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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그룹이 현대건설 인수를 앞두고 위키리크스에 발목이 잡혔다.
폭로전문 웹사이트 위키리키스는 현정은 현대 회장이 북한 김정일 위원장과의 면담에서 '한국 정부에 대한 불만을 토로했다'고 폭로한 가운데 4일 현대그룹은 "문건의 진의가 의심스럽다"면서 강력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위키리크스가 공개한 문건은 최근 재미교포 안치용씨가 자신이 운영하는 블로그 '시크릿 오프 코리아'에 올린 것. 이 내용에 따르면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지난해 8월 북한을 다녀온 후 캐슬린 스티븐슨 주한 미국대사를 만나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과의 면담결과를 설명하면서 한국 정부에 대한 불만을 털어놓았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현대그룹은 현 회장의 발언 등이 외교문제로까지 번질 수 있다고 우려해 보도 자료를 통해 공식입장을 밝혔다.
폭로된 문건의 전문에는 김정일 위원장이 2000년 김대중, 2007년 노무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이뤄진 합의를 언급하면서 합의서에 서명한 한국의 두 대통령은 세상을 떠났지만 "나는 아직 살아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현대측은 “당시 현 회장과 김정일이 만난 시점인 2009년 8월 16일에 김대중 대통령은 생존해 있었고 김 대통령은 이틀 후인 8월 18일 타계했다"면서 "두 대통령이 세상을 떠났다는 김정일의 언급이 있었다는 내용 자체가 말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더욱이 당시 현정은 회장은 분명 8월 16일 김정일 위원장과 오찬을 하고 여러 가지 대화를 나눴는데, 오찬이 아니라 만찬이라고 내용에 적시돼 있는 것도 명백한 허구”라고 밝혔다.
이 같이 해명을 하고 나선 현대그룹측은 위키리크스의 전문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는 입장을 분명히 전하고 "한 개인 블로거가 전한 내용이 아무런 확인절차 없이 일부 언론에 보도됨으로써 심각한 상황이 야기되는 건 우려할만한 사태"라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