앞길은 점점 어두워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