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과의사들이 분석한 ‘카다피의 정신상태’

무아마르 카다피(68) 리비아 국가원수의 반정부 시위대를 상대로 한 무자비한 유혈 진압이 계속되면서 이처럼 극단적 행위를 일삼는 그의 정신상태와 향후 예상되는 행동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3일(현지시각) 로이터 등에 따르면 정신과의사나 정신건강 전문가들은 카다피와 같은 사람은 워낙 독특해서 예측하기 어렵다고 말한다.

다만 시위대가 알카에다가 환각제를 탄 밀크커피를 먹고 시위에 나섰다고 말하거나 반대자들을 처형할 준비가 돼 있다는 그의 언행은 정상적인 상태를 벗어났다고 보는 시각이 많다.

영국 런던 세인트 조지 대학의 정신의학과 교수인 나이젤 이스트만은 "개인이 타인을 위협하거나 해치는 식으로 우리가 생각하는 정상적 범위를 벗어나는 행동을 했을 때는 그러한 행위를 이해하는 방법을 찾기 위해 노력할 필요가 있다"며 "하지만 그것을 이해하는 데 필요한 생각의 도약은 가능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스트만 교수는 그러나 "카다피가 매우 이상하고 사악하다는 것은 분명하다"고 덧붙였다.

미국은 과거 카다피 국가원수가 세계적으로 (테러) 무장세력을 지원하자 `미친개'라고 불렀었고, 지금 반 카다피 세력이 장악한 벵가지에서 사람들은 그를 "미쳤다"거나 "정신 나갔다"고 한다. 그와 가까웠던 일부 인사들도 그를 "미친 사람"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그러나 런던 정신건강조합(WLMHT)의 정신과 컨설턴트 마이클 펠란은 41년간 반대자가 없는 절대권력을 쥐고 있던 사람이 자신이 결코 틀리지 않았다고 믿는 것은 놀랄 일이 아니라고 말했다.

반정부 시위대와 국제사회의 압박으로 궁지에 몰린 그가 향후 어떤 선택을 할 것이냐도 정신분석학적 관심이 되고 있다.

WLMHT의 인격장애 전문가인 킹슬리 노턴은 때로 침착함은 그 사람이 막판 게임에 대해 확신하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다고 말한다.

그는 "사람이 압박을 받을 때 자신의 운명에 대한 내면의 확신이 있으면 침착해진다"며 "그 확신은 자살이나 탈출과 같은 `플랜 B'가 있거나 종교적 믿음이 있을 때 나온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누군가 정신적으로 비정상이라는 확실한 임상 증거가 있더라도 그 사람이 어떻게 반응할지는 예측하기 매우 어려우며, 특히 그 사람이 극단적 상황에 처해있을 경우는 더 그렇다고 설명하고 있다.

펠란은 "이러한 상황에서 무슨 일이 일어날지 예측할 수 있는 유일한 근거는 그 사람이 과거에 어떻게 행동했느냐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