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에서 마약복용이 확산되면서 '얼음' '빙두' 등 마약관련 은어가 주민들 사이에서 퍼지고 있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최근 북한 내부 소식통을 인용, "지난해 12월 방학을 앞둔 혜산시 연봉고등중학교 4학년 학생 5명이 학교 화장실에서 얼음(필로폰)을 하다가 체육교원에게 들켰다"고 보도했다.

    데일리NK도 "중학생들을 비롯해 젊은 층들이 빙두(마약의 일종)에 집착, 인생을 포기하는 현상들이 나타나 당·법·교육기관에 빨간불이 켜졌다"고 전했다.

    강력한 언어통제 정책을 펴고 있는 북한에서 마약과 관련된 은어가 나도는 것은 내부 통제력이 그만큼 약해지고 민심이반이 가속화되는 상황과 관련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탈북자의 급증으로 이들과 관련된 은어들도 생겨나고 있는데 '한라산 줄기'나 '두만강 자금'은 남한의 탈북자들이 북측의 가족들에게 보내는 돈을 가리키는 것이라고.

    데일리NK는 당 간부들이나 엘리트들 사이에서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나 후계자 김정은을 비꼬는 은어들이 은밀히 번지고 있는데 김정일을 '떼떼'라고 부르기도 한다. '떼떼'란 말을 더듬는다는 뜻의 북한 은어다.

    열린북한방송은 "김정은을 부르는 북한 내 파워엘리트들의 은어는 '꼬맹이'"라고 전했다.

    정권 수립기부터 남존여비 사상을 '봉건사회의 잔재'라며 강하게 배격해온 북한에서는 여전히 여성을 비하하는 은어들이 존재하고 있다.

    통일부 북한자료센터에 따르면 '해방처녀'(남녀관계가 복잡한 미혼 여성이나 미혼모) '재털이'(아무 남자나 관계하는 여자') '깔개'(당 간부의 여비서) '공동변소'(매춘행위를 하는 여성) '간부절단기'(문란한 성관계로 당 간부가 처벌받게 한 상대여성) 등의 성(性) 관련 은어가 북한에서 사용되고 있다.

    자본주의·봉건주의·미신 등의 잔재를 주민들로부터 차단하고 정권에 대한 충성심을 유도하는 북한의 언어정책은 속담에서도 잘 드러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