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무상급식 논란으로 곤경에 빠진 오세훈 서울시장에 대한 걱정을 드러냈다. 반면 차기 대권 후보 0순위로 꼽히는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에 대해서는 견제 의식을, 이명박 대통령에게는 ‘쓴소리’를 여전히 이어갔다.

  • ▲ 오세훈 서울시장(左)과 김문수 경기지사(右)ⓒ자료사진
    ▲ 오세훈 서울시장(左)과 김문수 경기지사(右)ⓒ자료사진

    김문수 지사는 16일자 <중앙선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우린 (무상급식을 내세원 김상곤 경기교육감과)1년 반 동안 싸워서 그나마 이만큼 결론이 난 거다”라며 “서울은 싸운 지 6개월밖에 안 됐잖나. 이제 시작이다”고 내다봤다.

    또 “(김 교육감이 처음 당선됐을)당시엔 도지사도, 의회의 3분의2도 한나라당이었지만 교육감 한 명과 싸우는 게 어려웠다. 포퓰리즘이 그만큼 무서운 거다”고 앞으로 계속 벌어질 공방에 우려를 표시했다.

    김 지사는 특히 오 시장의 주민투표 카드를 내민 것에 대해 “투사로서 본인의 새로운 면모를 부각시키겠다는 측면에선 일단 성공적으로 봐야 하지 않겠나. 오 시장도 그리 판단했으니까 치고 나온 게 아니겠나”며 지지를 보내기도 했다.

    다만 그는 “(우리도)주민소환투표도 숱한 논란을 불렀지만 결국엔 무산됐다. 굉장히 잘 해야 할 거다. 건곤일척의 승부수를 던졌는데 누가 왈가왈부할 수는 없고…. 그저 잘되길 바랄 뿐이다”며 안타까움을 전했다.

    반면 대권 캠프 구축에 나선 박근혜 전 대표에 대해서는 냉정한 분석을 내놨다.

    김 지사는 ‘박근혜식 복지’에 대해 “아직 하나의 방향일 뿐이다. 복지는 실천해야 하는데 (박 전 대표는)이제 겨우 복지기본법만 발표한 것 아닌가”라며 실효성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뭐가 문제인지는 누구나 알지만 실제 해결해낼 수 있는 솔루션을 내놓는 건 전혀 다른 문제다”며 “박 전 대표가 경영학 개론 정도를 얘기했다면 경기도는 이미 무한돌봄사업과 꿈나무안심학교라는 실질적 성과를 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지사는 또 앞으로 박 전 대표의 행보에 대해서도 “(돌파구를·해법을)못 만들 거다. 그냥 쉽게 되는 게 아니다. 복지는 현실이다. 유럽과 미국·일본의 복지를 전공했어도 한국의 복지는 전혀 다르다. 노숙자 문제만 해도 한 명 한 명 사례연구를 통해 맞춤형·현장형으로 풀어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 ▲ 지난 6일 서울에서 열린 재경 대구.경북신년교례회에까지 만난 박근혜 전 대표와 김문수 경기지사ⓒ연합뉴스
    ▲ 지난 6일 서울에서 열린 재경 대구.경북신년교례회에까지 만난 박근혜 전 대표와 김문수 경기지사ⓒ연합뉴스

    명문화된 법 제정보다 자신이나 오세훈 시장의 현장형 복지가 더 선행되야 한다는 자신감의 표현으로 보인다.

    특히 그는 “지난해 성탄절 전야에도 나는 의정부역에서 노숙자와 소주잔을 기울였다. 복지 해법은 삶에서 나오는 것이지 학자들 책상에서, 책 속에서 나오는 게 아니다. 그래선 절대 풀 수 없다”고 했다.

    현 정권에 대해서는 비판적 입장을 견지했다.

    김 지사는 “과거 10년간 다른 정권 쪽에 서있었다는 이유로 사람을 가려선 안 된다. 전문가라면 야당 인사라도 최대한 폭넓게 써야 한다. 그래야 성과가 나온다”고 언급했다. 그는 현인택 통일부 장관을 예로 들며 “솔직히 외교 전문가 아닌가. 북한 문제를 풀려면 베스트를 뽑아서 즉시 실력을 발휘하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정동기 감사원장 후보의 낙마에 대해서도 “(인사 정책이)무엇보다 타이밍을 놓친다. 문화부와 지식경제부 장관 인선도 너무 늦지 않았나. 또 그 분야의 최고 전문가를 써야 한다”고 했다.

    자신의 차기 대권 도전에 대해서는 여전히 ‘진인사대천명’을 다시한번 강조했다.

    김 지사는 박 전 대표에 대해 “지금 대세죠. 지금은 대세죠. 매우 인기가 높은 분이고. 된다, 안 된다 이런 말은 내가 못하죠”라면서도 “대선쯤 되면 본인이 발버둥치거나 강한 의지를 내비치는 것과는 무관하게 국민의 민심, 시대의 정신, 역사의 부름, 뭐 이런 것 아니겠나”라며 욕심을 감추진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