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해북방한계선(NLL)은 어릴 적 땅 따먹기 할 때 땅에 그어놓은 줄이다. 이것은 쌍방이 합의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그은 선이다. 그 선이 처음에는 작전금지선이었다. 이것을 오늘에 와서 영토라고 얘기하는 사람이 많은 데 남북간에 합의한 분계선이 아니란 점을 인정해야 한다. 헌법상 북쪽 땅도 우리 영토인데 그 안에 줄을 그어놓고 영토선이라고 주장하면 헷갈린다. 국민을 오도하면 풀 수 없는 문제다"

  • ▲ ‘서해 NLL은 우리 영토선 아니다’ ⓒ 뉴데일리
    ▲ ‘서해 NLL은 우리 영토선 아니다’ ⓒ 뉴데일리

    지난 2007년 10월 11일 청와대에서 열린 정당대표·원내대표 초청간담회에서 김정일과의 평양회담에서 NLL을 북측에 일방적으로 양보했다는 야당측 주장에 대해 노무현 당시 대통령이 반박한 말이다.
    이 말은 대다수의 국민들을 어리둥절하게 했고, 제2연평해전 희생자 가족들은 가슴을 치며 원통해해야 했다. 큰아들을 잃은 박동혁 병장의 어머니는 “그러면 내 아들은 누구를 위해 싸우다 죽었느냐”고 절규했다.

    ‘어록으로 본 노무현의 종북좌파 진보주의와 그 적들’이라는 부제가 붙은 이 책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종북주의적, 반시장적 진보주의'를 어록 중심으로 서술해 그의 1주지와 때를 같이해 출간됐다.
    연합뉴스 편집국장을 지낸 저자는 노무현 대통령 재임 중의 어록이 주축과 함께 초등학교 시절을 비롯해 인권변호사, 국회의원, 해양수산부장관, 민주당 대선후보 시절과 퇴임후 봉화마을 시절의 발언 중 기록에 남을만하다고 생각되는 말 거의 전부를 정리했다.
    저자는 노 전대통령 사후 나온 책들이 거의가 노대통령 찬양일변도로 그를 미화하거나 영웅시하는 것들이지만 '어록집' 형태의 이 책은 객관적 사실에 바탕을 둔 역사의 기록물이나 다름없다고 말한다.

    노 전 대통령은 '말통령'이란 별명이 있을 정도로 우리의 현대사에 있어서 말로써 가장 논란의 중심에 선 지도자이다. 저자는 그의 거침없고 파격적인 말들을 통해 그의 실체를 재조명하기 위해 이 책을 썼다고 밝혔다. 특히 그의 종북주의와 시장경제를 이념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왜곡된 진보주의를 지적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한다.
    노 전대통령이 진보와 보수를 철저히 선과 악, 정의와 불의, 평화와 전쟁, 통일과 반통일의 구도로 가르쳐왔기 때문에 지금도 우리사회의 젊은 세대들은 진보만이 가치 지향적이라는 황당한 믿음을 갖고 있다는 것이 저자의 분석이다.

    저자가 기록 속에서 끄집어낸 노 전 대통령의 말 중엔 지금 들어도 무서운 표현들이 많다.
    "북한은 1987년(KAL기 공중폭파사건)이후 테러를 자행한 적 없다(이는 완전한 거짓말: 본문참조) / 용산 미군기지는 침략의 상징/ 남북대화 하나만 성공시키면 나머지는 깽판쳐도 괜찮다/ 평양가서 핵 논의하라는 것은 김정일과 싸우고 오라는 얘기/ 북한핵이 공격용이 아니라 방어용이라는 북한측 주장엔 일리가 있다/ 북한 미사일 발사는 어느 누구를 겨냥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안보 차원의 위기 아니다.“
    누가 보아도 친북을 넘어선 종북주의의 발언임을 알 수 있을 정도이다,

    천안함 침몰이 화두인 요즘 이 책은 특히 북한의 선제공격으로 발발한 제1·2차 연평해전에서 우리 군이 싸우며 수호했던 서해 NLL을 우리 영토선이 아니라는 노 전대통령의 발언을 소개하면서 "NLL이 영토선이 아니라면 우리가 무엇때문에 피흘려가며 싸웠느냐"고 비판한다. NLL을 지키려다 2009년에 또 한차례 전투(대청해전)가 일어났고 지난 3월 26일에는 북한 어뢰공격으로 인한 천안함 폭침사건이 발생, 우리 해군 46명이 전사했다. 국군 최고통수권자인 대통령이 NLL을 대한민국의 영토선이 아니라고 한다면 이곳을 지키다가 희생된 우리 해군병사들은 노 대통령에게 어떤 존재인가.

    도서출판 도리 펴냄, 426쪽, 1만 8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