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순시선 '독도 순찰' 명분‥지난해 95회 출몰,"불법으로 넘으면 곧바로 나포할 것"
  • ▲ 2일 오후 울릉군 독도박물관을 찾은 관광객들이 관계자로부터 독도에 관한 설명을 듣고 있다.
    ▲ 2일 오후 울릉군 독도박물관을 찾은 관광객들이 관계자로부터 독도에 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일본 자민당 소속 의원 3명이 지난 1일 "독도는 일본땅"이라는 망언을 되풀이 하며 9시간 동안 공항 농성을 벌이다 강제 출국 당했다. 이튿날 일본 정부는 독도를 일본의 고유 영토로 인정하는 내용이 담긴 <2011년 방위백서>를 의결했다. 일본은 역사적·국제법적으로 대한민국의 영토가 분명한 독도를 다케시마(竹島)라고 기술하며 자신들의 주권이 미치는 영역 안에 독도를 포함시켰다.

    전문가들은 일본의 '도발'은 이제부터가 본격적인 시작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실제로 일본으로 돌아간 3인방은 "다시 오겠다"는 말로 2차 '訪韓테러'를 예고했다. 일본 정부가 노리는 것은 단 하나, 한국의 여론을 자극해 독도 영토 문제를 국제사법재판소로 끌고 가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일본 당국은 자국 영해를 순찰한다는 명목하에 순시선을 보내 독도를 3~4일에 한번씩 '감시'하는 망동을 저지르고 있다. 일각에선 일본의 이같은 도발과 야욕을 사전 차단하기 위해선 독도 경비를 경찰에서 국군인 해병대로 전환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그러나 우리 정부는 일본이 걸어온 '신경전'에 말려 지나치게 과민 대응할 경우 독도를 국제분쟁지역으로 만들려는 일본 측 의도에 넘어갈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만일 독도 경비를 경찰이 아닌 군대가 맡게 될 경우, 독도 영유권 논란은 단순한 '치안 문제'가 아닌, '국가 대 국가' 문제로 비화될 공산이 크다. 따라서 우리 정부는 독도의 국제분쟁화를 막고 해양주권을 튼튼히 하기 위해 해양경찰청 동해해양경찰서에서 독도·울릉도 해역 수호를 담당하고 있다.

    우리나라 해경 경비함 중 가장 큰 함선인 5천톤급 삼봉호를 보유한 동해해경은 1,500톤과 3,000톤급 함정을 포함, 총 3척의 대형함정으로 3교대 독도 경비 근무를 맡고 있다. 이에 본지는 '동해 수호'라는 막중한 임무를 부여 받은 삼봉호(5001함)의 수장, 김문홍(53·경정) 함장을 만나 독도 현지 사정과 함께 영토 최일선에서 해상치안에 임하는 각오를 들어봤다.

    "독도 경비, 군대가 맡을 경우 분쟁지역화 될 수도"
    일본 순시선 3~4일에 한번 출현, 독도 근처 어슬렁

  • ▲ 김문홍 해경 5001함 함장   ⓒ 뉴데일리
    ▲ 김문홍 해경 5001함 함장 ⓒ 뉴데일리

    - 독도를 호시탐탐 노리는 일본의 야욕을 철통차단 하기 위해선 경찰이 아닌, 강력한 군대의 주둔이 필요하다는 일부 주장이 있다.  

    ▲독도는 우리나라의 영토다. 영토 경계를 기점으로 12마일 안 구역은 영해라 부른다. 우리가 주권을 행사하는 고유의 땅을 군·경에서 수호하는 것은 국민의 당연한 권리이자 의무 사항이다. 문제는 독도 경비를 해군에서 맡을 경우 독도가 우리 영토가 아닌, 분쟁지역으로 비쳐질 우려가 있다는 점이다. 원칙적으로도 육군이나 해군은 국가의 방위를 담당하며 영해·영토의 치안은 해양경찰과 육상경찰이 담당하고 있다.  

    - 일본 국토교통성에서 순시선을 독도 해역으로 보내 정기 순찰을 하고 있다는 말을 들었다.

    ▲우리나라의 해양경찰청(Korea Coast Guard)에 준하는 기관으로 일본에는 해상보안청(Japan Coast Guard)이라는 곳이 있다. 해양경찰청이 국토해양부 산하 경찰 행정기관이듯이, 일본의 해상보안청도 국토교통성 소속의 외국(外局)이자 일본의 영해수비를 담당하는 기관이다. 일본은 자국 영해상의 안전과 치안 유지를 담당하는 해상보안청에서 순시선을 수시로 독도 해역에 보내, 우리나라를 자극하는 망동을 저지르고 있다. 해양경찰청이 동해청, 남해청 등으로 나뉘어 지역별 치안을 맡고 있는 것처럼 해상보안청은 일본 전역을 11개 관구로 나누어 관할하고 있다. 이중 독도는 8관구에서 맡고 있는데 마이즈루(舞鶴)항에서 출발한 일본 해상보안청 소속 경비함정 들이 인근 해역을 순찰하고 있다. 통상 3~4일 주기로 독도를 선회하고 있으며 지난해에는 총 95회를 순찰하고 돌아갔고 올해는 현재까지 54회 우리 구역에 모습을 드러냈다 사라졌다.

    - 일본 국토교통성이 일종의 '무력 시위'를 하고 있다는 느낌이다. 일본 측 경비정이 어떻게 순시를 하고 있는지 자세히 설명해 달라.

    ▲독도를 기점으로 12마일 이내는 우리 영토이기 때문에 일본 순시선이 침범하지 못한다. 따라서 독도 주위에서만 어슬렁 거리다 돌아가는 게 전부다. 일본이 경비함정을 이 곳으로 보내는 이유는 나중에 독도가 국쟁분쟁화 됐을때 "우리도 독도를 지키기 위해 정기적으로 순찰을 해왔다"는 명분을 쌓기 위한 것이다. 일본 순시선이 아직까지는 우리 영해안으로 들어온 적은 없다. 그러나 아무리 기상이 안 좋아도 반드시 정해진 시각에 독도 해역으로 근접해 한 바퀴 돌고 가는 끈질긴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심지어 일본 대지진이 났을 때에도 순시선 만큼은 예정대로 우리 구역에 얼굴을 내비쳤다. 일본 배가 레이더망에 포착이 되면 우리 측 경비함정도 즉시 출동해 순시선 옆에서 나란히 운항한다. 만에 하나 있을지 모르는 일본 측 도발과 침범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3~4일에 한번 꼴이니 일주일에 두 번은 각종 포탄으로 무장한 일본 측 배와 해경 경비함정이 얼굴을 맞대는 긴장 상황이 조성되는 셈이다. 

  • ▲ 해경 5001함과 독도   ⓒ 뉴데일리
    ▲ 해경 5001함과 독도 ⓒ 뉴데일리

    20mm 40mm포 장착 1분에 3,000발 발사 가능
    "우리 영해 불법으로 넘으면 곧바로 나포할 것"

    - 매주 일본 순시선이 우리 해역에 근접할 때 해경의 대응 속도나 대처 방안 등이 궁금하다.

    ▲우리 배에는 2개의 레이다가 있는데 최대 96마일까지 탐지가 가능하다. 또 열상 감시카메라 등을 동원해 타국 어선이나 일보 경비정의 위치를 파악하고 있다. 독도를 향해 다가오는 배가 있으면 주파수를 확인, 무전기를 통해 경고 방송을 보내기도 하고 순시선이 영해에 근접하면 우리 함정도 즉각 이동해 순시선 옆에서 함께 움직인다. 일본 배가 기수를 완전히 돌릴 때까지 경비함정의 경계태세는 유지된다. 통상 외국 선박이 우리나라에 들어오려면 외교부 장관에게 3일 전 출입국 입항 허가 신청을 해야 한다. 만일 허가를 안 받고 들어오면 불법이다. 이 곳은 우리가 타국 선박을 나포할 수 있는 고유 영해이기 때문에 일본 순시선이 조금이라도 우리 구역을 침범할 경우 즉시 나포할 것이다.

    - 독도 해역에서 얼쩡거리는 일본 순시선이 무장 경비정이라고 들었다.

    ▲그렇다. 즉시 공격 가능한 40mm포를 장착하고 다닌다. 일본 국토교통성 해상보안청에는 200톤에서 3,000톤급까지 다양한 경비정들이 있는데 독도 해역에 출몰하는 배들은 주로 1,500톤급이다. 1,000톤 이상이면 보통 대형함정으로 분류된다.

  • ▲ 2011년도판 일본 방위백서의 '우리나라(일본) 주변의 안전보장 문제(2004∼2010년)'를 표현한 지도에 '다케시마(竹島.독도의 일본식 명칭) 문제'라고 표시해놓았다.
    ▲ 2011년도판 일본 방위백서의 '우리나라(일본) 주변의 안전보장 문제(2004∼2010년)'를 표현한 지도에 '다케시마(竹島.독도의 일본식 명칭) 문제'라고 표시해놓았다.

    - 독도 경비를 담당하는 우리 측 함정의 무장 상태는 어떤가?

    ▲우리 경비정도 40mm포를 장착, 항시 긴급 상황에 대비하고 있다. 현재 해양경찰청에는 295척의 배가 있는데 30톤, 50톤, 100톤, 300톤 등 비교적 규모가 작은 경비정부터 1,000톤급 이상 대형 함정까지 다양한 배들이 각 지역에 포진돼 있다. 이중 해경에서 가장 규모가 큰 배가 바로 5001함 '삼봉호'로, 10년 전 독도 수호의 국민 염원을 담아 건조됐다. '독도 지키기'를 전담하는 5001함은 길이 146m, 폭 16.5m에 실제 무게가 6,350톤에 달하는 대형 함정이다. 5천톤급 경비함 중 첫 번째라는 뜻으로 '5001'이라는 이름이 붙은 삼봉호는 40mm포는 기본이고, 헬리콥터 2대까지 탑재가 가능하다. 포신 1개당 300발(분당) 발사가 가능한 40mm포 2문과 1분에 3,000발을 쏠 수 있는 20mm 발칸포도 보유하고 있다. 이들 모두는 자동화기로, 조타실 안에서 목표 지점 설정 후 사통 장비 버튼만 누르면 1분에 수백발을 적함에 쏟아부어 순식간에 벌집으로 만들어 버릴 수 있다. 

    - 왜 독도가 한일 양국에게 중요한 대상이 되고 있다고 보나?

    ▲독도 해역에는 수백가지의 해양수산자원이 풍부하고 남서쪽으로 90km 떨어진 울릉분지에는 석유를 대신할 미래에너지로 꼽히는 메탄수화물 가스(가스 하이드레이트)가 매장된 것으로 추정되는 퇴적층이 있다. 때문에 산술적으로도 경제적인 큰 가치가 있다. 잠재력 면에서 볼 때 독도는 우리나라의 끝이 아니고 시작이라고 볼 수 있다. 독도가 출발점이라는 관점에서 본다면 동해를 통해 우리나라가 세계로 뻗어나아가기 위한 항로의 전초기지로서 독도의 역할과 의미는 더욱 중요하다. 독도 해역은 향후 러시아, 일본, 유럽과 미주를 연결하는 관광 무역의 실크로드로 부각될 것이다. 독도만 먹으면 그 안에 무궁무진한 보고가 있다는걸 일본이 잘 알기 때문에 이곳을 국제 분쟁 지역으로 삼으려는 것이다.

    "日, 해상자원·관광 무역 실크로드 잡기 위해 발악"
    영어·일본어 구사는 기본‥특수부대 출신도 승선

  • ▲ 2일 오후 울릉군 도동항 소공원에서 열린 '일본 독도도발 울릉군민 규탄대회'에서 주민들과 관광객들이 일본에 항의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 2일 오후 울릉군 도동항 소공원에서 열린 '일본 독도도발 울릉군민 규탄대회'에서 주민들과 관광객들이 일본에 항의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일본의 독도에 대한 '침탈 야욕'이 해가 갈수록 심해지는 것 같다. 최근 들어 순시선의 출몰이 잦아졌다든지, 혹은 일종의 '도발 의지'를 엿볼 수 있는 행동 변화가 목격되지는 않았는지 묻고 싶다.

    ▲국토교통성 소속 경비함정은 꾸준히 3~4일에 한번씩 독도를 둘러보고 돌아가는 일을 반복하고 있다. 그러나 독도 서도에 주민숙소가 들어서고 독도해양과학기지가 착공되면, 일본 측의 도발 행위가 한층 심해지리라 예상된다. 이에 대해 우리 해경 역시 최악의 상황을 가정한 철통경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

    - 국내 해양경비함 중 최대 함선인, 5001함에 어떤 정예 요원들이 승선하는지 알고 싶다.

    ▲현재 해양경찰관(해경) 37명, 전투경찰관(전경) 10명 등 총 47명이 승선 중이다. 배는 아주 큰데 사람은 적은 편이다. 이는 모든 장비가 자동화·현대화됐기 때문이다. 또한 우리 배에 탑승한 경찰 중에는 UDT나 SSU 같은 특수부대 출신 경찰들도 다수 포함돼 있다. 이들은 해상에서 어떤 위험한 상황이 발생하면 목숨을 걸고 뛰어들어 구조를 하고 대테러 임무를 수행하는 경찰들이다. 독도 해역이 국제 항로와 맞닿아 있기 때문에 외국어를 주특기로 하는 경찰관들도 특채로 뽑고 있다. 그러나 우리 배에 탑승한 경찰들은 모두가 영어와 일본어를 기본적으로 구사하는 수준이다. 200 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선발된 여경도 4명이나 근무 중이다. 

    - 5001함 외에도 2척의 대형함정이 독도 경계를 하고 있다고 들었다. 다른 함정들의 규모는 어떤가?

    ▲독도 경비를 5001함이 전담하는 것은 맞지만, 365일 내내 근무하는 것은 어렵기 때문에 다른 2척의 함정들과 보조를 맞추어 3교대 근무를 하고 있다. 묵호항을 본부 기지 삼아 1,500톤, 3,000톤급 경비함정과 함께 7박 8일씩 교대로 독도 해역을 지키고 있다.

  • ▲ 동해해양경찰서(서장 류재남)가 5천t급 독도 경비함인 '삼봉호' 등 경비함정을 이끌고 동해 상에서 해상종합훈련을 시행하는 장면.
    ▲ 동해해양경찰서(서장 류재남)가 5천t급 독도 경비함인 '삼봉호' 등 경비함정을 이끌고 동해 상에서 해상종합훈련을 시행하는 장면.

    '독도지킴이' 5001함 삼봉호, 해상종합훈련 1위
    "이어도 넘보는 中 견제 위해 '움직이는 기지' 필요"

    - 5001함 삼봉호가 올해 상반기 해상종합훈련 평가에서 1,000톤급 이상 대형함정 중 전국 1위를 차지했다. 늦었지만 진심으로 축하드린다. 이같은 고강도 훈련에서 탁월한 성적을 올릴 수 있었던 비결이 있다면?

    ▲독도와 울릉도 해역을 지키는 5001함이 해상 훈련 1위를 차지했다는 점은 여러가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동해안을 지키는 최일선의 배가 그만큼 정신적·물리적 무장이 잘 돼 있다는 방증이자, 그 어떤 나라도 쉽게 넘볼 수 없는 완벽한 치안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5001함은 독도방어훈련에서 신속한 대응력과 고도의 팀워크를 선보였다는 평가를 받았고 각종 장비 운용 면에서도 높은 점수를 받았다. 내가 일을 좋아하고 욕심이 많은 편이라 경찰관들이 힘든 부분도 있겠지만 조금만 믿고 따라주면 반드시 좋은 결과가 뒤따라온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1년에 한번씩 해양경찰청 주관 하에 해상 종합훈련이 이뤄지는데 독도 방어 훈련은 기본이고 다른 배에 화재가 날때 신속히 진압하는 훈련이라든지, 각종 구조 훈련들이 실시된다. 따라서 이같은 훈련을 소화하고 나면 그 어떠한 일이 바다에서 벌어진다 해도 능히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기게 마련이다. 바다는 어떤 때는 어머니처럼, 때론 잔잔한 호수처럼 고요하다가도 갑자기 좌우로 배가 30도 이상 흔들리는 돌발 상황이 발생하기 일쑤다. 이럴때 함장 중심으로 뭉치지 않으면 배가 산으로 간다. 배에선 함장과 승조원들이 하나로 똘똘 뭉쳐야지 다같이 살 수 있다.

    - 5001함이 한국 대표로 러시아와 합동 훈련을 받는다던데‥.

    ▲8월 7일부터 3박 4일간 우리나라 대표로 5001함이 러시아에 머물며 한·러 합동 훈련을 실시할 예정이다. 대테러 훈련과 수색 구조 훈련은 물론, 양국 간에 공조되는 모든 범죄 유형에 대한 단속 훈련을 병행할 계획이다.

  • ▲ 동해해양경찰서 소속 삼봉호(5천t급)가 지난해 울릉도 북동쪽 73마일 해상에서 기관고장으로 표류 중이던 주문진 선적의 C호(52t급)를 강풍과 풍랑주의보가 발효된 가운데 무사히 구조하고 있는 장면.
    ▲ 동해해양경찰서 소속 삼봉호(5천t급)가 지난해 울릉도 북동쪽 73마일 해상에서 기관고장으로 표류 중이던 주문진 선적의 C호(52t급)를 강풍과 풍랑주의보가 발효된 가운데 무사히 구조하고 있는 장면.

    - 별명이 '중국 어선 킬러'라고 들었다. 지난해 15명의 조난자를 10분 만에 구한 전력으로도 유명한데‥.

    ▲진도에서 태어나 1986년 해경 특채로 들어와 20년 넘게 바다를 지키고 있다. 국민이 부르면 태풍이 부는 곳이라도 달려간다는 사명감 아래 살아왔다. 2006년에는 불법으로 조업하는 중국 어선 110척을 나포하는 기록을 세웠고, 지난해 3009함을 지휘하면서 46척의 중국 어선을 붙잡았다. 일부 언론에서 '성탄절 기적'이라 부르는 흑산면 만재도 부근 화물선 침몰 사고 때에는 4m 이상의 높은 파도를 뚫고 10분만에 15명의 생명을 살리는 성과를 거뒀다. 이같은 결과는 승조원들이 함장을 믿고 잘 따라는 이유도 있지만, 실전을 방불케 하는 강도 높은 훈련을 반복한 데 기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신속함과 정확함을 강조하는 훈련 방식은 삼봉호에서도 동일하게 적용하고 있다.

    "남해안과 제주해안 경비 이원화, 업무 효율성 높여야"
    제주지방해양경찰청 신설, 해상 치안력 한단계 격상

    - 수십년간 영해를 지키는 '뱃사람'으로 살아왔다. 그동안의 경험으로 볼 때 앞으로 우리나라 해경이 더욱 관심을 기울이고 개선해야 할 점이 있다면?

    ▲현재 해경에는 5,000톤급 함정이 단 한 대 밖에 없다. 그러나 서해와 남해에도 이같은 대형 함정이 반드시 필요하다. 남해의 경우 2003년 이어도에 해양과학기지까지 만들어 수년째 해조류 연구나 풍향 관측 등을 하고 있는데, 중국에선 아직도 이곳이 자기네 땅이라는 억지 주장을 펴고 있다. 해경에서 수시로 해당 해역을 순찰하고는 있으나, 상징적인 차원에서라도 중국 측 도발을 억제하려면 5,000톤급 함정의 주둔이 절실한 해역이다. 중국은 급속한 개발과 환경보호-규제 미비로 인해 대부분의 연안이 오염-황폐화 된 실정이다. 때문에 고기들이 다 우리쪽으로 넘어 온다. 결국 중국 어선들의 불법 조업은 갈수록 늘어갈 수밖에 없고 우리 서해안의 어족자원은 점점 고갈될 것이다. 이에 따라 태풍 등 기상 악조건에도 항구적으로 버틸 수 있는 '움직이는 기지'의 필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고 본다.

    - '움직이는 기지', 즉 5천톤급 이상의 대형 함정이 서해와 남해에도 필요하다는 주장인데, 부산에 위치한 남해지방해양경찰청의 경우 11만4950㎢에 달하는 제주해역 관리까지 맡고 있어 효율적인 현장 지휘가 어렵다는 지적이 있다.

  • ▲ 7월 27일 오후 제주도 서귀포시 중문색달해변에 있는 122해양경찰구조센터를 찾은 모강인 해양경찰청장이 여인태 서귀포해양경찰서장으로부터 설명을 듣고 있다.
    ▲ 7월 27일 오후 제주도 서귀포시 중문색달해변에 있는 122해양경찰구조센터를 찾은 모강인 해양경찰청장이 여인태 서귀포해양경찰서장으로부터 설명을 듣고 있다.

    ▲좋은 지적이다. 삼면에 대형 함정이 주둔해야 하는 것은 물론, 남해안과 제주해안 경비를 조속히 분리해서 효과적인 단속·구조 활동이 이뤄지도록 해야한다. 국가 해양 물류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제주해역은 지금처럼 남해지방해양경찰청에 귀속시키기보다 제주도 내에 지방해양경찰청을 신설, 독자적인 관리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현재 제주 북부에 위치한 제주해양경찰서에서 3척, 남부에 있는 서귀포해양경찰서에서 4척의 1,000톤급 함정을 보유 중인데, 여기에 별도의 경찰청이 들어서고 5천톤급 이상의 대형 함정이 주둔한다면 이어도를 넘보는 중국 측의 도발 억제는 물론, 제주 남방해역의 해상 치안력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 제주도 서귀포시 강정마을에 해군기지 건설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향후 업무 효율성 차원에서 기지 공유나 경계 활동 공조에 대한 논의는 없는지?

    ▲서귀포시에 해군기지가 건설되는 문제는 해경과는 별도의 문제라 기지 공유 여부에 대해선 아는 바가 없다. 다만 서귀포시에 해군기지가 건설된다 해도 해군은 국가 방위, 해경은 영토·영해 치안 위주로 활동이 이뤄지기 때문에 중복 근무가 발생하기 보다는 오히려 해양자원 확보와 해양주권 수호 차원에서 괄목할 만한 시너지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