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에 7개월째 억류 중인 미국인 아이잘론 말리 곰즈(Gomes·31)가 스스로 입북한 것이 아니라 납북됐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월간조선은 입북 하루 전날인 지난 1월 24일 오전 5시32분 곰즈가 로버트 박(Park. 28)에게 “(중국) 투먼(圖們)호텔에서 만나자”는 이메일을 보냈던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고  9월호에서 보도했다. 로버트 박은 지난해 12월 25일 스스로 두만강을 넘어 입북했다 43일만에 풀려났다. 그는 곰즈가 이메일을 보냈을 당시 북한에 억류 중이었다.
    잡지는 “중국에 있는 사람이 북한에 억류돼 있는 사람에게 ‘중국에 있는 호텔에서 만나자’고 이메일을 보낸 것은 누가 생각해봐도 정상이 아니다”라며 “곰즈의 북행(北行)에 뭔가 사연이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고 전했다.
    로버트 박은 이 편지의 존재를 전혀 모르고 있다가 최근에서야 발견한 것으로 알려졌다.

    잡지가 입수한 이메일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로버트, 나는 지금 투먼 호텔에 있어요. 우리 (이) 호텔에서 만납시다. 안부를 전하며, 아이잘론 곰즈.”(Hello Robert, I’m at the Tumen Hotel tumeldasha-hotel. Let’s meet at the Hotel. Best Regars, Aijalon Gomes)
    잡지는 “곰즈는 로버트 박의 절친한 친구로 당시 로버트 박이 북한에 억류돼 있다는 사실을 곰즈가 모를리 없다”며 그럼에도 중국 투먼에서 만나자고 한 것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 ▲ 북한에 억류된 미국인 아이잘론 말리 곰즈(Aijalon Mahli Gomes) ⓒ 뉴데일리
    ▲ 북한에 억류된 미국인 아이잘론 말리 곰즈(Aijalon Mahli Gomes) ⓒ 뉴데일리

    잡지는 “곰즈와 로버트 박의 입북 과정에는 많은 차이가 있다”며 “스스로 북한에 들어간 로버트 박은 입북 5개월 전부터 중국 현지답사 등 사전 점검을 했고 그 사실을 지인들에게도 털어놨지만 곰즈의 지인 중에는 입북 전 이와 관련된 이야기를 들었다는 사람이 없다”고 주장했다.
    또 정상 입북이 아닐 가능성에 대한 또 하나의 근거로 곰즈가 중국 투먼까지 혼자 갈 아무런 이유가 없다는 것에 주목했다.
    중국어를 전혀 할 줄 모르고, 한국어도 서툰 그가 중국 투먼에 가서 북한에 억류 중인 친구에게 만나자고 이메일을 보냈다는 사실은 어느 곳을 둘러봐도 정상적인 구석이 없다는 것이다.

    잡지는 “곰즈가 누군가에 이끌려, 또는 누군가의 말만 믿고 중국까지 가서 로버트 박에게 이메일을 보냈을 것이라는 가정이 훨씬 자연스럽다”며 “북한이 로버트 박을 석방하기 전에 곰즈의 재북(在北) 사실을 발표했고, 이어 로버트 박을 석방한 것도 석연치 않다”고 전했다.
    곰즈가 북한 국경을 넘은 것은 1월 25일이고, 11일 뒤인 2월 5일 로버트 박의 석방계획이 발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