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3일 서울시 교육감 후보 등록이 시작되면서 서울시 교육감을 향한 레이스가 본격 가동됐다. 이날 곽노현, 권영준, 김영숙, 남승희, 이원희 등 후보들은 일찌감치 후보등록을 마쳤다. 10명 안팎의 후보들이 본후보로 등록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후보들 간의 ‘단일화’ 성사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후보 난립, 사실상 승산 없어 ‘부담 가중’

    후보가 많을수록 당선될 확률은 당연히 낮아진다. 정당의 지지를 받을 수 없는 교육감 선거의 경우, 정당의 지지를 받을 수 없어 이념적 성향을 두고 후보들이 대립된 상태다. 때문에 보수, 진보 성향의 후보들은 선거를 앞두고 단일화를 시도했다.

    하지만 양 측 모두 단일화는 ‘반쪽’에 불과했다. 진보진영의 경우, 일찌감치 곽노현(방통대 교수) 후보로 단일화 후보가 결정됐으나 유력 후보였던 박명기 전 서울시 교육위원은 경선방식이 비민주적이란 이유로 경선에 불참했고, 이삼열 전 유네스코 한국위원회 사무총장도 같은 이유로 경선 직전 불참을 선언했다.

    이삼열 예비후보는 11일 “후보들 간의 경쟁이 민주사회 진영의 분열을 가져올까 우려된다”며 사퇴해 결과적으로 진보진영은 박명기, 곽노현 두 명의 후보만 남게 됐다.

    보수 후보들의 경우는 조금 더 복잡하다. 바른교육국민연합이 ‘反 전교조’ 교육감이란 기제를 내걸고 총 7명의 후보들 간의 경선을 준비해왔다. 그러나 경선은 단 네 명의 후보만으로 치러졌고, 또 실제로 단일화된 이원희(전 교총 회장) 후보 외의 김성동(전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 이상진(전 서울시 교육위원), 권영준(경희대 교수) 등 후보들은 독자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 ▲ 지난 4월 서울 교육감 후보 단일화 방안을 발표하는 기자회견이 프레스센터에서 열렸다. ⓒ 뉴데일리
    ▲ 지난 4월 서울 교육감 후보 단일화 방안을 발표하는 기자회견이 프레스센터에서 열렸다. ⓒ 뉴데일리

    애당초 경선과정에 참여하지 않았던 김영숙(전 덕성여중 교장), 남승희(전 서울시 교육기획관) 후보도 보수 쪽으로 분류돼 성향만으로 후보를 선택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단일화 공개적으로 ‘요구’…급물살 탈까?

    김영숙 후보는 ‘후보단일화’에 가장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어느 후보든 단일화 제안이 들어올 경우 참여하겠다는 태도다. 지난 12일 김호성 후보(전 서울교대 총장)은 김영숙 후보에 대한 지지의사를 밝히고 후보를 사퇴해 후보단일화에 ‘청신호’가 비치기도 했다.

    이날 후보등록을 마친 김영숙 후보는 공개적으로 ‘중도‧실용 단일화’를 요구하고 나섰다. 특히, 바른교육국민연합의 단일화 후보 이원희 후보를 겨냥해 결단을 촉구했다.

    그러나 이원희 후보의 태도는 미온적이다. 이원희 후보측은 “경선 과정을 거쳐 단일화로 범보수 후보 자격을 얻었는데 경선에 참여하지 않거나, 참여 뒤 승복하지 않는 후보들이 단일화를 요구하는 것은 도덕적으로 맞지 않는 처사가 아니냐”는 입장을 견지했다.

    그러면서도 단일화에 대한 여지는 남겨뒀다. 이 후보측은 “후보 난립의 우려를 갖고 있다면 먼저 예선과정을 거친 뒤 단일화에 오른 이원희 후보와 경선을 하는 것이 맞다”고 전했다.

    “단일화? 현재 물밑작업도 없다”

    이상진(전 서울시 교육위원) 후보 측도 ‘단일화’는 현재 진행중이 아님을 밝혔다. 이 후보측은 단일화를 추진하던 이경복 예비후보가 자진사퇴해 당황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 후보 캠프 측은 “사실상 보수 쪽 단일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하던 이경복 후보의 갑작스런 사퇴에 놀랐다”면서 “현재 후보단일화를 위한 물밑작업은 진행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이상진 후보는 바른교육국민연합의 후보자 선정과정의 논란을 제기하며 경선 불참을 선언했다.

    13일 오전 이경복 예비후보는 자신이 추진하던 후보단일화가 후보들의 불참과 불신으로 무산되자 후보를 사퇴했다.

    이상진 후보와 마찬가지 바른교육국민연합의 후보자 검증과정의 문제점을 제기하며 경선에 불참한 권영준 후보(경희대 교수)도 후보 단일화에 유보적인 태도를 보였다. 이미 한 차례 단일화의 쓴맛을 본 만큼 신중한 태도를 견지했다.

    권 후보 캠프의 한 관계자는 “공증된 기구가 설치되고 사회적으로 검증된 분들이 모여 단일화를 추진한다면 깨끗하게 승복할 의사가 있다”고 전했다.

    남승희 후보는 완주 의사를 분명히 했다. 남 후보 캠프 관계자는 “단일화 제의가 그동안 많이 들어온 것이 사실”이라면서 “단일화를 위해서는 후보들의 도덕성을 검증하는 게 중요한데 많이 생략된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 “공정택 교육감을 통해 봤듯이 후보들의 도덕성이 굉장히 중요한데 실제 그러지 못한 후보들도 있는 것 같다”고 불신을 드러내기도 했다.

    교육감 선거는 이번이 두 번째 치러지는 선거에다 지방선거와 겹쳐 상대적으로 관심이 덜한 것도 사실이다. 따라서 본격적인 선거운동이 시작되면 후보들 간의 ‘단일화’ 논의는 급물살을 타게 될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한 가운데 선거는 이제 20일 앞으로 다가왔다.