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이사철 본격화되는 다음달부터 전세대란 우려
  • 연초부터 수도권 전세시장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새해 들어 주택시장에 전세 물건이 품귀 현상을 빚는 등 가격 상승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전문가들은 본격적인 이사철이 시작되는 다음달부터 ‘전세대란’이 재현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9일 서민 아파트가 밀집된 서울 노원구 상계동. 상대적으로 저렴한 전세를 구할 수 있어 서민들이 많이 몰리던 이 지역은 지난해 말부터 시작된 전세부족 현상이 연초에도 이어지며 전세 물건을 찾아볼 수가 없다.

    한 예로 이 지역에 소재한 보람아파트 109㎡형 전세의 경우, 작년 11월 1억3000만원에서 현재 1억6000만~1억7000만원으로 두 달여 만에 껑충 뛰었다.

    인근의 한 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연초는 전세 계약이 비수기라 원래 물건이 많지 않은데 올해는 정도가 훨씬 심해 물건을 찾지 못하고 발길을 돌리는 이들이 꽤나 많다”고 말했다.

  • ▲ 서울지역 아파트 모습 ⓒ연합뉴스
    ▲ 서울지역 아파트 모습 ⓒ연합뉴스

    강남권에서도 전세 품귀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송파구 잠실 리센츠 109㎡형은 지난 8월 3억6000만~4억원이던 전셋값이 지난 10월에 4억~4억5000만원으로 뛰더니 현재 5억원을 호가하고 있다. 부르는게 값일 정도다.

    이밖에 인기 단지의 경우도 2008년 입주 당시에 비해 전세금이 2배 이상으로 올랐지만, 전세 물건이 나오자마자 소진된다.

    서울지역의 전세 부족 현상은 수도권 전역으로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는 모습이다. 부동산114 조사에 따르면 새해 첫 주인 7일을 기준, 전셋값 변동률은 서울이 0.06% 오른 데 비해 신도시와 수도권은 각각 0.11%, 0.09%로 상승폭이 더 컸다.

    이는 서울에서 집을 구하지 못한 이들이 신도시나 경기지역으로 옮겨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부동산114 김규정 본부장은 “서울 강남권에서 시작된 전셋값 상승세가 강북, 분당, 용인으로 확산된 데 이어 최근엔 의왕, 광명, 화성, 안양, 파주시 등지로 번지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실제 경기도 의왕시는 새해 들어 한 주간 0.36% 올랐고, 군포 0.3%, 용인 0.29%, 산본 0.21%, 광명 0.2% 오르며 전세금 상승 상위 5위권을 수도권이 모두 휩쓸었다.

    한편, 아파트 전셋값 상승세는 오피스텔, 빌라, 연립, 다가구, 다세대 전셋값 상승세로 이어져 서민들의 주름살은 더욱 늘어 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