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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대표가 한밤중에 용역업체 직원을 동원해 계열사 사무실에 무단 침입해 법인 인감증명서 등을 훔쳐갔다는 주장이 제기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7일 서울 강남경찰서와 모 인터넷 포털사이트 운영업체에 따르면 지난 4일 오후 9시께 정장이나 운동복 차림의 남자 예닐곱 명이 강남구의 한 빌딩에 있는 이 업체 사무실에 침입했다.
남자들은 열쇠수리업자를 불러 문이 잠긴 채 비어있던 사무실에 들어갔고, 이 소식을 듣고 달려간 업체 직원들이 사무실에 들어가려 했지만 출입문 앞에서 용역업체 직원으로 추정되는 건장한 남자들에게 가로막혔다.
이 회사 직원들은 이튿날 오전 2시께까지 5시간가량 사무실에 머물렀던 이들이 나간 이후 법인 인감증명서와 인감카드가 없어진 사실을 확인했다.
남자들이 문을 따고 사무실 안으로 들어가고 업체 직원들의 출입을 막는 장면은 모두 현관 앞에 설치된 CCTV에 녹화됐다.
업체는 CCTV에 찍힌 인상착의를 토대로 남자들이 모(母)그룹과 다른 계열사 대표 등 그룹 관계자라고 주장했다.
최근 사업부 매각과 구조조정 등 경영상 문제로 업체와 갈등을 겪어온 그룹 대표가 회사를 손에 넣으려 실력을 행사했다는 것이다.
업체는 이들이 사무실에 오랫동안 머문 점 등으로 미뤄 회사 경영 및 신규사업 개발과 관련된 문서들을 복사해간 것으로 보고 있다.
업체 관계자는 "사건 전날에도 이 사람들이 '이사회를 거쳐 이 업체 대표 등으로 발령났다'며 사무실로 찾아왔으나 발령장에 회사 직인이 안 찍혀 있었고 우리는 이사회를 열어 인사를 한 적도 없어 돌려보냈다"고 주장했다.
6일 오전 출입문에 남은 지문을 확보하는 등 현장 감식을 마친 경찰은 피해 물품을 확인하는 한편 CCTV를 분석해 업체 주장대로 그룹 관계자들이 사무실에 무단 침입해 도둑질을 했는지 등을 조사할 계획이다.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