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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스티스 월급이 110만 원?” 웃기는 국세청 통계

국세청 발간 ‘2010년 국세통계연보’ 보도에 유흥업계 '웃음' 유흥업계 관계자 “성매매 업소들, 가장 두려워하는 건 국세청”

입력 2011-01-05 18:00 수정 2011-01-06 10:30

지난 4일 국세청은 ‘2010년 국세통계연보’를 발표했다. 연보에는 최초로 유흥업소 여성접대부들의 수입도 공개돼 눈길을 끌었다. 하지만 내용을 본 사람들은 어이없어 했다. 소득이 너무 낮게 나왔기 때문이다.

유흥업소 접대부의 실제 수입

성매매 산업의 확산을 우려하는 시민들은 “불법사업을 기업형으로 하는 자들이 내놓은 자료를 그대로 집계해 발간하니 그런 자들이 공권력을 우습게 보는 것”이라며 혀를 차기도 했다. 유흥업소에 가 본 사람이라면 이런 반응을 이해한다. 유흥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서울 중심가 유흥업소 이용요금은 1인 기준으로 30~50만 원 선이다.

업소와 접대부는 이를 50 : 50으로 나눈다. 유흥업소 접대부들은 하루에 2~3번 정도 ‘손님’을 맞는다고 한다. 접대부들이 한 달 동안 일을 하는 날은 사람에 따라 차이가 크지만 보통 20~25일 내외. 이렇게 보면 월수입은 600~1,500만 원에 달한다.

키스방, 오피스텔 애인방 등 불법변태 성매매업소 종업원들의 수입은 이보다는 낮지만 월 300~500만 원 수준으로 상용근로자 월 임금 총액(2009년 기준 230만4,167원)은 물론 ‘도시근로자가구 월 평균 소득(2009년 4인 기준 422만9,120원)’을 훨씬 웃돈다(하지만 유흥업소나 성매매 업소 여종업원 중 거액을 모은 사람은 거의 없다. 업소 시스템 때문이다.).

하지만 이들 중 소득세 원천징수 대상이거나 4대 보험에 가입된 사람은 없다. 따라서 그들의 소득도 지금까지 공식적으로 확인된 바가 없었다. 그럼에도 국세청 자료(2009년 기준)에 그들의 연봉이 1,369만 원으로 나타난 것은 사실 ‘기업형 유흥업소’의 ‘장난’ 때문이다.   

“어느 날 월 소득을 적으라 하더라고요. 세무서 핑계 대면서….”

과거 유흥업소는 개인이나 ‘조직’ 소유의 형태였다면 지난 수 년 사이 유흥업소들은 ‘법인’ 형태로 변하고 있다. 전통적인 유흥업계에서 10년 넘게 일했다는 M씨(40)는 “최근 법인형태의 유흥업소들이 문제”라며 우려했다.

▲ 현재 강남 일대에는 '기업형 유흥업소'들이 속속 들어서고 있다. 일부 업소는 호텔 객실을 장기임대하거나 아예 직접 호텔을 짓기도 했다. 사진은 2009년 4월 12일 적발된 한 기업형 유흥업소의 모습. 밖이 보이지 않는 '쇼케이스'에 접대부들을 밀어넣은 뒤 '손님'들이 고를 수 있도록 했다.ⓒ

‘기업형 유흥업소’들은 젊고 허영심 많은 여성들을 유흥업계에 끌어들이기 위해 일명 ‘마이킹’이라는 ‘선불금’을 현금은 물론 외제차, 성형수술 등으로 제공한 뒤 여성 접대부들에게 족쇄를 채우는 것은 기본이라고 한다.

이런 ‘기업형 유흥업소’들은 ‘주인’이 정해져 있는 게 아니라 각자가 지분 형태로 업소를 소유하고 있어 성매매가 적발돼도 ‘투자만 했기 때문에 경영은 모른다’는 식으로 발뺌할 수 있는 건 물론 최근에는 세금탈루를 위해 여성 접대부들에게 마치 ‘임금’을 지급한 것처럼 위장하기도 한다.

기업형 유흥업소에서 일한 경험이 있는 H씨(30)는 “일전에 ‘상무’가 갑자기 아가씨들을 부르더니 집 주소와 주민번호, 그 다음에 월 소득을 적게 했다”며 “왜 그러는지 우리는 몰랐다. ‘상무’는 그저 ‘정부에 신고할 때 필요하다’는 말만 했다”고 전했다. H씨도 이에 몇십만 원을 ‘월 급여액’이라고 적었다. 물론 주민번호와 주소는 모두 가짜였다. 이후 업소에서는 그녀가 일한 뒤 받는 돈마다 ‘세금 원천징수’라며 돈을 일부 떼더라고.

이런 ‘기업형 업소’들이 신고한 금액을 토대로 국세청이 낸 통계가 ‘유흥업소 종사자 14만 명, 연 소득 1,369만 원인 것이다.

"성매매 업소가 가장 두려워 하는 게 국세청인데…." 

국세청의 이런 통계는 불법영업으로 거액을 벌어들이는 유흥업소를 제대로 조사하지 않았다는 점, 공권력의 무능력을 드러냈다는 점, 키스방, 페티쉬 클럽, 란제리 클럽 등 변태 성매매 업소는 아예 통계에서조차 빠져 있다는 점 등의 문제점을 드러낸다.

성매매 권장으로 거액을 버는 사이트를 취재하던 중 만난 K씨는 당시 이런 말을 전했다.

“성매매 권장 사이트 운영자들은 이중으로 ‘바지사장’을 세워놓고 돈을 법니다. 실제 오너는 ‘투자자’로 위장돼 있죠. 이들은 매월 ‘배당금’을 챙기는데 당연히 세금은 한 푼도 안 냅니다. 금융소득과 같이 투명한 자금이 아니기 때문이지요. 그자들이 운영하는 안마방 등 변태 성매매 업소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렇게 탈세한 돈은 행정당국 로비에 쓰입니다. 경찰도 그 대상에 포함돼 있었습니다. 이렇게 이중삼중으로 안전장치를 하니 겁 날 게 없는 거죠.”

K씨는 이때 “유흥업소 중 최근 강남에 들어선 ‘기업형 업소’들도 성매매 권장 사이트 운영자들과 다를 바 없다”며 그들의 ‘세 확장’을 우려했었다. K씨는 또한 “성매매 권장 사이트 운영자나 기업형 유흥업소가 가장 두려워하는 건 사법기관이 아니라 국세청”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경찰 단속은 성매매 현장을 덮쳐야 하는 등 한계가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었다,. 하지만 이번에 발표한 통계를 보면 국세청은 업소 운영자나 '투자자'를 때려잡고자 하는 의지가 전혀 없어 보인다. 

행정기관들은 전수조사(全數調査)를 할 수 없기에 국세청이나 통계청에서 내놓는 자료를 바탕으로 정책을 만든다. 그런데 국세청 등이 ‘불법 업자’들의 자료를 토대로 ‘통계자료’를 만들어 내놓는다면 국민들의 현실에 맞는 정책은 나올 수가 없다.

국세청은 왜 이런 ‘말도 안 되는 통계’로 ‘현실 속 독버섯’들을 외면할까. 혹시 그들을 비호하는 세력이 워낙 광범위하고 막강해서 그러는가. 그렇다면 방법은 하나다. 그 배후를 알아내는 대로 만천하에 공개하는 것이다.

지금 도시부터 시골까지, 미성년자부터 가정주부까지 종업원으로 고용해 ‘성매매 천국’으로 만들고자 하는 자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천적(天敵)’은 국세청밖에 없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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