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들, 초과이익공유제로 동반성장 가능할까를 묻다"더 이상 협력업체 출이기도 어려워…함께 해외진출해야"
  • 동반성장, 초과이익공유제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상생의 '화두'가 됐다. 정운찬 동반성장위원회 위원장은 이에 대해 어떻게 보고 있을까. 과연 초과이익공유제로 동반성장을 이룰 수 있을까.

    선진화 홍보대사(이하 <선>) 협력사 이익공유제가 정착되면 대기업과 중소기업관계에서 어떤 변화가 뒤따를까요?

  • 정운찬 동반성장위원장(이하 <정>) 실현 가능성이 있는 1차 협력업체와의 동반성장이 우선되어야 하고 그 후에 2차 3차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익공유제를 실시하면 협력업체 수를 줄인다는 오해가 있는데, 더 이상 줄일 수가 없습니다. 혹은 외국으로 나가지 않겠느냐는 의견들이 있는데 충분히 그럴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국내 기업 간에 했던 만큼 효과가 나지 않습니다. 대기업이 해외로 진출할 때, 협력업체와 함께 진출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합니다. 협력업체와의 이익을 공유하는 것이 싫어서 나가는 것이라면 그에 따른 손해도 있기 때문에 해외진출은 또 다른 문제인 것입니다. 또 이익공유제가 정착되면 많은 변화가 있습니다. 이익을 공유하게 되면 판매수입공유건 순이익공유건 어떤 것이던지 간에 파이를 크게 같이 공유하는 것이기 때문에 일방적인 관계가 아니라 쌍방적 관계가 될 것 같습니다. 쌍방적 관계가 일방적 관계보다 더 대등한 것 아니겠습니까? 갑-을 관계 같은 수직관계와는 달라지는 것이지요.

    <선> 대부분의 대학생들은 중소기업을 기피하고 대기업을 지향하는 추세입니다. 이익공유제가 이러한 세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까요?

    <정> 물론입니다. 초과이익의 일부를 공유한다면 고용안정에도 도움을 줄 것이기 때문입니다. 중소기업입장에서는 많은 취업준비생들이 월급이 적어 오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스펙 등 부가적인 사항도 있겠지만 월급이 오른다면 지금보다는 많은 사람들이 지원하지 않겠습니까? 때문에 고용안정에 효과적이라고 봅니다.

    <선> 대・중소기업간 공정한 게임 룰을 만드는 사전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하도급법의 철저한 시행 등 여러 가지 있을 텐데 위원장께서 공정한 게임 룰을 만드는데 가장 우선과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요?

  • <정> 초과이익공유제가 사후적 대비책에만 그친다는 비판이 있긴 합니다. 실제 애플의 경우에는 사전적으로 룰을 정해서 정해진 금액을 분배합니다. 하지만 그 동안 우리나라 중소기업은 사전에 정해진 금액도 못 받은 경우가 많았습니다. 초과이익공유제는 우선 ‘가격 후려치기’를 막는다는데 의의가 있습니다. 우리나라 기업 문화의 특성상 구두주문이 많은데, 갑의 위치에 있는 기업이 이를 악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를 서류주문으로 바꾸는 것 외에 납품이나 생산과정 등에서 공정하게 진행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법률 등으로 공정한 과정을 이루려고 하는 노력이 없지는 않지만, 아직 우리 사회는 공정거래가 실현되지 않고, 누구에게나 공정한 기회가 주어지지 않기 때문에 동반성장에 대한 과제가 항상 우리에게 주어지는 것입니다. 제도적 측면이 정착되는 데에는 시간이 많이 걸리므로 정착되는 과정 하에서 초과이익공유제가 효과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선> 동반성장지수 발표가 기업문화를 바꾸는 유인책으로 실효성이 있을까요?

    <정> 동반성장지수는 지금 두 가지 차원에서 측정되고 있습니다. 하나는 대기업들이 동반성장 노력을 잘 하느냐를 측정한 지표, 또 하나는 중소기업들이 이러한 대기업의 노력을 체감하는가와 관련된 지표입니다. 첫 번째 기준은 비교적 객관적, 정량적으로 측정할 수 있습니다. 사회 현상을 객관적으로 측정한다는 것은 어렵지만 객관적으로 대기업들이 중소기업과 어떠한 협약을 맺고, 공정거래 위원회와 또 어떤  협약을 맺어서 그것을 잘 준수하느냐 여부를 평가하여 점수를 매기는 방식으로 최대한 객관성을 확보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동반성장지수를 어떻게 발표할 것인가를 두고도 논란이 많습니다. 1위부터 다 공개할 것인지, 구간별로 나누어서 일부만 발표할 것인지 의견이 분분한 상황이죠. 하지만 확실한 것은 현재 기업들이 굉장히 긴장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동반성장지수를 측정한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기업들이 불안해하고 있습니다. 언론들도 대기업의 동반성장 노력을 부각하는 방식으로 보도를 하는 변화를 보이기도 합니다. 동반성장위원회가 생기고 위원장이 되었다는 사실만으로도 큰 변화의 시작이라고 생각합니다. 의도한 것은 아니지만 초과 이익 공유제를 비판하는 여론이 형성되는 과정도 사람들이 이에 관심을 가지는데 상당한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선> 지난주에 대학생들이 모여 ‘초과이익공유제, 무엇이 문제인가’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열었습니다. 토론 중에 가장 논란이 된 한 부분에 대해서 여쭙고 싶은데요, 지금 이미 대기업에서 법인세를 받아 중소기업을 지원하는 구조적인 방법이 있다고 알고 있습니다. 이러한 방법과 대기업의 세금을 줄이고 동반성장으로 가는 방법과 어떠한 효과적 차이가 있나요?

    <정> 우선 한 가지 바로 알아야 할 사실은 우리나라가 동남아에 비해서는 법인세가 높지만, 유럽지역에 비해서는 법인세가 훨씬 낮은 수준이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법인세를 가지고 다른 곳에 지원하는 방법이 있기는 하지만, 이제는 나라가 너무 커져서 정부가 나서기 쉽지 않죠. 지금도 큰 정부라고 하는데 적극적으로 개입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정부는 큰 그림만 제시하고 세부적인 부분까지는 관여하지 않는 방식으로 이루어져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