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명박 대통령은 23일 새로 선출된 16개 시.도지사들을 청와대로 초청한 자리에서 "정치적 견해만 갖고 일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지역의 주민들에게 바람직한 시.도지사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오찬을 겸한 이날 간담회에서 이 대통령은 특히 야당 출신 광역단체장들에게 신경을 쓰는 모습을 보였다. 지방정부를 거의 다 차지했던 이전과 달리 이제는 여당이 소수로 전략한 만큼 집권 후반기 원활한 국정 운영을 위해선 야당 단체장들의 협조가 필요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 ▲ 이명박 대통령이 23일 청와대에서 열린 오찬 간담회에 참석한 안희정 충남지사와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 이명박 대통령이 23일 청와대에서 열린 오찬 간담회에 참석한 안희정 충남지사와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첫 대면 부터 민주당인 안희정 충남지사에게는 "최연소 지사네"하며 반갑게 인사했고, 자유선진당의 염홍철 대전시장에게는 "다시 왔네"라고 먼저 인사했다. 장마철인 만큼 제일 먼저 비 피해 상황을 물어보면서도 무소속으로 4대강살리기사업에 강하게 반대하고 있는 김두관 경남지사와 민주당의 안희정 충남지사, 강운태 광주시장, 송영길 인천시장 등에게 먼저 상황을 물었다.

    이 대통령이 이들에게 가장 강조한 것도 '정치색'을 떠나 일을 해달라는 것 이었다. 이 대통령은 "국정을 하면서 시.도지사의 경륜을 참고하고 있다"면서 "실제로 중앙정부보다 시.도지사들이 국민들과 함께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많기 때문에 여기에서는 여야의 정치적인 것을 떠나 시.도지사가 잘되면 정부가 잘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떤 시.도지사든 지역민을 위해 열심히 일하는 분을 열심히 도울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아무래도 협조가 덜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나는 여야를 떠나 여러분을 정치적 생각을 갖고 대하지 않는다"며 "(박준영) 전남지사도 계시고, (김완주) 전북지사도 계시지만 어떤 경우에도 정치적 성향은 없다. 이번에도 정치적으로 여야 구분 없이 일을 하게 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러면서 "내가 서울시장할 당시 중앙차로, 대중교통 개선하는 문제도 중앙정부와 협조 없이는 될 수 없었다"며 "야당 시장이었지만 중앙정부와 일을 하는데 불편 없이 했고, 당이 다르기 때문에 불이익을 당하지 않을까 이런 생각은 아예 염두에 두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 ▲ 이명박 대통령이 23일 청와대에서 시.도지사들과 가진 오찬 간담회에서 비행기 사정으로 지각한 김두관 경남지사와 인사를 나누고 있다.ⓒ연합뉴스
    ▲ 이명박 대통령이 23일 청와대에서 시.도지사들과 가진 오찬 간담회에서 비행기 사정으로 지각한 김두관 경남지사와 인사를 나누고 있다.ⓒ연합뉴스

    4대강살리기사업을 두고 김두관 안희정 두 야당 지사의 발언이 있었지만 김희정 청와대 대변인은 "정책을 얘기하면서도 딱딱한 분위기가 아니었고, 예상했던 시간보다 약 1시간을 넘겨서 (간담회를 진행할 만큼) 진지하면서도 화기애애한 분위기였다"고 말했다.

    안 지사의 경우 "얼마 전 맹형규 행정안전부 장관이 세종시를 방문했는데 이는 정부의 신의를 확인시켜준 것으로 감사하다"고 했고, 민주당의 강운태 광주시장과 이시종 충북지사는 "열심히 일하는 분을 열심히 도울 것"이란 이 대통령의 발언을 언급하며 특별한 감사를 표했다고 김 대변인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