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간의 과체중이 가장 사망 확률 낮아서구형 비만기준, 아시아인에 맞게 바꿔야
  • ▲ 서울 성동구 보건소에서 마련한 비만체험교실 모습ⓒ연합뉴스
    ▲ 서울 성동구 보건소에서 마련한 비만체험교실 모습ⓒ연합뉴스

    일반적으로 약간 마른 체형이 통통한 사람보다 건강할 것이라는 생각이 사실과 다르다는 실험 결과가 나왔다. 서구형 비만기준에 맞추다 보니 한국인을 비롯한 아시아인과는 잘 맞지 않는다는 말이다.

    서울의대 예방의학교실 유근영ㆍ강대희ㆍ박수경 교수팀은 `아시아 코호트 컨소시엄(Asia Cohort Consortium, 공동의장 강대희)'을 구성해 한국인 2만명을 포함한 아시아인 114만명을 대상으로 지난 2005년부터 평균 9.2년을 추적 관찰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4일 밝혔다.

    일반인이 체질량지수(BMI)가 23~25 이상이면 과체중이나 비만으로 분류돼 건강에 좋지 않다는 권고를 받는다. 하지만 대규모 역학조사(코호트) 결과 BMI가 22.6~27.5일 때 사망할 확률이 가장 낮았다.

    비만도를 평가하는 데 잣대가 되는 체질량지수(BMI)는 가장 흔히 사용되는 비만기준으로 자신의 체중(㎏)을 키(m)의 제곱으로 나눈 값을 말한다. 비만의 기준은 현재 나라별로 조금씩 다른데 아시아에서는 과체중이 25 이상, 비만이 30 이상이다.

    대한비만학회의 경우는 이보다 더 염격해 체질량지수가 23 이상이면 과체중, 25를 넘으면 비만, 30 이상은 고도비만으로 분류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연구결과를 보면 아시아인 중에서도 특히 한국, 중국, 일본 사람들은 BMI가 22.6~27.5일 때 사망할 확률이 가장 낮았다. 이는 기존 기준치로 볼 때 비만에 해당하는 BMI 지수를 가진 사람일지라도 실제 사망 위험은 크지 않았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반면에 BMI가 35 이상으로 초고도 비만에 해당하는 사람들의 사망 확률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1.5배 높았다.

    이런 분석이 나온 것은 그동안 비만과 사망 위험의 상관성 분석에 인종 간 차이가 고려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유근영 교수는 "비만이 당뇨병이나 심장병, 대장암, 전립선암 등의 서구형 암 위험을 높이는 것은 사실이지만 인종 간 차이를 고려할 때 그 기준치는 새롭게 정해져야 한다"면서 "특히 인도인이나 방글라데시인들은 비만한데도 사망 확률이 높아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연구팀은 오히려 극심한 저체중이 사망 확률을 높인다고 경고했다. 연구결과 비만지수가 15 이하로 극심한 저체중의 경우 사망 확률이 체질량지수 22.6~25.0인 사람들에 비해 2.8배나 높았다.

    한편 이번 연구에는 한국, 일본, 중국 등 아시아 7개국이 참여했으며 결과는 세계 최고 권위지로 꼽히는 `NEJM(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 최근호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