곤파스, 2일 정오 수도권 상륙…3일 오전 동해로 빠져나갈 듯
  • 2일 오전 6시30분 태풍 ’곤파스’가 강화도에 상륙한 가운데, 태풍의 영향으로 서울 지하철 1호선과 4호선이 단전됐다. 이에따라 출근길 대혼란이 우려되고 있다.

    코레일에 따르면 이날 오전 5시20분부터 서울역부터 경인선 인천역까지 구간의 운행이 전면 중단됐다. 이 구간은 상ㆍ하행선 모두 오전 7시 현재까지 운행이 중단된 상태로 출근길 시민과 학생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단전은 태풍의 영향으로 초속 20m가 넘는 강풍이 몰아치면서 비닐 등이 전선에 달라붙는 사고 등으로 발생한 것으로 코레일 측은 보고 있다. 코레일 관계자는 “태풍의 영향으로 인해 전기 공급이 끊겨 지하철 운행이 중단됐다. 단전 상황이 언제 복구될지 예상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서울 지하철 4호선도 태풍 곤파스의 영향으로 단전돼, 이날 오전 5시 26분부터 금정역∼오이도역 구간의 운행이 전면 중단됐다.

    ◆도로에 나뒹구는 가로수, 차량 운전 주의해야

    새벽부터 초속 20m가 넘는 강한 바람으로 간판이 떨어져 길가에 나뒹구는가 하면 뽑힌 가로수가 도로를 가로막아 차량이 우회하는 등 태풍이 곳곳에서 시민들의 발을 묶고 있다.

    서울시내 곳곳에서는 강풍에 뽑힌 가로수와 부러진 나뭇가지들이 도로를 가로막고 있다. 서초구 잠원동 반원초등학교 인근 도로에서는 가로수 10여 그루가 쓰러져 왕복 4차로를 이용하는 차량이 우회하고 있고, 종로구 삼청터널 인근에서도 뽑힌 나무가 한 개 차로를 막아 정체가 빚어지고 있다.

    외곽순환도로 학의분기점 과천방향에도 가로수가 쓰러져 5개 차로 가운데 3개 차로가 막혔다. 강변북로와 올림픽대로 등 주요 간선도로에서는 강풍 때문에 차량이 흔들려 제 속도를 내지 못하기도 했다.

    ◆초중학교 등교 2시간 늦춰져, 유치원은 휴업

    기상청은 2일 오전 6시를 기해 서울과 경기, 충청남도에 내려진 태풍주의보를 태풍경보로 상향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서울 지역은 순간 최대풍속이 초속 20m에 달하는 강풍이 불고 있다”며 출근길 안전사고에 주의하도록 당부했다.

    등교길 안전사고가 우려되면서, 교육과학기술부와 소방방재청은 서울·경기·인천지역 초중학교의 등교시간을 평소보다 2시간 늦추기로 결정했다. 서울지역 전체 공사립 유치원은 하루 휴업이 결정됐다. 시교육청은 “서울 등 수도권 지역이 제7호 태풍 ‘곤파스’의 직접적인 영향권에 들어 아이들의 안전사고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최고풍속 36m.. 비보다는 바람이 위험

    곤파스는 현재 중심기압이 985.4헥토파스칼, 중심 부근 최대풍속 초속 34.7m, 강풍반경 240km의 소형급이며, 시속 45km로 북동진하고 있다. 태풍은 빠른 속도로 북동진해 오전 8시께 강화도 부근에 상륙할 것으로 예상된다.
     
    태풍이 한반도 내륙에 점차 가까워지면서 현재 서울 지역은 초속 15m의 바람이 불고 있으며 순간 최대풍속도 초속 20m에 달했다. 전국적으로 초속 20m가 넘는 강풍이 불고 있고 순간 최대풍속이 초속 50m에 육박하는 곳도 있다.
     
    기상청 관계자는 “서울과 경기도 지역 출근시간대에 강한 비바람이 몰아쳐 가시거리가 매우 불량한 상태”라며 “도로가 미끄럽고 강풍이 불고 있어 차량 서행을 하는 등 안전 운행에 특별히 유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또 강풍으로 곳곳에 가로수가 넘어지거나 간판이 떨어져 보행과 시설물 관리에도 주의해야 한다고 기상청은 덧붙였다. 태풍은 강화도 부근으로 상륙한 뒤 계속 북동진해 이날 오후 동해 북부 해상으로 빠져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 ▲ 기상청이 1일 16시 발표한 태풍의 진로 예상도ⓒ
    ▲ 기상청이 1일 16시 발표한 태풍의 진로 예상도ⓒ

    기상청은 제7호 태풍 곤파스(Kompasu, 콤파스의 일본 발음)가 15시 현재 서귀포 서남서쪽 약 210km 해상에서 39km/h 속도로 북북서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1일 15시 현재 ‘곤파스’의 중심기압은 965hPa, 중심 부근 최대풍속은 초속 38m(144km/h)로 크기는 소형이지만 강도가 강해 주의가 요망된다고 한다.

    기상청에 따르면 ‘곤파스’는 해수면온도가 27℃ 미만인 서해를 지나면서 조금씩 약화되면서 북서진하다가 2일 새벽에 서해상에서 방향을 바꿔 북동쪽으로 움직이게 될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은 ‘곤파스’는 2일 정오 무렵 강화도 부근에 상륙하고, 밤에는 원산 남쪽 동해상으로 진출한 뒤 빠르게 북동진하면서 3일 밤이나 4일(토) 오전에 온대저기압으로 세력이 약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저기압으로 변하기 전까지는 서해5도와 북한지방에 돌풍과 천둥·번개를 동반한, 시간당 30mm 안팎의 폭우가 내리는 곳이 있을 것이라고 한다.

    현재 ‘곤파스’가 동반한 비구름대의 영향으로 제주도와 전남 남해안에는 시간당 20mm 안팎의 비가 내리고 있다고 한다. 이 비는 점차 북쪽으로 확대돼 밤에는 전국 대부분지방에서 비가 내리겠고, 2일 밤 남부지방부터 점차 개어 밤늦게 중부지방도 갤 것이라고 한다. 다만 중북부 지방은 비가 3일 오전까지 이어지는 곳도 있겠다고 기상청은 밝혔다.

    기상청은 이번 태풍 진로의 우측으로는 고온 다습한 바람이 강하게 유입되고, 지형적인 영향이 더해져 중부지방과 전라 남북도, 제주도를 중심으로 매우 강한 바람과 함께 많은 비가 예상된다’며 ‘산사태, 저지대 및 농작물 침수 등 비바람으로 인한 피해가 없도록 철저히 대비하고 앞으로 발표되는 기상예보에 귀를 기울여 달라고 당부했다.

    이번 태풍과 비슷한 경로를 지났던 과거의 태풍으로는 2000년 ‘프라피룬’과 2002년 ‘라마순’, 1995년 ‘재니스’가 있다. ‘프라피룬’은 비보다는 바람이 강했고, ‘라마순’과 ‘재니스’는 비가 많이 내린 특징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