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7년전 수장된 러시아 전함 바랴그호와 그 깃발같은 이름 구 소련 항모, 중국 첫 함모로 변신해 서해에 나타난다오랜 세월 외세 격전장 서해, 다시 격랑 속으로...
  • ▲ 조선일보 보도=중국 첫 항공모함 제원과 그 출현이 몰고 올 파장에 대한 그래픽
    ▲ 조선일보 보도=중국 첫 항공모함 제원과 그 출현이 몰고 올 파장에 대한 그래픽

    107년전의 인천 앞 바다

    “당장 떠나라, 물러가지 않으면 쏜다.”

    낮 12시 인천 팔미도 앞바다. 일촉즉발의 순간. 6,500톤의 육중한 군함이 항구 밖으로 나왔다.

     “일제 사격” 8인치 포가 불을 뿜었다.

    “명중! 명중!” 항구 밖에 매복했던 일본 순양함 아사마호 해군들이 만세를 불렀다.

    전신에 연타를 맞아 화염에 휩싸인 러시아 순양함 바랴그(Varyag: 발틱해의 전사들)호는 기우뚱 도망치면서 응사했다. 1,530발이나 쏘면서 일본군함에 단 한발도 맞추지 못한 채 화약고에 불을 붙이고 모두 탈출하고 말았다.

    간단히 패했지만 항복하지 않았다 해서 러시아 전사엔 ‘바랴그 영웅 신화’로 기록된 러일전쟁의 첫 장면이다.

    1904년 2월9일 오후. 승리를 확인한 일본 영사는 엉엉 울었다고 한다. 일본인이 유럽인과 교전한 최초의 해전에서 완승, 아시아인이 백인에게 이겼다는 사실은 세계를 뒤집어 놓았다.
    일본 열도는 물론 서울의 진고개 일본인 거리도 경축잔치에 뒤집어졌다.

    감옥 속에서 들린 남의 나라 전쟁 포성

    같은 시간. 감옥에 있던 사형수 29세 이승만. 옥중 명저 <독립정신>에 이렇게 기록한다.

    “두 시간 동안 천지가 진동하며 80리 밖 한양 장안에서도 포성이 콩볶듯 들리고 마른 하늘에 벼락치는 것 같았다. 귀머거리와 질식한 사람 이외에는 듣지 못한 사람이 없으리라. 비분강개(悲憤慷愾)한 선비들은 땅을 치며 통곡하고 옥중에 있던 자들도 여러명이 울었다...(중략)...우리나라의 주권과 영토가 이 전쟁의 결과에 전적으로 달렸으니 어찌 혈기 넘치는 남아로서 두고 볼 것인가. 독립의 기초를 세우려면 일본의 굴레에서 시급히 벗어나야 할지라.“

    드디어 일본은 해냈다. '조선'을 삼키는데 막을 자 누구랴.
    청일전쟁에서 청나라를 몰아낸 일본은 '아관파천'을 통해 대한제국을 가로챘던 강대국 러시아마저 보기 좋게 물리친 것이다.

    약육강식의 시대 무주공산이 된 한반도. 이승만의 예견대로 일본은 인천해전 두 주만인 2월23일 ‘한일 의정서’로 한국을 묶었다. 이듬해 ‘을사늑약’. 그리고 병탄까지 그야말로 일사천리였다.

    러일전쟁 107년후. 송영길 인천 시장이 바랴그 함의 ‘성 안드레이 깃발’을 러시아에 영구 임대하겠다고 말해서 논란이 뜨겁다. 자기 고백대로 젊은 날 '레니니스트'인 송 시장의 레닌 향수는 인천박물관 소장품인 러시아 깃발을 보자 ‘첫 사랑의 열정’으로 되살아난 것일까.

    일본이 물러나면 소련이 한반도에 들어온다는 탁견

    러시아는 우리에게 무엇인가.

    청년시절 러시아와 일본등 반외세 투쟁에 몸바쳤던 이승만은 독립운동 기간중 미국에게 누누이 말했다.

    “일본이 물러나면 한반도엔 러시아가 들어온다. 미국이 대한민국 임시정부를 빨리 승인하여 독립국 완충지대를 만들지 않으면 소련과 충돌하는 사태가 올 것이다.”

    이승만은 또 해방후 미국이 소련전략에 말려들어 좌우합작을 강요하자 끝까지 버텼다.

    “일본 식민지배를 벗어난 우리에게 소련 위성국이 되란 말인가. 공산 제국주의에 동유럽을 내주고 한반도까지 바친다면 그 댓가로 미국은 엄청난 희생을 치러야 할 것이다.”

    이승만은 또 말한다. 6.25전쟁중 중국이 개입하자 휴전을 강요하는 미국과 유엔을 향하여.

    “당신들이 참전한 이유는 한반도의 자유를 위해서다. 북한을 소련 독재와 중국군 지배아래 놔둔채 휴전하라니 북진통일이 아니면 죽음을 달라.”

    소비에트 러시아에 심취했던 송영길 인천시장

    소비에트 러시아를 만든 레닌 혁명에 심취했던 송영길 시장이 국민재산인 지방문화재를 주무부처 문화재청엔 말도 없이 러시아에 넘겨주고 싶은 속셈은 본인만이 알 일이다.

    연평도 피격 현장을 둘러 보면서 “자극한 우리 잘못”이라거나, 포격당한 편의점 소주병을 “진짜 폭탄주”라고 예사롭게 말하는 것, 게다가 NLL 최전방 교동도에 개성공단식 북한 공단을 만들자는 발상을 내는 걸 보면, 한번 중독된 그의 열병은 여간해서 치유할 수 없는 고질인 모양이다.

    격동의 역사가 펼쳐진 인천 앞 바다...경기만

    인천 앞바다 경기만은 한국의 주권과 독립을 좌우하는 역사의 급소다.

    백제 땅을 차지하려던 당나라 함대가 벌떼처럼 모여들었던 곳, 병인양요 때 프랑스전함이 나타나 외규장각도서를 약탈해간 곳, 신미양요 때 미국 전함이 나타나 우리 군과 전투를 벌였던 곳, 운양호사건 때 일본 전함이 우리 수군을 처참하게 패퇴시킨 곳. 이어 청일전쟁-러일전쟁으로 국운을 가른 격전지가 바로 이곳이다. 

     6.25 남침이후 잇따른 북한의 서해 침략은 몇차례 연평해전을 거쳐 천안함 폭침으로 이어졌다. 한 발 더나아가 북한의 연평도 침공은 급기야 미국 핵 항모를 이곳에 출동시켰다.

    서해에 들이닥치는 대륙세력의 첫 항공모함과 역사의 아이러니

    문제는 이제부터다. 중국 항공모함이 나온다.

    중국이 우크라이나에서 사들여 2002년부터 다롄(大連) 조선소에서 개조 작업을 벌이고 있는 구(舊)소련 항공모함 바랴그호가 완공 단계에 접어들어 마무리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고 신화통신과 환구시보(環球時報) 등 중국 관영 매체들이 지난 7일 인터넷망을 통해 보도했다.

    역사는 변진(變進)한다고 했던가?

    107년전 인천 앞바다에 수장된 구 러시아 전함과 같은 이름을 가진 구 소련의 항공모함 '바랴그'의 중국 이름은 '스랑(施琅·청나라 수군 장수로 대만을 수복한 인물)'으로 정해졌다.

    신화통신은 "1940년대 국민당 정부 해군이 항공모함 건조 계획을 수립한 이후, 중국인이 70년 동안 숙원해온 항모 보유의 꿈이 마침내 실현됐다"고 전했다. 중국은 해군 창건일인 오는 23일과 공산당 창당 90주년인 오는 7월1일 등을 구체적인 시험 운행 시점으로 거론하고 있다.

    빠르면 약 2주후, 늦으면 3개월후 우리는 서해를 항해하는 중국의 첫 항공모함을 목격하게 될 것이다. 

    다시 역사의 격랑 속으로 들어가는 우리의 서해

    '잠든 아침의 나라' 쟁탈에 나선 외세의 각축장이었던 경기만이 또 다시 대한민국의 운명을 거는 격전장으로 돌변할 것이라면 망상일 것인가.

    경기만을 포괄한 수도권 교두보 인천 수문장을 아무에게나 맡길 수 없는 이유는 너무나 많다.

     국가정신은 고사하고 공(公)과 사(私)의 구분조차 모르는 공직자, 80년대 NL-PD로 반체제 경쟁을 벌이며 아예 사법고시 언론고시를 거쳐  사회 진지(陣地) 국가 고지(高地)를 점령한 386세력의 대표주자, 
    과거 청산의 충분한 검증도 없이 국민대표로 선출된 레닌 광팬, 미완성의 전향으로 갈팡질팡하는 정신적 아노미가 아니라면 사리사욕으로 일본정부의 뇌물에 걸신 들렸던 망국의 정상배들과 어떻게 다른지 설명을 듣고 싶다.

    이탈리아 감옥에서 떠돌던 공산당 그람시의 진지전(戰) 꿈이 대성공한 대한민국, 소련에서 쫓겨난 레닌의 그림자가 국정을 농단하는 나라 대한민국은 과연 그들의 유토피아!

    <인보길/뉴데일리-이승만연구소 공동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