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맥은 관리 아냐…사람을 대할 때는 진심으로”“좋은 부모 만나 좋은 대학 가는 게 핵심은 아냐”
  • 최근 2030세대의 가장 큰 관심사는 취업과 부, 그리고 사회적 성공이다. 선진화 홍보대사들이 이번에는 중앙부처 공무원, 금융 대기업 임원, 벤처기업 대표, 증권사 대표로 승승장구한 IBK투자증권 이형승 대표를 만났다. 그로부터 ‘성공’에 대한 경험담을 듣는다.


    선진화 홍보대사(이하 <선>) 대표님께서는 요즘 학생들이 동경하는 다양한 직업을 경험하신 분으로 알고 있습니다. 중앙부처 서기관, 대기업 이사, 벤처기업 대표, 증권사 대표 등 대학생들이 선망하는 직업에서 승승장구하셨는데, 어떻게 이런 다양한 분야를 섭렵하셨는지 궁금합니다.

    이형승 IBK증권 대표(이하 <이>) 다양한 분야지만 사실 경제와 금융이라는 일관성이 있어요. 이런 다양한 분야를 경험하면서 제가 느낀 것은 일의 본질이라는 것은 다 비슷하다는 것입니다. 비록 일의 특성에 따른 구체적 업무방식은 다를지라도 어떤 문제점을 찾아내고 그에 따른 대안을 모색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물론 다른 방식과 문화를 만나면서 겪는 문제가 있는 만큼 직장을 바꾸는 선택에도 용기가 필요하다고 봐요. 이런 다양한 경력이 가능했던 이유는 무엇보다도 제가 새로운 일을 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별로 없었다는 점을 들 수 있겠습니다.

    "금융에서의 성공비결은 자신감과 열정을 다하는 것"

    <선> 요즘 대학생들 사이에서 금융 분야가 큰 인기를 끌고 있는데요, 금융 분야에서 성공하는 데 필요한 자질에는 어떤 것이 있나요?

    <이> 특별한 정답은 없어요. 하지만 가장 중요한 걸 꼽는다면 나한테 맞는 것, 즉 나의 적성을 찾는 것입니다. 사람들이 말하는 돈, 성취감, 명예의 우선순위를 매겨보는 것이죠. 사회에 공헌한다고 하면서도 사실 돈을 중요시하는 사람들이 많잖아요. 그리고 적성을 발전시켜 나갈 자신감이 중요해요.

    자신감이란 나도 해낼 수 있다는 믿음을 느끼게 해주는 작은 성취들을 통해 생기는 것입니다. 작은 성취를 이루기 위해서는 첫째, 목표를 위해 열심히 노력해야 하고 둘째, 어떤 일이나 사람을 대할 때 진정함을 갖고 대해야 합니다. 내가 그걸 하는 순간만큼은 모든 힘과 열의를 다해서 ‘목적’으로 해야 하는 것이지 대충대충 ‘수단’으로 다루어서는 안 된다는 거죠.

  • <선> 성공을 위해서는 사람들과의 소통이 매우 중요하다고 하는데 대표님께서도 이를 매우 중요하게 여기신다고 들었습니다. 대학생들에게 인맥의 중요성과, 인맥을 형성할 때 유의해야 할 점 등을 설명해 주셨으면 합니다.

    <이> 인맥을 ‘관리’한다고 생각하면 안 돼요. 누구에게나 배울 점이 있다는 열린 마음과 겸손한 자세를 갖고 대해야 합니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제대로 된 관계가 되어 진심으로 다가 갈 수 있어요. 사람은 인맥으로 이용하겠다는 ‘수단’이 아니라 상대방에게 배울 게 있다는 ‘목적’이 되어야 해요. 그리고 많은 수의 사람을 아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이 나를 어떻게 기억하고 내가 그 사람을 어떻게 기억하느냐가 중요해요. 그 사람의 잘나가든 잘 안 나가든 상관없이 진정성을 가지고 관계를 유지하면 그게 바로 진정한 인맥이라고 생각합니다.

    "SNS는 새로운 사람과의 소통으로 아이디어 찾는 공간"

    <선> 요즘 소통과 관련해서 SNS가 경영인들 사이에서도 화제라고 합니다. 대표님의 트위터 팔로워 수도 3000명이 넘는다고 들었습니다. 대표님께서 보시기에 SNS의 이용이 개인의 성공과 기업 경영에 어떻게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시나요?

    <이> ‘타산지석(他山之石)’이라는 말이 있듯이 아무리 훌륭한 사람들을 봐도 내가 그 사람들보다 잘난 게 하나는 있고 나보다 못나 보이는 사람도 나보단 잘난 게 있어요. 누구한테든 배울게 있다고 생각해요. 그런 면에서 트위터는 나와 전혀 다른 생각을 하는 사람들과 솔직하게 소통할 수 있게 해주는 대화의 장을 제공해줍니다.

    오프라인에서는 사회적 위치가 비슷한 사람들을 만나지만 트위터를 통해 보다 넓은 세상의 흐름을 알 수 있어요. 특히 같은 업계와 경쟁을 하며 비슷한 류의 사람들만 만나다 보면 새로운 아이디어에 한계가 있는데, 새로운 사람들과의 소통을 통해 의외로 아이디어를 찾는 겁니다. 예를 들면 ‘통큰치킨’과 같이 파격적인 무언가를 할 수 있는 게 없을까라는 식이죠. 적은 비용으로 많은 아이디어를 얻는 데 있어 SNS가 좋다고 생각합니다.

    <선> 많은 대학생들이 대표님의 대학시절에 대해 궁금해 할 것 같습니다.

    <이> 저는 서울대를 지원했는데 원하는 학과에 합격이 안 돼서 고민했지만 집안형편이 나빠서 그냥 다녔어요. 제대 이후 딱히 하는 것 없이 시간을 보냈는데 선배들이 무언가 열심히 공부하는 걸 보고 ‘뭘 공부하냐’ 물었더니 고시공부를 한다고 했어요. 저도 그 모습을 보고 이렇게 살면 안 되겠다고 생각해서 고시공부를 열심히 했어요. 그런 과정에서 내 인생에 대해 고민도 하게 되었고 사람들도 많이 만났지요.

    행정고시 합격은 제가 이룬 여러 가지 성취들 중에 하나였습니다. 물론 행시를 비하하는 건 아니지만 행시 그 자체를 목적으로 보지 말고 하나의 디딤돌, 나에게 자신감을 주는 작은 성취로 보시길 바래요.

    "기업이 원하는 건 스펙이 아닌 인재의 가능성"

    <선> 많은 대학생들이 스펙을 쌓는데 열을 올리고 있는데요, 실제로 기업들은 인재채용에서 어떤 점을 가장 중시하는지 궁금합니다.

    <이> 인재의 가능성을 봅니다. 그 사람의 꿈이 뭔지, 본인이 그 꿈을 실현하기 위해 어떤 일들을 해왔는지, 얼마나 준비되어있는지, 살아오면서 닥친 고비와 어려움을 어떻게 이겨냈는지, 그 어려움 속에서 어떻게 초심을 잃지 않고 끈기와 인내를 갖고 꿈을 유지해왔는지를 말입니다. 어려움을 나름대로 슬기롭게 극복해냈다는 점은 기업들이 상당히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입니다. 그래서 storytelling식으로 인재채용방식을 바꾸고, 그 대신 직원 교육을 위해 상당한 돈과 시간을 투자하고 있습니다.

  • <선> 지속적인 성공을 위해서는 창의성이 중요하다는 얘기를 많이 합니다. 저희가 듣기로 ‘로우컷(low cut) 수수료’ 제도나 ELS진단 서비스와 같은 혁신적인 서비스를 정착시키셨다고 들었습니다. 그것을 도입하신 취지는 무엇이고 어떻게 아이디어를 얻으셨나요?

    <이> IBK 증권이 생긴지 얼마 안 된 규모가 작은 회사인 만큼 우리가 경쟁을 하려면 남들과 다른 무언가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이러한 차별화를 위해서는 위험부담도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고객의 입장에서 모든 문제를 보는 거죠. 말로는 세상에 존재하는 어떤 기업도 고객을 위한다고 하지만 얼마나 위하느냐의 정도는 기업마다 매우 다르거든요.

    로우컷 수수료 제도 같은 것은 고객과 회사의 신뢰를 강화하기 위한 방법입니다. 만일 고객이 계속해서 손해를 봐도 금융사가 계속해서 수수료 이익을 챙겨가면 고객은 우리를 불신할 거에요. 이러한 현상이 심화되면 우리가 비즈니스를 계속 할 수 없게 되는 것입니다. 즉 우리가 손해를 좀 보더라도 완전히 고객입장에서 보자는 발상의 전환의 산물이었던 것이죠. 무언가를 확실히 바꾸려면 근본적인 것부터 다시 봐야 하니까요.

    "좋은 대학가고 좋은 곳 취직하는 게 인생의 핵심은 아냐"

    <선> 아까 금융분야에서 성공하기 위한 자질을 질문했을 때, 모든 일의 본질은 같고 어떤 분야에서 성공하기 위해선 그 일이 자신의 적성과 맞아야 한다고 했습니다. 그렇다면 과연 적성은 어떻게 찾아야 하는 건가요?

    <이> 우리나라 교육의 안타까운 면이 중․고등학생 시절이 꿈을 찾는 과정이 아니라 대학을 준비하는 시간이 되는 거에요. 꿈이라는 것은 단숨에 생각나서 밀고 나가야 하는 것이 아니라 그때그때 자기가 하고 싶은 일들을 하다가 발견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게 아니다 싶으면 다른 길을 갈 수도 있는 거죠. 즉 꿈이란 죽을 때까지 뭘 할 건지 생각해서 정하는 것이 아니고 이번 일년 안에 내가 진짜 하고 싶은 일들을 하는 거에요.

    그 일들을 하다 보면 다시 돌아오기도 하면서 자기가 걸어온 길의 스토리를 말 할 수 있으면 되는 겁니다. 실패를 했더라도 그 과정을 이겨내면서 어떤 걸 배웠는지에 대한 스토리가 자산이 되어서 나중에 어떠한 일을 하던 간에 자신이 무언가를 해 낼 수 있는 힘이 되는 거에요. 이런 관점에서 보면 20대가 창업을 하는 것은 긴 인생의 관점에서 볼 때 상당히 가치 있는 자산이 될 거라고 봅니다.

    <선> 좋은 부모, 좋은 배경의 경쟁자를 이기기 힘들다는 생각이 젊은이 사이에서 만연합니다. 출발선이 다르다 보니 아무리 노력해도 그들을 앞서기 힘들어 보입니다. 대표님은 혹시 주변에서 이런 환경의 제약을 뛰어 넘은 사람을 보신 적이 있습니까?

    <이> 인생은 마라톤이에요. 강남8학군에서 좋은 사교육 받아서 좋은 대학가고 좋은데 취직하고 부모덕도 보는 것은 인생에서 핵심이 아니라고 봅니다. 자신의 배경을 이유로 자신의 가능성을 제한하는 것은 스스로와 우리 사회를 너무 비하하는 발언이라고 봐요. 강남에서 과외 열심히 받아서 좋은 대학 나오면 웬만하면 취업을 할 수는 있겠지만 사회생활에서 그 사람이 성공하느냐는 전혀 다른 문제인 거죠.

    20대는 입시와 취업까지만 보고 그 경험에서 좌절감을 느꼈기 때문에 집안 조건이 중요하게 여겨질 거에요. 하지만 인생은 기나긴 마라톤이고 30대 이후 자신이 어떻게 스스로에 대해 책임을 지면서 자신을 발전시켜 나가느냐가 관건입니다. 우리도 채용 할 때 자기소개서에 학벌이나 집안을 알 수 있는 글을 쓰면 탈락이라고 했거든요.

    물론 사회적으로 연고주의가 파다합니다. 우리 사회에도 젊은이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할 수 있는 환경이 제공되어야 하는 것은 맞아요. 하지만 젊은 사람들이 그걸 이겨내려는 의지와 노력만 있다면 한국사회에서는 충분히 그걸 이겨 낼 수 있다고 생각해요. 오히려 힘든 집에서 경쟁을 뚫고 올라온 사람들이 그 과정에서 기른 힘이 더 큽니다.

    "자신만의 작은 성취를 쌓으면 큰 성공으로 이끌어 줄 것"

    <선> 성공에 대한 대표님의 기준이나 생각이 어떤 것인지 궁금합니다.

    <이> 다른 사람들이 내가 어떠한 지위에 도달하기 위해 어떻게 살아왔고, 그 결과 이러한 사회적 지위를 획득했다는 사실을 널리 인정해준다면 성공했다고 말할 수 있어요. 한편 성공은 이와 같이 바깥에서 정의할 수도 있지만 동시에 주관적이기 때문에 스스로 성취하고 만족한다면 그것도 성공이라고 할 수 있을 거에요.

    이 두 가지 성공의 의미를 종합하면, 나에게 가치 있게 여겨지는 나의 성취가 남들에게도 의미 있는 것으로 받아들여지면 그 성취는 성공이라고 생각합니다. 내가 아무리 잘했다고 생각해도 남들이 인정을 안 해주면 그것은 성공이 아닌 것이고, 반대로 남들이 성공했다고 생각해도 내가 만족하지 못하면 성공이라고 할 수 없는 거니까요.

    <선> 마지막으로 젊은이들에게 미래를 위해 한 말씀 조언 부탁 드립니다.

    <이> 자신만의 작은 성취의 경험들을 많이 쌓으세요. 그것이 여러분을 큰 성공으로 이끌어 줄 것입니다. 이러한 성취의 경험들을 쌓는 과정에서 스스로 땀 흘려서 후회 없이 노력을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초심을 잃지 말고 꿈을 갖고 인내와 끈기로 노력하세요. 그러면 언젠가는 꼭 꿈은 이루어집니다.

     


  • 인터뷰 진행: 선진화 홍보대사 강성우, 오선화, 양혜민, 오정현, 이고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