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수를 부끄러워하는 보수 시민후보

    미래한국 편집인 김범수  www.kimbumsoo.net

  • ▲ 김범수 미래한국 편집인ⓒ
    ▲ 김범수 미래한국 편집인ⓒ

    “역사의 물결을 거스르는 집권세력을 응징해야 한다” 며 커밍아웃한 IT전문가 안철수 교수의 어설픈 역사인식과 운동권에 대한 부채의식이 애처롭기도 하고 이율배반적이기도 하지만, 그가 아직 유지하고 있는 대중적 이미지는 신선함과 참신함이다. 지지율이 자신의 10분의 1에 불과하던 좌파시민사회의 대부(代父) 박원순 변호사에게 서울시장 예비후보직을 양보한 것도 고도의 ‘정치적 쇼’라기 보다 새로움과 감동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좋든 싫든 현재의 안철수 바람은 ‘민심(民心)’이다. 정치권만큼이나 변덕스럽고 한 치의 앞도 바라볼 수 없는 것이 민심이지만 이를 마냥 탓할 수도 없다. 민심은 곧 천심(天心)이라고 했다. 자유민주주의 사회에서 국가 지도자를 뽑는 것은 국민이고 민심이니 지도자는 하늘이 내린다는 말이 과연 옳다.

    대한민국의 민심은 현재 새로운 정치문화와 지도자를 갈망하고 있다. 한나라당과 민주당으로 대변되는 여야대립 구도와 원칙이 결여된 정치권의 정책대결은 국민들에게 전혀 희망과 감동을 주지 못하고 있다.
    이에 진보좌파진영의 박원순 시민후보에 이어 보수우파진영에서는 이석연 전 법제처장이 시민후보로 추대됐다. 짝퉁보수, 진보-워너비(want to be) 한나라당이 당내 계파와 각 의원들의 손익계산에 몰두하며 지난 서울시 무상급식 투표를 날려버린 사이 보수 시민사회는 한나라당에 대한 기대를 접었다. 이에 한나라당을 견인 또는 대체할 보수진영의 정치세력화의 필요성이 대두되면서 보수시민후보를 급속히 추대하기에 이른 것이다.

    하지만 보수진영의 서울시장 후보 추대과정도 순탄하고 원만하지만은 않았다. 문제는 시민사회 또한 기성 정치권과 민심만큼이나 복잡하고 가변적이며 기회주의적이 될 수 있다는 데 있다. 이석연 변호사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신행정수도 건설’로 위장한 수도이전 시도의 사기성을 폭로해 헌법소원에서 위헌결정을 받아냄으로써 수도서울을 사수한 바 있다. 그러나 그는 ‘헌법지킴이’를 자처하면서도 정작 ‘보수’라는 용어에 대해서는 알레르기 증상을 보이며 ‘중도보수’를 전면에 내걸고 있다. 민심과 대승적 선거전략 고려 차원이라면 이해 못할 바 아니나, 그는 보수진영에서 용도폐기를 주장해온 한나라당의 후보와 경쟁할 보수시민사회의 대표 후보가 아니던가.

    처음부터 보수를 부끄러워하면서, 입당하느니 마느니 하는 박원순 류의 애매한 정치적 레토릭만 반복하고 있다면 이석연 변호사가 나경원 한나라당 서울시장 예비후보 보다 더 나은 이유는 무엇이란 말인가. 설령  ‘보수’ 시민후보가 일정한 성공을 거두고 그 주변의 몇몇 출중한 인물들이 그 공로로 내년 총선에서 원내에 진입하거나 요직에 진출한다고 한들 과연 국가의 보수정책이 지금보다 더욱 확대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세상이 복잡하고 변칙과 기회주의가 판칠수록 원칙으로 돌아가야 한다. 우리가 돌아가야 할 원칙은 무엇일까. 각자 주어진 자리에서 성실과 양심으로 일하며 고민할 때 해답이 주어질 것이다. <미래한국>은 성경적 가치와 보수주의 이념에 대한 연구와 보도를 심화 확대하면서 이를 교육활동 등을 통해 우리사회 각계 전반에 확산시키는 역할에 전념해 나갈 것이다. <미래한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