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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 시간에 우리 국민이 군에 보내는 가장 긴급한 메시지가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인권강군이 되라는 것이다.
아들을 둔 대한민국 어머니들은 아들을 따라 함께 입대한다. 아들이 훈련병이면 어머니도 어느덧 훈련병의 심정이 된다. 아들이 이등병이 되면 이제야 내 아들이 정말 군인이 되었구나 하는 자부심도 갖는다.
아들이 상등병이 되고 병장이 되면 어머니의 마음도 선임병처럼 왠지 으쓱해지고 심리적으로 한층 풍요로워진다. 그렇지만 아들이 무사히 전역할 때까지 이 땅의 어머니들은 잠시도 안심할 수 없다.
그러나 한편으로 병영에서 일어나는 조그만 사고에도 놀라고 아들의 안위를 태산같이 걱정한다. 더욱이 최근 구타 및 따돌림 등의 인권침해로 인해 발생한 총기난사와 같은 크고 작은 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대한민국 어머니들의 마음속은 까맣게 타들어 간다.
그리고 마침내 아들이 가정의 품안으로 돌아올 때 어머니의 병역의무도 끝나게 된다.
군에 아들을 보낸 대한민국 어머니의 소망은 단 한가지이다. 그것은 바로 아들이 몸과 마음을 다치지 않고 건강하고 성장한 모습으로 돌아오는 것이다.신체적으로 건강하고 정신적으로 성숙하며 지적으로도 성장한 그런 멋진 아들이 되어 돌아오기를 학수고대 하고 있다. 그렇지만 어머니들은 아들을 위해 아무것도 해줄 수 없다. 그저 모든 것을 국가와 군에 맡기고 무탈하기를 기도할 뿐이다.
무엇이 이처럼 대한민국 어머니들을 불안하게 하는가?
그것은 바로 자식들이 군인으로서 마땅히 누려야 할 인권이 만족스럽게 보호되지 않고 있는 것에 대한 불안감이다.인권은 대한민국 국민이면 누구나 당연하게 누려야 할 권리이다. 특히 군인은 군인이기에 앞서 그 신분과 권리를 헌법으로부터 보호 받는다.
독일군의 캐치프레이즈는 ‘제복 입은 시민’이다. 즉 군복을 입었지만 군인이기 이전에 시민의 한사람이라는 뜻이다. 이런 정신에 의해 독일군은 자유,평화, 인권을 핵심가치로 내세우고 있으며, 특히 독일군 내에서의 인권실현은 곧 시민사회의 인권을 실현하는 것으로 간주하고 있다.
이들은 장병 개개인의 인권을 국민의 한사람으로 똑 같이 누릴 수 있도록 법과 제도를 인권보호에 초점을 맞추어 정부와 의회, 그리고 군이 유기적으로 협력하는 체제를 갖추고 있다. 참으로 부러운 이야기이다.
2006년 우리 군도 또 하나의 이정표를 세웠다. 그것은 창군 58년 만에 인권이 군의 주요 정책과 제도로 채택된 것이다. 국방부에 인권과가 신설되었고 그 뒤를 이어 각 군 본부에도 인권담당 조직이 설치되었다.그동안 인권에 거부감을 많이 가지고 있었던 군에 인권이라는 용어가 공식적으로 사용되고 공식적인 조직을 갖추게 된 것은 매우 긍정적인 것이다.
이러한 정책도입은 헌법정신을 구현하고 국가사회의 발전과 국민의 인권신장 그리고 인권친화적인 병영을 만들어 달라는 국민의 요구에 적극 부응한 것이다.
특히‘선진강군’이라는 비전을 제시하고 있는 군의 위상 측면에서 볼 때 인권을 강군 육성을 위한 전투력의 하나로 인식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해야 할 것이다.
인권정책의 도입은 많은 의미를 가지고 있다. 먼저 군의 인권선진화 하는 계기를 마련하게 되었다.
우리 군은 과거에 지나치게 경직되고 권위주의적이며 자율보다는 강압적인 수단을 이용해 군기를 유지하려는 경향이 있었다.그 결과 인권이 광범위하게 침해되었고 이는 결국 각종 사고로 연결되어 전투력을 약화시키는 결정적인 원인을 제공했다는 점을 부인하기 어렵다.
그러므로 인권정책 도입은 병영 내에 타인의 인권을 존중하고 배려하는 인간중심의 병영문화를 조성하고 민주적이고 합리적으로 운영되는 전환점이 되었다고 할 수 있다.
다음으로 인권정책의 도입은 장병 인권수준을 국민 인권수준으로 끌어 올리는 노력의 시발점이 되었다.
그동안 군은 인권사각지대라는 달갑지 않는 소리를 흔히 들어왔다. 이것은 군인이 인격권, 자유권, 평등권, 주거권, 행복권, 건강권, 휴식권의 침해를 받을 경우 군의 특성상 어쩔 수 없는 일이고 결국 본인이 참고 감수할 수밖에 없지 않느냐 하는 인식이 만들어 낸 결과이다.
인권정책 도입은 이러한 잘못된 인식과 관행을 개선하고 변화시켜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헌법에 명시된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는 의무를 부여함으로써 군인의 인권수준을 점진적으로 향상시키는 계기가 된 것이다.
끝으로 군 인권정책의 도입은 지휘관리 방식의 변화와 장병의 성장을 촉진시켜 국군의 이미지와 매력을 높이는 계기가 되었다.
군의 궁극적인 존재목적은 싸워 이기는 것과 장병들을 성장시키는 것이다. 국방부는 그동안 선진강군을 슬로건으로 내걸고 이를 적극 추진해 왔다.
이러한 정책 추진은 새로운 인식전환과 지휘방식을 요구하고 있으며 그 핵심은 바로 존중과 배려에 입각한 인권친화적인 리더십이다.
인권친화적인 리더는 인권 측면에서도 부하를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도 크게 성장시켜 강한 군인이 되게 하는 동시에 훌륭한 시민적 자질을 갖추도록 정성으로 도와주는 능력을 가진 후원자들이다.
이와 같은 의미를 지닌 군 인권정책이 시행된지 6년이 되었다. 이 기간 동안에 군 인권분야는 많은 발전을 이루었다.
조직과 인력이 확대되었고 제도를 발전시켰으며, 장병들에 대한 인권감수성교육을 지속적으로 시행해 왔다.
그 결과 인권보장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크게 향상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가시적인 성과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인권침해 문제는 여전히 존재하고 있으며 그 결과 큰 사고로 연계되는 사례가 종종 발생하고 있다.
특히 군내에서 인권침해는 현저하게 줄었지만 아직도 병사 상호간 인권침해는 존재하여 외부로 표출되는 사례가 자주 발생하고 있다.
이와 같은 원인은 군 인권정책에 대한 인식부족과 인권정책이 제도적으로 완전하게 정착하지 못한 데 있다.
즉 군대는 사회처럼 인권을 적용할 수 없다고 하는 생각이나 인권은 군을 나약하게 하고 지휘권을 약화시킨다고 보는 시각, 그리고 임무수행을 위해서 인권은 얼마든지 침해하거나 제한할 수 있다는 잘 못된 인식이 아직도 폭넓게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인식은 시급하게 바로 잡아져야 한다. 대한민국헌법에서는‘국군은 국가를 방위하고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해야 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여기에서 국민의 생명을 보호한다는 개념이란 군은 우리 국민은 물론 장병 개개인의 생명도 훌륭하게 존중하고 인권을 보호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또한 이것은 먼저 부하 장병 개개인의 인권을 잘 보호해 주는 것이 곧 국민의 생명을 보호하는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는 것이다.
아울러 군은 인권강군을 만드는 것이 선진강군으로 가는 출발점이 된다는 사실을 재인식해야 한다. 이것은 장병 개개인의 인권이 세심하게 보장되고 상하 존중과 배려심이 가득하며, 임무를 자율적이고 창의적으로 수행하는 병영문화를 지속적으로 만들어 나갈 때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군인의 인권보호는 헌법에 기초하여 만들어진 법에 의해 합법적이고 정확하게 보호되어야 한다.
현재 우리 군의 인권법은 별도로 제정되어 있지 않고 군 인사법에 의해 부분적으로 규정되어 있으며, 인권침해 방지를 위해 일종의 지침서인‘가이드라인’만들어 이를 적용하도록 권고하고 있다.이와 같은 현실은 장병 개개인의 생명을 다루는 중요한 인권문제에 대해 지나치게 가볍고 안이하게 대처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
따라서 군은 군인의 인권이 법규와 제도에 의해 정확하게 보호될 수 있도록 한때 제정을 시도하다 중단했던‘군인기본법’을 조속하게 마련하여 군인이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누구나 인권을 공평하게 보호 받는 동시에 타인의 인권을 반드시 보호하는 풍토를 조성할 필요가 있다.
“아빠. 엄마! 20년 동안 건강히 키워 주셔서 이제 해병대로 입대하려고 합니다. 주신 사랑에 비하면 1000만 분의 1도 안되지만 제대하고 나면 효도하겠습니다. 감사하고 사랑합니다”....
이 편지는 지난달 구타 등 인권침해로 인해 발생했던 총기사고 당시에 현장에서 죽음을 무릅쓰고 사고자를 막다가 부상당했던 어느 병사의 글이다.
이제는 더 이상 인권침해로 인해 장병 개개인이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상처와 고통을 받아서는 안된다.
그리고 그 고통과 상처가 이 땅의 어머니들의 고통으로 이어지는 일이 있어서는 더더욱 안 될 것이다.지금 이 시간에 우리 국민의 군에 보내는 가장 긴급한 메시지가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인권강군이 되라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