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선 학교, 학생 생활지도 등에 어려움 커저경력 여교사 부담 크게 느껴…"떠들어도 무서워 가만둔다"
  • 초등학교 여성교원 비율이 지역에 따라 많게는 80%를 훌쩍 넘어서면서 유아 및 초등교육 '연성화'에 대한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중고등학교 여성교원 비율도 갈수록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학교폭력, 선생님 놀리기 등 중고등학교 교사에 대한 학생들의 지도불응이 해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어 여성교원 비율 증가로 인한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점점 더 높아지고 있다.

    한국교육개발원(KEDI)이 최근 펴낸 '2010 교육통계연보'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초중고교 여성교원 비율은 75.1%(초등), 65.7%(중학교), 44.3%(고등학교, 일반계 전문계 포함)였다. 이같은 비율은 2009년 74.6%-65.2%-43.4%에 비해 초중학교는 각 0.5%, 고등학교는 0.9% 올랐다. 2008년 비율은 74.0%-64.5%-42.1%였다. 특히 고등학교 여성 교원 비율은 42.1%-43.4%-44.3%로 증가 추세가 초중학교에 비해 훨씬 높아 주목된다. 

    초중고교에서의 '여교사 편중현상'을 걱정하는 이들은 이런 현상이 발달단계에 있는 학생들의 전인적 성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수 있다고 우려한다. 구체적으로는 폭력적 성향을 보이는 학생들에 대한 생활지도 및 상담, 이성문제나 친구문제 또는 가정문제 등으로 고민을 안고 있는 사춘기 남학생들에 대한 조언과 지도 등에 있어 한계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성(性) 역할과 정체성에 대한 올바른 인식 측면에서 문제를 제기하는 견해도 있다.

    실제 일선 학교현장에서 느끼는 여교사 편중현상에 대한 불안은 생각보다 심각하다.
    일부 초등학교의 경우 교장부터 모든 교사가 여성인 경우도 있다. 남자교사가 있는 경우에도 체육교사 등 1~2명에 불과한 경우가 많다. 중학교는 이보다 사정이 나은편이지만 남교사 비율은 해가 갈수록 크게 줄어들어 상당수 학교는 그 비율이 절반이 미치지 못한다. 고등학교는 유일하게 남교사 비율이 절반을 넘고 있지만 10년전 70.3%였던 비율은 지난해 55.7%로 크게 줄어들었다. 그만큼 교원에 임용되는 남교사 수는 해가 갈수록 크게 줄어들고 있다.

    인천의 한 중학교 부장교사는 "학기초가 되면 학생지도에 어려움을 겪고 울음을 떠트리거나 괴로움을 호소하는 여교사들이 있다. 특히 저경력교사들에서 이런 경우가 많다"며 현장의 분위기를 전했다. 서울의 한 고등학교 교장도 "학교 순시 중 유난히 소란스러운 교실이 있어 수업이 끝난후 담당 여교사를 불러 주의를 줬더니 '대드는 아이들이 무서워 그냥 둔다'는 말을 들었다"고 말했다. 

    남교사 부족현상으로 학교현장이 겪는 불편과 문제가 늘어나자 이에 대한 대안으로 '남교사 할당제'를 도입하자는 주장도 계속되고 있다. 교원임용고사에서 일정 기준점수 이상을 받은 남성 지원자를 추가 선발하자는 것이다.

    그러나 반론도 만만치 않다. 여성계는 "남성 비중이 절대적으로 높은 교장, 교감 임용에 대해 여성 할당제를 도입하지 않는 한 동의할 수 없다"며 반대하고 있다. '여교사 편중'이 학생들에게 부정적 영향을 준다는 과학적 근거가 없다는 것도 주된 반대이유이다.

    교과부도 부담을 느끼기는 마찬가지이다. 교과부 교원정책 관계자는 "시도교육감으로부터 건의가 들어오면 검토해 볼 수는 있겠지만 여성 차별논란이 생길 수 있어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